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버티는 것도 기술이 필요해 : 견디는 힘 [도서]

글 입력 2020.04.09 13:39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IMG_5471.jpg

 


깔끔한 책 표지가 시선을 끌었다. 그리고 중앙에 쓰인 책 제목이 글자의 형태만큼이나 믿음직해 보였다. 견디는 힘. 그 옆에 쓰인 '불확실한 오늘을 잘 버티기 위한 5가지 기술'이라는 문구까지 눈에 들어왔을 때 나는 이 책을 읽기로 마음먹었다.

 

게임을 할 때에도, 일상에서도 우리는 '존버'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처음에는 한 게임에서 유래된 말로 '존X 버로우'의 준말이었지만 현재는 주로 '존X 버티기'라는 의미로 쓰인다. 실제로 나 또한 종종 사용하는 단어다. 우리는 흔히 '버티기'를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꿋꿋하게 제자리에 서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나도 그렇게 생각했었다.

 

작가는 견디기를 수동적인 것이 아닌 '역동적인 나의 선택'이라고 말한다. 색다른 시선이었다. 나는 지금도 충분히 불안한 하루하루를 어떤 나쁜 일도 일어나지 않게 최대한 무난히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고,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감정이 요동치는 것을 막고 있다. 그게 나에게는 버티기였다.

 

 

IMG_5474.jpg

 


버티기가 역동적인 나의 선택이라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일까. 호기심에 책을 한두 장 넘기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프로이트가 정의한 불안이었다. 이를 읽자마자 마음속 수많은 자물쇠들 중 하나가 철컥하고 열리는 기분이었다. 매일 불안을 느낀다고 말하면서도 이 불안은 어디서 오는 것인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불안으로 시작해서 하고 싶은 일, 기록, 변화, 거리 두기, 휴식, 인문학 등 놀랍게도 일상에서 한 번쯤은 고민해봤을만한 것들을 하나 둘 풀어낸 후 어루만진다. 처음에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 펼친 책이었다. 명확히 내가 어떤 것을 어떻게 해야 할지 행선지를 정해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작가는 우리 모두가 다름을 이야기하며 나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도록 돕는다. 우리가 어떤 것에 의문을 던질 때 '나'를 종속변수가 아닌 능동적인 존재로 보는 것이다. 이 책에는 '나'라는 단어가 정말 많이 등장한다. 책의 주제가 '나'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스스로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데에 집중할 수 있는 책이다.


 

'전체는 그 부분들의 합 이상'이라는 '게슈탈트 심리학', '형태 심리학'의 개념은

우리에게 '작은 성취'에 대한 힌트를 주고 있는듯하다.

 

 

책을 읽다 보면 이와 같은 인용구가 자주 등장한다. 이는 작가의 이야기가 더 가깝게 느껴지도록 도와주며, 각 주제를 독립된 독자의 경험과도 쉽게 연관 지을 수 있도록 한다. 이에 페르소나, 게슈탈트 심리학, 회복탄력성과 같은 익숙하고 또 새로운 심리학 개념이 더해져 정의 내리기 힘든 심리 현상에 대해 보다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IMG_5484.jpg

 


가장 흥미로웠던 개념은 '욕구 불만의 회피'였다. 나는 별 이유 없이 문득 청소나 정리가 하고 싶어져 집을 뒤엎을 때가 있는데 그것조차 심리학에서는 유의미한 행동이었던 것이다. 이처럼 직접적인 접근과 집요함으로 내면을 파고드는 것이 아닌 독자가 능동적으로 내면을 향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책과 독자의 사고의 흐름이 작가가 의도하는 바와 잘 맞아떨어지는 것이 좋았다.

 

상상했던 책의 느낌은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처럼, 단단한 바위처럼 무조건 그 자리에서 버텨요!' 였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의 느낌이었다. '버티기'라는 큰 틀 아래 이야기하는 다양한 주제와 그에 대한 질문들은 부드럽고 조심스럽다. '나'라는 선 안에 함부로 발을 들여놓는 것이 아니라 선 바깥 적절한 '거리를 둔' 상태로 이야기를 나누는 기분이다. 글 하나하나에 배려심을 느꼈고, 덕분에 편안한 마음으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우리가 제대로 쉬지 못하는 이유는,

이처럼 '왜'보다는

'어떻게'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다섯 가지의 기술 안에 담긴 비법들 중 따로 사진을 찍어둘 만큼 마음에 와닿는 것이 많았다. 그럼에도 가장 기억에 남으며 핵심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나 그리고 질문의 초점'이었다. 다시 관점을 바꾸어 나와 마주한다. 그리고 반복해서 묻는다. 나는 왜 오늘을 살고 싶은지, 왜 그것이 하고 싶은지, 왜 그것을 해야만 하는지, 왜 이렇게 불안함을 느끼는지.

 

작가는 '왜'는 방향이자 본질이며, 추구해야 하는 지향점이며 '어떻게'라는 본질을 향해 가는 수단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지금까지 불확실한 오늘이 두려워 한 걸음도 내딛지 못했던 것은, 스스로에게 끝없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라고만 물어왔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책을 읽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또 읽는 동안은 불안함을 잠시 지울 수 있기도 했다. '내가 중심이 되는, 능동적으로 오늘을 버티는 기술'을 알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나 또한 다시 스스로에게 초점 바꾼 질문을 던지며 오늘과 내일을 견뎌보려 한다.

 

 




견디는 힘
- 불확실한 오늘을 잘 버티는 5가지 기술 -


지은이
스테르담

출판사: 빌리버튼

분야
자기계발

규격
128 x 188

쪽수: 288쪽

발행일
2020년 4월 1일

정가
14,500원

ISBN
979-11-88545-81-0 (03190)
 




저자 소개
 
 
스테르담(송창현)
 
오늘도 출근하는 베스트셀러 작가.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했지만, 해외영업마케팅을 ‘업業’으로 삼아 세계를 돌아다니는 열혈 직장인이다. 국내 대기업에 입사하여 ‘쟁이’라는 자기연민과 ‘장이’라는 자부심을 오가며 20년 가까이 일하고 있다. 소비적으로 사는 삶이 아쉬워 무언가를 생산해보고자 글을 쓰기 시작했다. 글쓰기를 통해 힘든 시간도 묵묵히 견뎌내고, 좀 더 단단해지는 중이다.
 
저서로는 사회 후배들을 위한 진심 어린 조언을 담은 '직장내공', 직장인으로 버티는 시간을 담담히 그린 '오늘도 출근을 해냅니다',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삶의 가치를 모은'아들에게 보내는 인생편지', 유럽 주재원 시절 쓴 '일상이 축제고 축제가 일상인 진짜 네덜란드 이야기'가 있다.

 

 

IMG_4015.JPG

 


[정두리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5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