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인간만이 세상을 지킬 수 있다. [영화]

글 입력 2020.04.05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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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2016)이 개최되었다. 당대 최고의 관심사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Leonardo DiCaprio)가 남우주연상이 가능한가의 여부였다. 유난히 아카데미 시상식과 연이 없던 디카프리오이었기 때문이다. 영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The Revenant)에서 그의 연기 인생사에서 가장 고생하며 찍은 작품이었기에 이렇게까지 연기를 하였는데 수상하지 못하면 과연 어떤 연기를 해야 만족 하겠는가란 의견이 대다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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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남우주연상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수상소감을 위해 단상 위에 올랐다. 영화 ‘길버트 그레이프’(What's Eating Gilbert Grape)란 작품으로 시작된 악연을 드디어 끝내는 순간이었고, 그의 연기 인생에서 진정한 배우로 인정받는 순간이었다. 관중들은 그가 어떤 수상 소감을 전할지 기대하였다. 그의 수상 소감은 자신의 연기 인생과는 동떨어진 이야기였다. 하지만 어쩌면 그를 가장 표현할 수 있는 말들이었다. 그는 단상에서 다음과 같이 전했다.



"기후 변화는 진실이며, 지금 현재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구 전체의 생명을 위협하는 매우 급박한 위기 상황이며, 우리는 더 이상 미루지 않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자연파괴의 주범들, 대기업들을 대변하지 않는 세계 리더들을 지원해야 합니다. 그리고 모든 인류를 대변하고, 세계 곳곳의 토착민들을 위하는 리더를 밀어줘야 합니다. 이 기후변화로 인해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을 수십억 계층과 우리 후세의 아이들, 그리고 탐욕적 저이에 가로막혀 목소리조차 낼 수 없는 사람들을 대변해야 합니다. ··· 우리 모두 우리의 지구를 당연히 여기지 말아야 합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연기 인생의 최고의 순간, 그 사람이 전한 이야기는 ‘환경’이었다. 다른 수상자들은 다른 이들에게 자신의 감사를 전하기도 부족한 시간. 그가 진정으로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나중에 할 수 있는 감사 표시가 아닌 나중에 할 수 없는 환경 이야기인 것이다. 그의 수상소감은 아카데미 시상식이 끝난 후 한참 동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그런 귀중한 자리에서밖에 할 수 없는 그가 전하고 싶었던 환경 이야기가 무엇이었을까. 그가 제작에 참여한 2개의 환경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알아보고자 한다.

 


 

11번째 시간



그가 직접 환경 다큐멘터리를 제작자로 만들기 시작한다. 그의 첫 작품 2007년에 제작된 ‘11번째 시간’(The 11th Hour)이다. 이 작품은 여러 학자를 만나면서 현재 지구 온난화가 맞는지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는다. 여느 환경 다큐멘터리와 마찬가지로 지금 현재 일어나고 있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악화되고 있는 환경의 충격적인 장면을 노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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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과 같은 이미지로 관객에게 불편함을 준다. 그런 충격적인 이미지는 관객에게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기에 좋다. 지금 현재 빙하가 녹고 있다. 우리의 과도한 에너지 사용이 이 환경  오염의 주범이 아닌 이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메시지를 확실하게 전달한다.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 다큐멘터리는 자신의 이야기에 신뢰도를 더한다. 한 사람의 의견이 아닌 다수의 의견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다수의 의견이 통일될 때 우리는 그것을 옳음으로 정의하기 때문이다. 유명한 인사들이 현재 우리의 현실이 위태롭다고 외친다. 흔들리지만 2007년의 시기 이 말을 듣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렇기에 사회가 변화하지 않아 다시금 환경 문제에 대한 위협성을 강조하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게 된다.

 


 

Before the Flood



2016년 다음 다큐멘터리가 제작되었다. 이번에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제작에 참여하고, 자신이 직접 내레이션을 진행하였다. 이번에는 유명 인사들을 초청하지 않았다. 그저 현실과 더 깊게 마주한다. 지금 현재 미국의 환경 오염이 어떤지 무엇이 주범인지를 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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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의 시작 <쾌락의 정원>이란 ‘히에로니무스 보스’(Hieronymus Bosch)의 그림이 나온다. 그는 그림을 보면서 자신의 현실은 2번째 그림에 가깝지만 언젠가는 마지막 그림이 되겠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영화는 <11번째 시간>과는 다르게 현재가 지구 온난화가 맞는가로 시작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어떤 부분을 알아야 하는가란 마주함의 문제를 말한다. ‘물을 적게 사용하고, 전기를 적게 사용하세요’가 아닌 실천하기 어렵지만 실천해야 하는 문제들을 알려준다.


무엇보다 개인적으로 충격적으로 다가온 것은 ‘소’와 관련된 부분이었다. 소가 가스를 뿜는다는 것은 학교에서 익히 배워 알고 있었지만, 그들이 환경이 주범이라 생각하지는 못했다. 소나는 메탄을 뿜어내고, 이는 온실가스다. 메탄가스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분자가 23개와 맞먹는다. 지구는 소의 소비가 너무나 극심한 상황이다. 미국 영토 47%는 오직 식량 생산을 위해서 사용된다. 그리고 그중 70%가 오로지 소의 먹이를 위해서 지배된다. 과일, 견과류, 채소 등을 키우는 데는 1%면 충분하다. 나머지는 돼지 등등의 가축으로 소비된다.


우리는 에너지를 아끼면서 살아간다고 하지만 우리의 식습관이 환경을 망치는 일을 하고 있었다. 우리의 식습관을 조금만 바꾸면 변화할 수 있는 문제이다. 소를 대신하여 닭을 먹는 일 그저 이것이 우리는 지금보다는 조금 나은 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반드시 비건이 되라는 것이 아닌 우리가 지금 소비하는 양보다 적게 소비하게 만들자는 것이다. 비건이 되는 것은 어렵지만 당장 오늘 하루 소고기를 먹지 않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겠는가.


사람들을 말한다. 지구는 그리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이 말에 이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모든 학자가 공감한다. 하지만 그 말에 뒷말을 덧붙인다. ‘지구는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지만 인류는 쉽게 끝이 날 수도 있다.’ 환경은 파괴되고 있다. 결국 그 안에서의 최대 피해자는 바로 인류가 될 것이다. 지구 온난화를 믿지 않는 사람들은 지구 온도 그래프가 내려가는 중이며, 다시 올라갈 것이라는 항상있었던 지구 온도의 변화 그래프 선상에 있는 것뿐이라고 전한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하는 과학자는 3%일 뿐이다. 과학자에게 이 질문을 던지면 나머지 97%는 현재 지구온난화가 맞다는 답을 내놓는다. 3%의 과학자 말에 흔들려서 우리는 우리의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

 

영화의 중반 UN 환경 대사로 뽑혔던 그였다. 그는 자신을 뽑아 줘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지만, 오히려 그는 우리가 환경 파괴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는 발언을 한다. 환경 다큐멘터리에선 들어볼 수 없는 멘트란 것을 알 것이다. 환경 다큐멘터리에선 우리라면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급급하기 때문이다. 2007년에 제작한 ‘11번째의 시간’이란 작품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가 이 말을 던지는 순간에 나에게 오는 파급력은 컸다. 무언인가 자신의 온 힘을 다해서 사회를 바꿔야 한다고 외쳤던 이가 사회가 변하지 않을 것 같다는 확신에 차서 말한 것이다. 그는 이 작품을 위해 3년간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우리의 사회를 마주했다. 그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얻은 것은 절망일 뿐인 것이다.


그는 스스로 절망하면서도 사람들의 변화를 요구했다. 자신이 절망했기에 지금 현시대를 포기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영화에도 나오지만, 우리의 아름다운 자연을 어린아이들이 보지 못하는 것은 지금 그 자연을 보고 있는 우리들 때문인 것을 알기 때문이다.

 

다시 그는 영화의 엔딩에서 다음과 같이 말은 전한다.

 


“인간이 할 수 있는 건, 다음 할 일을 결정하는 것뿐이다. 미래 세대의 칭송을 받을 수도 있고,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우리가 지구의 마지막 최고 희망이다. 아니면 우리와 우리가 아끼는 모든 생물이 역사가 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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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직접 보았다. 호주 산불 사건으로 인해서 우리는 함께 마음 아파했으며, 직접적으로 환경 파괴가 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호주 산불의 원인을 가뭄, 건조한 기후라고 말을 하지만 그 속을 파고 들어가면 결국 인간이 있는 것이다. 인간이 만든 가뭄이고, 건조한 기후이다. 2007년부터 시작된 그의 울분, 그리고 2016년의 낙심을 지켜보며 우리는 2020년 희망의 미래를 건축해 나아가야만 한다.

 




[박예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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