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혐오의 기원과 종말 – 연극 마터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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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 범죄. 가해자가 인종, 성별, 국적, 종교, 성적 지향 등 특정 집단에 증오심을 가지고 그 집단에 속한 사람에게 테러를 가하는 범죄다. 우리는 혐오 범죄 속에서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혐오 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연극 <마터>는 이러한 혐오를 조명한다.
종교적 신념으로 인해수영 수업을 거부한 학생으로부터시작된 모든 갈등과 싸움'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성경구절에 반하는 이 시대의 사람들혐오의 시대, 서로 다름을어떻게 인정하고 포용할 수 있을까?벤야민은 수영수업에 들어가지 않는다. 수영수업에 들어가지 않는 이유가 종교적 신념 때문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엄마와 선생님들은 벤야민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벤야민의 지도교사이자 과학 선생님인 로트는 벤야민이 심한 사춘기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하고 이끌어주려 하지만, 하루 종일 성경을 읽는 벤야민의 신념과 반항은 더욱 거세진다.로트는 벤야민을 상대하기 위해 성경을 읽기 시작하지만, 벤야민의 반항을 제어하지는 못하고 오히려 주변 사람들은 로트를 배척하기 시작한다.학생 벤야민은 종교적 신념으로 학교 수영 수업에 들어가지 않으면서 학교와 가정에서 갈등이 시작된다. 자신의 신념에 맞지 않은 사람들에게 혐오를 그대로 드러내는 벤야민과 그를 지도하기 위해 성경을 공부하기 시작한 로트 선생이 오히려 주변 사람들에게 배척당하게 된다.
시놉시스만 보게 되면 종교적인 혐오와 갈등에 대해서 다루고 있지만, 연극 <마터>는 이 뿐만 아니라 자신의 사고에 갇힌 사람들의 혐오와 갈등을 폭넓게 조명한다고 한다.
혐오 범죄는 이미 전 세계에서 오래전부터 만연했던,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범죄이며 ‘혐오’는 오래도록 사라지지 않는 증오의 감정, 생각이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빼놓을 수 없었던 혐오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렇게 시대가 변했는데도 특정 집단을 이해하기보다 배척하는 모습은 언제 없어지게 될까?
그동안 보았던 혐오를 다룬 연극들도 우리의 현실을 덜 하면 덜 했을 뿐 적나라하게 담았기 때문에 그를 마주하기가 조금 힘들기도 했다.
타당한 이유 없는 혐오와 증오를 이해할 수 없기도 했지만, 내면에 존재했던 깊은 고정관념 속 혐오의 감정이 나에게서 느껴졌기 때문에 더 무서웠다.
하지만 이를 외면하고 묻어둔다면, 나 또한 어떻게 누군가를, 대상을 증오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언뜻 들게 되어 그에 대해 마주하고 싶어졌다. 그런 이유로 이 연극 <마터>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
줏대가 있다는 말이 어떻게 들으면 자기주장이 확실하다는 장점이 될 수 있지만, 고집이 세다는 단점으로 여겨질 수 있다. 벤야민 또한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한 그 줏대가 매우 크다. 이렇게 신념을 위한 사람들은 흔히들 주변에서 볼 수 있다.
언론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예시 중 하나가 종교적 병역거부자다. 그들에 대한 처분이 2020년부터는 교정시설에서 36개월간 합숙을 통한 대체복무로 내려진다는 소식도 있었다. 신념을 지키기 위한 행동이 인정받은 면이기도 하지만 굉장히 논란이 계속 일어나고 있는 부분이 많다.
자칫하면 불평등 문제로 이어지며 연극에서처럼 오히려 주변 사람들에 의해 배척당할 수도 있다. 어떠한 이야기가 펼쳐질지 연극을 봐야 제대로 알 수 있겠지만 일상 속에 퍼진 조금의 혐오가 일으킬 수 있는 효과가 얼마나 큰지는 현실에서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무대를 통해 극적으로 구현하고, 현실에도 존재하는 이 모습에 연극이라는 거울을 비춰 우리에게 무슨 생각과 감정을 던져줄지 고대가 된다.
그리고 더 객관적으로 우리 사회의 현실을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마터- MARTYR -일자 : 2020.01.29 ~ 2020.02.16시간평일 8시주말 4시월 쉼장소 : 대학로 선돌극장티켓가격전석 30,000원
주최/기획
극단 백수광부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연령만 16세 이상공연시간100분
극단 백수광부극단 백수광부(白首狂夫)는 1996년 연출가 이성열과 젊은 배우들이 실험연극 공동체를 표방하며 출발했다. 장정일의 시집을 해체 재구성한 <햄버거의 대한 명상>이 창단작이다. <굿모닝? 체홉>, <야메의사> 등 배우들의 몸과 즉흥연기에 기반 한 공동창작 작업을 지속해왔으며, 최근에는 문학적 텍스트에 기초한 정밀한 무대 또한 성공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햄릿아비>, <과부들>, <봄날>, <여행>, <그린벤치> 등의 대표작이 있으며, 해체된 일상의 낯섦과 강렬한 시적 충동이 공존하는 역동적인 세계를 구축해왔다.[이수진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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