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가장 솔직한 앨범을 가지고 돌아온, Golden의 음악

한국의 독보적인 R&B, 아티스트 Golden(a.k.a. G.Soul)
글 입력 2020.02.28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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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R&B의 독보적 장르인 골든(Golden)이 지난해 12월 컴백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혹시, 골든이 생소한가? 그렇다면 지소울(G.Soul)을 알고 있는지?


그렇다. 지소울에서 골든으로 활동명을 변경한 그는 오랜 시간 미국에서 공부하며 자기만의 R&B 영역을 넓혔고 15년간 묵묵히 걸었던 JYP 연습생 시절 이후 한국에서 데뷔한 R&B 아티스트이다. 대중들에게 지소울로 알려진 터라, 나 역시도 처음에 접했던 그의 이름과 음반이 아예 새로운 아티스트라고 느껴졌다. 하지만 어디서 많이 들은 음색과 창법에 지소울을 검색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그의 활동명이 바뀌어있었다.

 

 

 

 

그렇다면 그가 활동명을 바꾼 이유는 무엇일까. 골든이라는 이름이 황금길 걷자는 뜻이라고 설명하는 그는, 군대에서 불침번을 서다가 스스로 이름을 짓고 싶었다고 한다. 지소울이 다크하고 진지했다면, 골든은 덜 진지하고 밝다는 그는, 오랜 기간 인식된 이미지를 벗고 새로 시작하려는 의지를 담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나는 지소울 시절 그의 음악을 접한 적이 거의 없었는데, 이하이에게 피쳐링을 했던 곡 ’NO WAY’를 통해 처음으로 지소울을 알게 됐다. 사랑한 지 오래되지 않은 연인을 떠올리는 설레는 밤 같은 이 곡은 곡 사운드 자체 무드에 의한 영향도 있지만, 구 지소울의 음색과 강약의 조절이 sweet 함의 절정이었기 때문에 한창 설레는 사랑의 감정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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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곡을 듣고 있으면 이하이와 지소울이 목소리로 영화를 찍는 것 같은 느낌을 종종 받게 하기도 했다. 그런 곡의 분위기가 곡의 앨범 표지와도 썩 어울려서 개인적으로는 이하이의 24℃ 앨범의 타이틀로도 손색없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 곡이었다.


그러다 최근 골든의 이름으로 나온 지 얼마 안된 곡 ‘Hate Everything’을 들으며, 이런 감성을 가진 아티스트가 한국에 있다는게 신기해 관심을 두고 찾아보니 구 지소울이었다. 어쩌면 같은 음색으로 노래하지만, 그의 감성이 이전과 달라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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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그럴 것이, 골든의 음악을 들으면 경험하지 않았던 상황을 마치 경험하고 있는 듯 느끼게 한다. 특히 골든의 hate everything을 들으면 왠지 크리스마스이브에 혼자 느끼는 고요함을 경험하는 것 같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한 번도 혼자서 비오는 도로의 차 안에서 창밖을 바라본 적은 없지만, 경험하지도 않은 기억들이 느껴진다.


그래서 골든의 음악을 들으면 간접경험을 통해 겪었던 추억들을 그립게 만들고, 실제로 경험하지 않았던 순간을 떠올리게 하는 신기한 힘이 있다. 그건 아마도 그의 보컬이 음마다 다른 기교와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정확히 어떤 요소가 그렇게 느끼게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의 노래가 주는 힘이 아닐까.


마치 우리가 시티팝을 들을 때, 살아보지도 않은 연도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것처럼, 시티팝과는 또 다르지만 비슷한 종류의 그리움인듯 하다.


물론 그의 모든 음악이 다 그렇진 않은데, 한국에서 PBR&B 베이스의 음악을 하는 크러쉬나, Dean 같은 아티스트와는 또 다르다. 아마 기조로 두고 있는 음악의 방향성 차이일지도 모르겠지만 본토 R&B의 느낌이 좀 더 강한데, 음색과 기교의 차이에서 오는 게 크지 않을까 한다.


(* PBR&B : 일렉트로니카, 록, 힙합, R&B 장르가 섞여 특유의 빈티지한 느낌과 세대를 넘나드는 분위기를 내는 것이 특징인 음악의 한 장르를 뜻하는 신조어)


이렇듯 골든이 가진 음색은 독보적이라 어떤 아티스트와 협업을 해도 골든이 참여한 곡이라고 느끼게 한다. 다만, 신기하게도 협업하는 아티스트와 자연스럽게 섞여서인지 개성있는 그의 보컬이 튄다고 느껴진 적은 한번도 없었다.

 

본인의 색깔과 잘 맞는 아티스트와 함께 협업해서일수도 있겠지만, 발성과 기교를 가지고 노는 듯한 모습을 본다면 아마 누구와도 어울리게끔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그의 능력 덕분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서인지 흔히들 사람들이 그의 음색을 가지고 오토튠을 이미 장착한 목소리라거나, 이펙터를 걸어놓은 듯한 보컬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다만,  지소울 때부터 지금 골든으로 활동하기까지 음악성으로만 대중들에게 평가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그의 신조때문인지 아직까지 골든의 존재를 잘 모르는 사람도 있어서 아쉬운 팬들도 많다.


이는 골든이 아시아에서는 나오기 힘들다는 미국 본토의 보컬을 구사하기 때문에 그의 독특한 발성이나 매력이 아직 익숙하지 않은 이들이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골든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본인의 탄탄한 보이스를 다양한 모습으로 표현한다는 점이다.


비교적 최근 발매된  [Hate Everything(2019.12.11)] EP를 듣고 골든에게 관심을 갖게 되면서, ‘Hate Everything’을 부르는 모습을 방송마다 찾아봤는데, 표현하는 감성과 느낌이 모두 조금씩 달라서 신기했다. 가수가 방송으로 노래를 부르면 다 다른게 당연한게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음의 미묘한 차이를 말하는게 아니다.

 

그보다는 그날그날 무드에 따라 곡의 해석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 처럼 보인다. 같은 곡을 들어도 그날의 기분에 따라 곡의 다른 면모가 조금씩 보이는 것처럼, 노래를 부르는 그도, 매번 다르게 곡을 마주하는 것 같다.


또 하나는, 그가 현재까지 발매하고 참여한 곡들을 들어보면 그가 표현할 수 있는 곡의 스펙트럼이 넓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R&B 본토의 음악을 하나 싶다가도, 비트나 사운드에 따라 굉장히 힙해지기도 하고, 쿨한 감성을 보여주는 탓에 듣는 사람으로서는 매번 다음이 기다려진다. ‘Broken Record’를 들을 땐 자연스럽게 어깨가 올라가고 어느새 쿵쩍 쿵쩍거리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면, Tequila를 들었을 땐 왠지 그의 보이스가 섹시하게 느껴져서 한여름의 찐득하고 뜨거운 햇볕을 떠올리게 한다.

 

 

 

 

이렇듯,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그의 독보적인 음색에 탄탄한 보컬 실력이 더해졌기 때문에 그가 독특한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는 아티스트가 아닐까 한다.


그래서 골든처럼 종종 자신의 유니크한 매력을 다양하게 보여주는 아티스트를 발견하면 왠지 모르게 오랫동안 함께할 수 있는 동료를 만난 것 같이 느껴질 때가 있다. 변화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개인적인 경험을 만들어나가다보니, 변화하는 동료의 음악만큼 내가 느낄 수 있는 감성의 범위도 커지는 기분이다.


어찌됐건 오랜 연습생을 지나 데뷔를 하고 군대를 다녀온 지금, 이젠 그의 정체성에 딱 맞는 소속사와 함께해서 그런지 방송이나 매체에서도 자주 볼 수 있어서 그의 활동이 더욱 기대된다.

 

 

“이번 EP에서 기대할 점은 ‘솔직함’이다. 모든 앨범이 그랬지만, 가장 나다운 앨범이다.”


- Golden

 

 

[고유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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