[Review] 빛나는 청춘 비디오 테이프를 감으면 - 마티아스와 막심

글 입력 2020.07.23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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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우정은 청춘만큼 흔들리고

사랑보다 강렬하다”

 

 

 

비디오 테이프를 감기 전에


 

칸이 사랑하는 천재 감독 자비에 돌란, 그는 1989년 캐나다 출생으로 현재 영화감독과 영화배우를 겸하고 있다. 무려 4살에 연기를 시작했으며 2009년 작 <아이 킬드 마더> 의 감독과 주연을 맡아 황금 카메라상, 예술 영화상, 프랑스 협회상 등을 수상했다.

 

<마티아스와 막심>은 그가 주연, 각본, 감독 등 대부분을 도맡아 한 작품으로 제72회 칸영화제 공식 경쟁부문에 초청되어 전 세계의 찬사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영화에서 자비에 돌란은 바텐더 ‘막스’로, 실제 자비에 돌란의 절친한 친구인 가브리엘 달메이다 프레이타스가 변호사 ‘마티아스’로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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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아스의 일방통행


 

전반적인 이야기는 마티아스와 막심이 에리카의 영화에 출연하게 되며 나눈 한 번의 키스 이후를 기점으로 진행된다. 어머니와의 재산 문제로 다투며 힘들어하는 막심, 변호사로서 더욱 성장할 길만 남은 마티아스를 상반시켜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는 마티아스가 막심에 대한 이성적인 감정을 품고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포커스 해 보여준다. 후에는 호주로 떠나는 막심이 마티아스와의 또 한 번의 키스 이후 그의 감정을 깨닫고 다가가는 모습을 집중적으로 보여준다.

 

이 영화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이 바로 막심의 감정선이 막바지에야 드러났다는 점이다. 마티아스의 혼란스러운 감정은 점점 커져 나가 결국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폭발한다. 잔잔했던 물결이 갑자기 폭풍우를 만나 거세진 파도가 된 것처럼 말이다.

 

이와 반대로 막심은? 마티아스가 술자리에서 키스해 올 때 거부하지 않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의아함을 느꼈다. 너무 당황스러운 나머지 내가 못 읽은 감정선이 있었나 되 살펴보기도 했고 말이다. 그의 성향조차 공개되지 않았고, 이를 이해할 만한 상황도 제시되지 않았다. 심지어 다른 이성과 키스하던 그이지 않은가. 돌란은 이후 그들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곤 하지만, 이로 인해 영화의 완결성이 살짝 깨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사랑 영화가 아닌 우정 영화”라고 소개한 만큼 이에 대해 어느 정도는 이해하지만, 그럴 거라면 마티아스의 감정을 이렇게나 세밀하게 보여줄 이유가 있었을까? 퀴어 영화인 만큼 이해하지 못할 부분이 있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막심의 감정선이 아예 삭제되어버리니 더욱 해석하기 어렵다고나 할까. 그래도 이 부분을 제외한다면 정말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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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mm 청춘 비디오 테이프


 

영화를 보는 내내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들었다. 마치 그들의 청춘을 비디오 테이프로 기록하고, 이를 편집하여 옮겨낸 것이 <마티아스와 막심> 같다는 생각 말이다. 대부분 클로즈업과 줌인을 사용하여 인물의 표정을 보여주고, 셸로 포커스를 사용하여 화자에게 집중하게 한다.

 

영화를 보면서 배우 한 명 한 명의 연기와 표정에 이렇게나 집중해 본 적이 있었나? 이 영화는 관객으로 하여금 그들에게 온전히 집중하게 한다. 이에 더해 그들의 빛나는 청춘 영화에 같이 참여한 느낌을 주기도 했고 말이다. 영화가 끝나면, 각자의 인생을 지켜본 사람으로서 묘한 감정이 든다. 단지 120분을 함께 했을 뿐인데 그보다 더한 시간 동안 그들을 지켜보고 감정을 공유했다는 기분이 드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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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천재' 자비에 돌란


 

돌란은 이 영화에 즉흥적인 연출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미리 설계된 카메라 구도와 앵글은 정말이지 신경을 많이 쓴 티가 났다. 한 쇼트마다 열정이 돋보인다고 해야 할까? ‘마티아스와 막심’이라는 하나의 예술 작품을 만들기 위해 수없이 노력했을 그의 모습이 그려졌다.

 

사실 이 영화를 보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자비에 돌란이 ‘칸의 총아‘라 불리는 영화계의 젊은 거장이라는 소개 때문이었다. 이러한 수식어가 붙은 만큼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그리고 이 영화는 나에게 그 이상의 보답을 해주었다.

 

누가 자비에 돌란이 어떤 사람이냐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천재”라고 할 것이다. 현재 칸의 위상이 그로 인해 떨어졌다고도 하지만, 적어도 이 작품만 보았을 땐 그의 천재성이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그는 감각적인 패스트 모션의 사용으로 시간의 흐름을 센스있게 보여주었고, 트래킹으로 도로를 보여주며 관객이 영화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끔 했다. 의상 색깔을 대비하여 인물의 성격을 나타내고, 소품과 대사를 이용해 앞으로의 상황을 암시하는 등의 연출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에 감탄한 나는 영화를 감상하는 내내 “우와!” 소리를 속으로 몇 번이나 뱉어냈는지 모르겠다.

 

특히 OST를 적재적소에 잘 배치하여 그 효과를 더욱 크게 가져왔다. 마티아스가 바다로 뛰어들어 수영하는 시퀀스를 음악을 사용해 끌고 가는데, 인물의 감정과 같이 소리가 커졌다 줄어들었다 하며 영화의 몰입도를 높였다. 심지어 노래까지 듣기 좋았기에 금상첨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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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히 나 자신이 되어 만든

나와 가장 닮은 영화다”

 

 

자비에 돌란이 실제 게이라는 사실을 영화가 끝난 직후에야 알았다. 이를 알고 나니 그의 삶이 영화 속 삶과 그리 별반 다르지 않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각적인 연출과 심리묘사의 천재, ’자비에 돌란‘. 앞으로 그의 행보를 지켜보며 < 아이 킬드 마이 마더 >를 감상하러 가야겠다. 모두의 청춘이 뜨겁고 아름답게 빛나길.

 

 


 


마티아스와 막심

Matthias & Maxime
  
 
감독 : 자비에 돌란
 

주연

자비에 돌란

가브리엘 달메이다 프레이타스

 

장르 : 드라마

개봉
2020년 07월 23일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 1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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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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