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이야기는 목소리로, 싱어송라이터 정우 인터뷰

맑고 고운 음악의 싱어송라이터, 정우의 이야기
글 입력 2020.01.22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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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는 단출한 음악이다. 포크는 화려하거나 웅장한 사운드와는 거리가 멀다. 꾸밈없이 단출한 구성으로 목소리와 통기타 하나만으로 노래를 채운다. 포크는 예상 가능한 범위에서 흘러가는 음악이다. 역동성보다는 단조로움에 가깝다.


하지만 포크의 단출함은 소리가 아닌 다른 무언가를 지향한다. 포크는 음악 너머에 있는 아티스트를 투명하게 비춘다. 음악의 소리를 비우고 비워 결국 남긴 것은 바로 아티스트의 이야기다. 그래서 포크의 빈 공간은 투명함이고, 투명함은 아티스트의 솔직함으로 채워진다. 포크음악은 단출함 그 자체로 완성된 음악이다.


정우의 음악은 잔잔하고 담백하다. 잔잔하고 담백한 음악은 정우의 이야기를 투명하게 담아낸다. 정우는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꾹꾹 눌러 담아 앨범 <여섯 번째 토요일>을 완성했다. 세상 앞에 앨범과 공연으로 모습을 드러낸 정우는 노래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준다. 정우의 음악은 더 많은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들었다.


맑고 고운 음악의 싱어송라이터, 정우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싱어송라이터 정우



정우 프로필 이미지.jpg

 

 

▶ 안녕하세요, 아트인사이트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간략히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아트인사이트 애독자님들. 저는 노래하는 작사 작곡가 정우입니다. 지난 9월 발매된 정규 1집 <여섯 번째 토요일>로 인사드리며 지내고 있습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 지난 12월, 아티스트님의 첫 단독 공연까지 무사히 끝났어요. 단독 공연 이후의 근황은 어땠나요?


오랜만에 한가롭게 지내고 있습니다. 연초에 기획된 몇몇 공연 준비와 함께 올해의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있어요. 작년에 촬영을 마쳤던 영상물도 차근차근 공개되어 다행스럽게도 쉴 틈 없이 찾아뵐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어렸을 때부터 노래 부르고 춤추는 것을 좋아했어요. 마침 열여덟 여름에 학교에서 직접 만든 노래를 부르는 선배의 공연을 보게 되었고요. 왠지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가 작곡의 시작이었는데 지금까지도 계속하고 있는 것을 보니 적성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막 배운 통기타 코드 세 개에 일기에서 따온 문장을 붙이면서부터, 또는 나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뒤부터 음악으로 마음을 표현하고 해소하는 삶을 살기 위해 달려온 것 같아요.

 

 

▶ 아티스트님의 음악은 어떤 음악인가요? 특별히 영향을 받은 장르나 아티스트가 있나요?


김광석님과 나미님의 노래를 좋아합니다. 외에도 가사가 절묘하다고 느껴지는 음악이면 전부 즐겨 들어요. 아직 1집밖에 내보지 못해서 제 음악을 설명하기 쑥스럽지만 듣고 자라온 분들의 음악만 같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늘 갖고 삽니다.

 

 

▶ 음악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것이 있나요?


책을 읽다가 마음에 박히는 문장이 있다면 본인이 그 문장을 찾아다녔기 때문이라는 말을 좋아해요. 잘 벼른 가사와 목소리 또한 그것을 찾아 헤맨 누군가를 만나러 가는 순간이 있을 거라 확신하고요. 정우님이 노래 불러주어 고맙다, 는 관객분들의 얘기를 들으며 쌓아온 증명이기도 한 것 같아요. 밀도 높은 음악을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이 있습니다.

 

 


여섯 번째 토요일



정우_앨범커버(정규).jpg

 

 

▶ 지난 9월 정규 1집인 <여섯 번째 토요일>이 발매되었어요. 앨범의 가장 큰 주제는 무엇인가요?

 

‘가사와 목소리에 집중할 수 있는 음악’이 주제입니다. 트랙 별로 분위기가 달라도 전달하고자 하는 감정이 확실하다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어요. 작업 내내 프로듀서님과 고민을 나누며, 정우로서 여태까지 해온 활동을 묶어내는 데 몰두했습니다.



 ‘여섯 번째 토요일’은 앨범의 제목이자 타이틀곡이었어요. 선공개한 두 싱글의 타이틀도 ‘여섯 번째 토요일’이었는데요, <여섯 번째 토요일>이라는 소재를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여섯 번째 토요일’은 2018년 한 해가 가기까지 토요일이 딱 여섯 번 남았던 연말에 적어두었던 일기에서 차용한 소재입니다. ‘여섯 번째 토요일’이라는 노래를 만들던 당시는, 직업을 가지면 뭐든 괜찮아질 것 같던 꿈도 그즈음 따라 멀고 서먹하게 느껴지던 때였어요.

 

아직 어려서 그렇겠거니 하며 고민 않고 지내왔는데 새삼스럽게 시간이 빠르게 흐르니 덜컥 불안해지더라고요.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게 아닐뿐더러,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한들 나를 미워하고 싶지도 않은데 말이에요.


결국 생각을 하다 하다 지쳐서, ‘이 고민도 잠잠해지는 때가 올까? 오면 참 좋겠다.’라는 의식적 흐름으로 완성한 타이틀입니다. 오지 않아서 바라게 되고, 바라다보면 올 것도 같은 언젠가를 가리키는 소재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앨범 작업을 하면서 특별히 신경 썼던 부분이 있나요?


편곡에 대한 부분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앨범 작업 초반, 목소리의 강점을 살리기 위해 솔로로 갈 것인가 세션으로 힘을 붙일 것인가에 대해 프로듀서님과 토론했어요. 사람들에게 익숙한 제 음악 형태는 목소리와 통기타 한 대였고, 하고 싶은 편곡 가닥이 확실하지도 않은 상태였거든요.

 

하지만 앞서 나온 내용처럼, 가사와 감정에 집중하기 쉬운 음악을 만들기 위해 이런저런 악기를 넣어보는 것으로 앨범 전체 이미지를 잡았어요. 한 트랙씩 따로 들어도 좋은 결과물을 내기 위해 신경 썼습니다.

 


 반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앨범 작업에 집중하셨어요. SNS 계정이나 작업기를 통해 종종 앨범 작업 사진이 올라오곤 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작년 4월, 녹음 도중에 대만으로 도피 여행 갔던 것을 뽑고 싶어요. 이전부터 잡혀있는 여행 일정이었어요. 1평짜리 밀실(녹음실)에 갇혀있다가 쐬는 콧바람의 소중함을 깨달았습니다. 일명 노는 게 제일 좋은 ‘뽀 ○로 상태’가 되어버리며, 소속사 분들 속을 꽤 볶았던 기억이 강렬하게 남아있어요.

 

 

 이번 앨범에서 가장 아끼는 곡이 있나요?


많은 분이 도와주셔서 하나하나 소중한 트랙이 되었습니다. 굳이 뽑자면 벤조 악기가 들어간 곡들을 좋아해요. ‘나에게서 당신에게’, ‘여섯 번째 토요일’, ‘숙취’, ‘이름’. 이전까지 대중가요에 훨씬 가깝던 곡들의 이미지를 컨트리 쪽으로 자연스럽게 끌어와 준 것 같아요. 제 목소리와 잘 맞는 친구를 사귀게 된 것 같아 한 번 더 눈길이 갑니다.

 


정우 - 나에게서 당신에게



▶ 정규 1집에 수록된 <숙희에게>는 ‘숙희’라는 인물이 등장해요. ‘숙희’와의 희미한 기억을 표현한 느낌을 받았는데, 가사 속 ‘숙희’에 대해 좀 더 알 수 있을까요?


숙희는 화자로 등장한 적이 없습니다. 노래는 처음부터 끝까지, 숙희에게 가 닿는 화자의 독백에 가까워요. 가사 속 숙희는 정체가 희미하고 그렇기 때문에 화자와의 긴장감을 놓지 않는 가상의 인물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숙희에게>는 김사월님과 함께 작업하셨어요. 김사월님은 앨범 <수잔>에서 가상의 인물인 ‘수잔’을 노래했어요. 이러한 점에서 <숙희에게>는 오묘한 매력이 커지지 않았나 싶은데요, <숙희에게>를 김사월님과 함께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앞서 소개해 드렸듯 숙희는 가사에 등장하지 않는 가상의 인물입니다. 하지만 트랙을 편곡하는 과정에서 내고 싶었던 위태로움이 부족하지 않나 하는 고민을 했어요. 이 부분을 화자가 한 명 인지 혹은 한 명이 아닌 건지에 대한 의문스러움으로 풀어내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그러기 위해선 숙희인 듯 아닌 듯 비밀스러운 이미지의 아티스트가 필요했고, 김사월님이 적격이었습니다. 이러저러한 곡 이야기를 설명해 드리자 흔쾌히 참여를 결정해주셔서 다행이었어요. 본래는 1절과 같은 가사였지만 사월님께 어울릴 단어를 고민하며 2절을 수정했다는 비화가 있습니다.



정우 - 숙희에게

 


 앨범 발매 후, 많은 공연과 행사를 진행하셨어요. 특히, 매주 진행된 ‘여덟 번의 수요일’은 앨범 발매부터 단독 공연 전까지 이루어졌는데요, ‘여덟 번의 수요일’은 어떤 행사였나요? 그리고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었나요?


‘여덟 번의 수요일’은 앨범 발매 기념 첫 단독 공연을 위해 경험을 쌓고 추억도 만들고 예산도 준비하는 행사였습니다. 씨티알싸운드의 이은철 아티스트님과 함께 저 또한 기획에 직접 참여했고요. 매주 수요일마다 공연 내용을 바꾸어가며 복합 문화공간 <회의실>에서 많은 분들과 함께 했어요.

 

여덟 번의 행사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이라면 코인 노래방 컨셉의 관객 참여 공연을 뽑고 싶네요. 제 정규 트랙의 MR을 선점한 관객분이 직접 나와 노래를 불러주는 형식이었는데, 많은 분이 원곡자인 저보다 음정 박자를 정확하게 불러주시는 바람에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꾸미기]12_29 단공 사진.JPG



▶ 지난 12월 29일, <여섯 번째 토요일> 앨범 발매 기념 단독 공연을 마치셨어요. 공연을 준비하고 마무리한 소감은 어땠나요?


생에 첫 단독 공연이니만큼 걱정이 무거웠어요. 잘하고 싶은 마음에서 오는 부담감으로 거의 한 달을 곤두서 있던 것 같습니다.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세어보지도 못한 사이 공연 당일이 되었고 정신을 차려보니 끝날 무렵이었어요.

 

아쉬워서 내려가기 싫다며, 상상도 못 한 어리광을 부리던 장면이 무대에서의 마지막 기억입니다. 모든 게 끝나고 보니 걱정했던 만큼 시원섭섭한 것 같아요. 첫 단독 공연의 아쉬움은 두 번째 단독 공연으로 잊어보자,는 소회가 있습니다.

 

 

 첫 단독 공연을 끝으로, <여섯 번째 토요일>과 함께 아티스트님의 2019년도 마무리되었어요. 여섯 번째 토요일이 지난 후, 2020년의 계획이나 바람이 있나요?


위 질문과도 이어질 것 같네요. 두 번째 단독 공연을 보다 능글맞게 잘하기 위해서 싱글 작업을 진행하거나, 그 외 경사스러운 일을 굳이 벌이게 될 듯합니다. 앨범 냈으니 쉬어보자고 생각하기에는 하고 싶은 것들이 아직 많은 탓도 있겠습니다. 다음 창작을 고민하면서 서울을 비롯한 지방 공연장에도 자주 얼굴 비추는 정다운 사람이 되는 게 가깝고 먼 바람입니다.



 마지막으로, <여섯 번째 토요일>과 함께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러나저러나 인생은 결국 혼자 사는 것이라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같이 있자는 마음으로 노래하며 살고 싶어요. 앨범 기다려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새로 뵙게 된 분들은 반갑습니다. 더 소중한 활동으로 찾아뵐게요. 잘 부탁드립니다 :D


 

 

김용준.jpg

 

 



[김용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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