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어른을 위한 동화책 -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

글 입력 2020.03.08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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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미술 작품은 과연 무엇이었는가. 아마도 동화책이었을 것이다. 기억이 정확하게 나지 않지만 그 책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책으로 내가 조금 더 넓은 세상과 마주하게 되었고, 더 많은 꿈을 꾸었다. 어린 시절 글을 유난히 싫어하고, 글을 또래 아이들보다 늦게 배웠던 나는 그 누구보다 동화책을 많이 읽었다. 그런 식으로라도 부모님은 내가 책과 친해지길 원했다. 글과는 끝내 친해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림과는 친해져, 지금도 종종 전시회에 가곤 한다.

 

어린 시절에 읽은 동화책들은 내가 세상을 이해하는 것에 도움을 주었다. <흥부와 놀부>를 읽으며 사람들에게 베풀며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피노키오>를 보면서 거짓말을 하는 삶은 좋지 않다는 것을 배우며 정직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함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성인이 되어 동화책의 교훈들은 이제는 지킬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베풀며 살아가기엔 나의 삶이 더 힘들고, 거짓말을 하지 않기엔 정직함을 좋아하지 않는 경우와 매번 마주한고 한다. 어쩌면 성장한다는 것은 나의 동화책 속의 영웅들을 지워나아가는 것인가에 대한 회의에 빠지곤 한다.


 

메인-포스터.jpg

 

 

 

어른을 위한 동화


 

일러스트는 광범위한 미술 속에서 가장 우리의 삶과 밀접해 있다. 우리가 보는 영화 '애니메이션' 작품들은 초반 일러스트 작업을 필요로 한다. 요즘의 애니메시연 영화들도 결국은 아동만이 아닌 더 많은 관객들을 위한 작품으로 나아가려고 한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도 아동보단 성인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았다. 만화, 그림이라는 것은 단순히 아동을 위한 것이 아님을 증명해준다.

 

그런 의미에서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은 큰 의미가 있다. 동화는 아동을 위한 것이지만, 아동만을 위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다시 증명한다. 성인이 된 우리에겐 그 동안 지워나갔던 동화책의 교훈들을 지금 현 시대에 맞게 다시 확인하게 해준다. 우리가 잊고 살았던 삶의 교훈들과 다시 마주하고, 우리의 삶을 다시 뒤돌아본다. 어린이에게는 다시 교훈과 삶의 지혜를 준다.결국 어린이들만을 위했다고 생각한 동화책 속의 그림들은 사실은 모두를 향해서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은 76명의 300여 점의 작품을 만나게 된다. 전 세계에서 80여 국에서 3000개의 작품 중에서 300여 점의 최고의 작품들만을 뽑았다. 미술 작가의 생각이 담겨 있다. 특히나 젊은 일러스트레이터들이 많이 참여하는 만큼이나 작품들은 기존에 있던 미술에서 빠져나와 자신의 개성을 담은 작품들이 넘쳐난다.


우리는 그들의 개성을 집중해서 볼 필요가 있다. 76명의 작가를 한 번에 만날 기회는 극히 드물다. 대부분의 전시는 1명의 작품을  한 전시회에서 진행한다. 물론 그것도 그거 나름의 매력이 있다. 하지만 한 전시회에서 76명의 작가를 만난다는 것은 현재 우리 사회에서 우리가 과연 무슨 생각을 하는지를 확인하는 기회가 된다. ‘중심 화제’말이다.

ⓒNoemi_Vola4.jpg

E.H 곰브리치의 [서양 미술사]란 책의 한 구절이다.



"미술의 모든 역사는 기술적인 숙련에 관한 진보의 이야기가 아니라 변화하는 생각과 요구들에 대한 것이기 때문이다" - p. 43



그렇다면 지금의 현대 미술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 그리고 어떤 요구를 세상에 던지고 있는가. 일러스트 작품을 향해서 이 질문들을 던진다. 그리고 300여 점의 작품들은 그 질문에 대답해준다. 76명의 신인 작가들이 마주하는 세상 속, 현대 사회는 과연 어떤 모습이고, 그들의 작품 속 우리는 과연 어떤 모습인지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일러스트는 우리의 생활과 가장 밀접한 미술이다. 어린 시절의 동화책부터 커가면서 캐릭터 필기구, 요즘은 캐릭터가 그려진 생필품까지 나온다. 우리의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일러스트 이기 때문에 우리는 조금 더 쉬운 미술이란 생각을 하는 것이다. 쉬운 미술이라는 것이 단순히 나쁜 말로서 사용하지는 않는다. 그만큼이나 더 쉽게 접할 수 있는 미술이라는 의미이고, 관심의 폭을 넓히면 일러스트로 쉽게 미술에 입문할 수도 있다.

 

동화는 어린 시절에 보는 거라는 편견 속에서 벗어나자. 적어도 전시를 보는 순간만큼은. 우리는 편견에서 벗어나는 순간 더 많은 것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동화는 어린 이들의 향유물이라는 우리의 생각은 어쩌면 어린 시절 깨끗했던 우리의 시절을 외면하고자 하는 방어 체계가 아닌가. 어린시절 글과 함께 보였던 동화책에서 벗어나서, 한 액자에 작품으로서 존재하는 일러스트를 보자. 그리고 그 일러스트에 우리의 현실을 담고, 우리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나아가 보도록 하자.

 





볼로냐 일러스트 원화전
- 세상을 담는 그림 -


일자 : 2020.02.06 ~ 2020.04.23

시간
오전 10시 ~ 오후 7시
(매표 및 입장마감 오후 6시 20분)

*
매주 월요일 휴관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

티켓가격
성인 : 12,000원
청소년 : 10,000원
어린이 : 9,000원

주최
예술의전당, ㈜씨씨오씨
 
주관: 메이크앤무브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박예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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