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이제 그만할 때 됐잖아? [도서]

글 입력 2020.01.17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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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너무나도 다른 후루쿠라. 세상이 말하는 보편적인 삶과는 동떨어져 있다.


어릴 적 새가 죽었을 때도 다른 아이들은 모두 슬퍼하며 묻어주자 할 때, 그녀 혼자 구이를 하자고 말한다. 이전부터 그녀는 세상의 보편적 기준에 의문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제서야 입 밖으로 내뱉은 것이다. 그 한 마디는 주위 사람은 물론 부모에게까지 큰 충격을 주었다.

 

성인이 되어서 그녀는 편의점 알바를 시작한다. 별다른 접점 없이 세상과 동떨어져 살았던 그녀는 편의점이라는 세상의 일부가 되어 생활한다. 퇴근 후에도 내일의 출근을 위한 패턴을 유지한다.


그렇게 18년을 편의점과 살았다. 그녀는 편의점 세상에서 인정받는 베테랑이 되었고, 아무도 그녀의 삶에 터치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평화도 점점 깨지기 시작했다.

 

바로 잠시 점원으로 들어왔다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바로 잘려버린 ‘시라하’ 와의 만남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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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평화로웠던 편의점 세상에 끼어들어 완벽하게 맞물려 돌아가던 톱니바퀴를 조금씩 무너뜨렸다. 그 또한 세상과는 동떨어진 존재였고 계속해서 사고만 치는 인간이었다. 그런 그도 '정상'을 연기할 필요가 있었기에 후루쿠라와 동거를 시작한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이 살기 위해 편의점 세상에 안주하고 있던 후루쿠라를 세상으로 내몬다.


‘누구도 자신을 건들지 말아줬으면’ 하는 시라하.


‘정상이라는 모습으로 세상에 있기를’ 바라는 후루쿠라.


그 때문에 이 둘은 동거를 시작하며 ‘정상’을 연기한다.

 


 

'척' 하는 우리들


 

작 중 후루쿠라는 계속해서 세상에 속해야 하는 이유를 묻는다.


모두가 일관되게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며 결혼으로 가정을 꾸리길 바란다. 하지만 그녀는 어째서 이러한 룰을 따라야 하는지 의문을 가지고 그저 겉보기에는 ‘정상’인 상태로 살아간다. 시라하와의 만남으로 완벽한 정상을 연기하고 직장을 구하려 면접을 보지만 그 와중에도 머릿속엔 온통 편의점뿐이다.

 

자신은 편의점을 위해서 태어났다고 말하며 연기를 그만둔다. 40을 바라볼 때까지 안정적인 직업은 물론 애인 또한 없던 그녀였지만 ‘편의점’ 세계에서만은 그녀는 정상을 연기하지 않는다.


그저 평소와 같이 발주하고 물건을 배치하고 판매하면 그만이다. 그 누구도 터치하지 않는 편의점. 18년 일했지만, 점주도 아닌 그저 점원일 뿐이다. 그래도 그녀는 오늘도 편의점의 일부가 되어 톱니를 맞물린다.

 


 

이제 그만


 

우리는 살아가면서 어떠한 틀에 맞추려고 노력한다. 세상이 정해놓은 틀을 따라가지 않으면 이단아 취급받기 일쑤이고 곧 집단에서 도태된다.


사람들은 말한다. 집단의 틀을 맞추는 것을 전제로 스스로가 부가적인 노력을 해야만 '성공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하지만 과연 모두가 같은 길을 걷는 중에 발전이 가능할까. 인간이 가진 재능은 무궁무진하며 다양하다. 그런데 이런 귀한 재능을 하나의  방법으로만 꽃피우도록 유도하는것. 그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지금은 21세기, 국경은 있지만, 세계는 하나로 이어져 있는 사회이다. 과거 통제가 필요했던 집단과는 다른 사회이다. 그 때문에 이제는 무조건적인 패턴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 인간의 잠재력을 가둬 놓았던 틀을 스스로 깨부수도록 유도해야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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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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