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관찰, 수용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하여 : 도서 '민감한 사람들을 위한 감정 수업'

글 입력 2020.03.13 00:03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KakaoTalk_20200312_233429696[크기변환].jpg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음에도 혼자 상상력을 키우는 짓은 생각보다 더 큰 에너지를 소모한다. 저 사람이 나에게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않아도, 내 머릿속에서는 여러가지 가정들을 연상해 부정적인 상황을 마치 현실인 양 파악한다. 일어나지도 않았고, 일어나지도 않을 상황에 시간과 감정을 쓰는 것은 얼마나 쓸모 없고 소모적인 일이던지. 그럼에도 매번 후회하고, 상상을 시작하지 말아야겠다는 굳센 다짐은 금세 허물어지기 마련이었다.

 

왜 이런 습관을 가지게 되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다. 소심하고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며, 누구에게도 미움 받고 싶지 않은 성격을 가진 나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습관이었을지도 모른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나보다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우선시하고, 사회 속에서의 내 위치와 평판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해왔기 때문에 이게 크게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요즘은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직장 생활을 시작해서인지 자꾸만 솟아오르는 화와 하나하나 신경쓰기 힘든 여러 이해 관계들을 처리해야 하니 머리가 너무 아파오기 시작했다. 없던 병도 생긴 지금, “아 이런 성격으로 평생 살다 보면 내가 병으로 죽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 병이 마음의 병이든 육체적 병이든 상관 없이 말이다. 밀려오는 감정들에 대한 처리 부족이 이렇게까지 나를 힘들게 할 줄은 작년까지도 까맣게 몰랐다.

 

개인적인 이야기가 너무 길어진 것 같다. 어쨌든 이런 복합적인 이유로 <민감한 사람을 위한 감정 수업>을 접하게 되었다는 걸 설명하고 싶었다. 솔직히 말하면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내가 감정에 좌지우지될 정도로 ‘민감한’ 사람이었는지 몰랐다. 그저 소심한 성격에서부터 시작한 성격이라고만 생각했지. ‘뻔한 말들로 가득한 책이라면 덮어 버려야지’ 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책이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고 수용하는 법


 

KakaoTalk_20200313_004802159[크기변환].jpg

 


위에서 말했듯 나는 민감한 사람이라는 걸 깨닫지도 못했었다. 아마 나와 같은 사람들이 꽤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는 우리 자신을 객관적으로 인정하는 방법부터 알려준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나 혹은 타인의 감정을 신경 쓰는 정도가 얼마나 높은지, 자주 감정에 휩싸여 행동하는지 나를 뒤돌아보게 하고 마주하게끔 한다. 나를 인정하고 수용하는게 선행되어야 뒤 내용들을 더욱 효과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라는 명언이 생각나기도 했다.

 

 

마음챙김 : 의도적으로, 무언가를 판단하겠다는 마음을 버리고

현재의 순간에 의식을 집중하는 일 

by John Kabat-Zinn (1991)

 


나 자신을 인정한 후 우리는 ‘마음챙김’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과거, 미래보다는 지금 내가 처해있는 현실에 먼저 집중하고 사실에 대해서만 생각하자. 일어나지도 않을 일을 서둘러 상상하고 그로 인해 현실까지 피해를 보는 상황은 방지하라는 것이다. 타인과 비교하고 얼추 비슷한 삶을 살고 싶어하는 생각도 마음챙김에 반하는 행동이다. 타인에게 판단의 잣대를 드리우지 않고 내 경험과 감정에 충실해지기 때문이다.

 

 

KakaoTalk_20200312_233430848[크기변환].jpg

 

 

감정에 휘둘리다보면 선택의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다. 나 같은 경우에도 친구와 점심 메뉴를 선택할 때 쉬이 선택하지 못하는 편이다. 혹시 내가 선택한 메뉴가 친구가 싫어하는 건 아닐지, 좋은 시간으로 남을 수 있는 우리의 점심이 내 선택으로 인해 망가지는 건 아닐지 등 여러 고민이 원인이다. 바로 이런 사람을 위해 의사 결정에서 감정을 분리하라는 조언을 마련해주었다.

 

더해 정서적 결과를 예측하는 차트를 준비해두었다. 각각의 선택에 따른 긍정적, 부정적 결과가 무엇인지 생각하고, 시각적으로도 볼 수 있다. 또한 단기적인 시선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 장기적인 결과까지 바라볼 수 있는 힘을 길러준다. 이를 통해 좀 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의사 결정이 이루어지게끔 훈련하는 것이다. 이런 훈련은 인간관계를 챙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회사 생활에서 판단이 필요할 시 더욱 유용하게 이용될 수 있다.

 

 

KakaoTalk_20200313_005244336[크기변환].jpg

 

 

환경적인 요인에 대한 팁들도 알려준다. 예를 들어 잠자리를 편안히 하라는 조언이 있다. 수면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중요한 요소이고, 감정을 다스리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한다. 그렇기에 잠자리 만큼은 일을 데리고 오지 말고, 오로지 잠에만 집중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라는 말이었다. 가끔 침대에 누워 핸드폰으로 업무를 하는 내가 괜히 저격당한 것 같아 방에 따로 자리를 마련해두기도 했다.

 

이외에도 마음껏 울어서 마음 속 남아있던 잔여물들을 다 내려놓는다던가, 자신과 맞는 운동을 찾아 격렬하게 몰아쳐오는 감정을 조절한다는 등 다양한 방법들을 알려준다. 책의 제목인 "수업"처럼 민감한 사람들의 감정과 그들이 겪는 상황에 대해 이해해주고, 해결 방안들을 늘어놓아 독자가 능동적으로 실천할 수 있게끔 돕는다.


가장 수업답고 마음에 들었던 점은 직접 써보는 공간이 많다는 것이다. 관련 내용이 적힌 질문들에 내가 직접 답하고, 작성하고 눈으로 보게 만든건 스스로 노력하는 데 큰 역할을 할게 분명하다. 나같은 경우에도 그렇다.

 

 

KakaoTalk_20200313_005422436[크기변환].jpg

 

 

책에서도 언급하듯이, 풍부한 감정은 삶의 선물이 되기도 하고, 짐이 되기도 한다. 타인에게 무한한 공감을 하며 따뜻함을 나눌 수 있는 반면에, 휘몰아쳐오는 감정에 북받쳐 일을 그르칠 수도 있는 무서운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내가 이 책을 이제야 접함에 안타까움을 느낀 이유 또한 내 감정 하나 조절하지 못해 망쳐버렸던 인간관계와 일들이 스쳐지나갔기 때문이었다.

 

감정에 민감한 사람들은 유전적인 요인 혹은 환경적인 요인들로 인해 이미 길들여져 있겠지만, 장점만이 남아 삶이 더욱 윤택하게 흘러나갈 수 있도록 훈련해보았으면 한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런 훈련을 도와주는데 아마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자부한다. '민감한' 사람들이 더이상 '예민하다'가 아닌 '따뜻하다'라는 말을 들을 때까지 말이다.

 

 

[맹주영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31350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1.05.14, 22시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부일로205번길 54 824호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1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