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새로운 미디어의 범람과 출판의 위기,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 출판저널 514호

<출판저널> 514호를 읽고 든 생각들
글 입력 2020.01.04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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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문화 매거진 <출판저널>


 

나는 평소에 잡지를 읽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생각하는 ‘글을 읽는다’는 것의 주된 매력은 그 글을 통해 정리된 지식이나 생각을 얻어가는 것인데, 잡지는 책이나 논문과 달리 잡기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흐름 없이 넓은 분야에 대해 여러 글을 중구난방으로 짜집기 해놓았다는 느낌을 읽을 때마다 받았기 때문이다. 부끄러운 말이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는 여전히 이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도 <출판저널> 514호를 향유한 이유는 이번 학기 한 친구가 나에게 던졌던 질문 때문이다. 그 친구는 대학 강의실에 앉아 책가방에서 두꺼운 강의 교재를 꺼내 드는 내게 물었다. “왜 아직도 그 무거운 책을 다 들고 다녀?” 당시 그 질문을 하는 친구의 책상에는 얇은 아이패드 하나가 놓여있었다. 수업이 끝난 후에도 그 친구의 질문은 한 학기 내내 나를 맴돌며 내가 사랑하는 종이 매체들의 미래에 대한 고민은 이어졌고, 혹시 <출판저널>은 그 답이 있을까 싶었다.


 

[크기변환]아이패드 + 책.jpg

 


<출판저널>을 읽으면서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잡지에 대한 생각이 얼마나 잘못된 고정관념인지에 반성하게 되었다. <출판저널>은, 적어도 <출판저널> 514호는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흐름을 바탕으로 구성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출판저널> 514호의 ‘2019년 출판계 TOP 뉴스’를 통해 현재 출판산업의 상황에 대해, ‘책문화 생태계 모색과 대안’을 통해 출판산업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구체적 방향성에 대해, ‘2019 연중특별기획’을 통해서는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전하는 책, 서점, 그리고 도서관의 이야기에 대해 접할 수 있었다. <출판저널> 514호는 ‘시대의 새로운 변화 속에서 출판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는 중요하고도 일관된 주제가 있었다.


 

 

출판산업의 위기와 그 해결책


 

개인적으로 ‘2019년 출판계 TOP 뉴스’와 ‘책문화 생태계 모색과 대안’ 부분을 흥미롭게 읽어 각각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출판저널> 514호는 2019년 출판계 TOP 뉴스를 1위 유튜브셀러, 2위 서점의 도서관화, 3위 도서정가제 개정으로 정리했는데, 세 가지 뉴스 모두 새로운 미디어(뉴미디어)의 범람 속에서 요동치는 책과 서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출판산업이 당면하고 있는 위기에 대한 논의의 필요성을 부각한다.

 

주요 뉴스 1위를 차지한 ‘유튜브셀러’란, ‘유튜브(youtube)’와 ‘베스트셀러(bestseller)’를 합친 용어로, ‘겨울서점’, ‘책읽찌라’ 같은 북튜버의 추천에 따라 베스트셀러에 등극한 책들을 일컫는다. 출판사의 입장에서는 광고비용이 줄어서 좋은 게 아니냐는 입장도 분명 있겠지만, 나는 유튜브셀러는 기존의 미디어인 출판업계가 새로운 미디어인 유튜브에 의해 크게 영향력을 받게 된다는 점에서 정기적으로 출판업계에는 부정적인 사건인 듯 보인다.


또한, 북튜버들이 개인적인 취향이나 의견만을 통해 책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광고 및 협찬을 받는다면, 소비자들은 진정으로 ‘좋은 책’이 아닌 ‘대형 출판사가 광고비를 많이 투입한 책’만을 베스트셀러 칸에서 만나게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좌담 단체2.jpg

 


‘2019년 출판계 TOP 뉴스’는 종이책이 당면한 위기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느낌이었다면,‘책문화 생태계 모색과 대안’은 내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었다. <출판저널>은 출판의 미래를 위해 힘써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그 방법은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를 하기 위해 ‘책문화 생태계 모색과 대안’이라는 시리즈를 시작했다고 한다. 514호에는 시리즈의 15회가 실렸는데, 그 주제는 ‘출판인재 양성의 현재와 미래’였다. 출판업계에서 종사하는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담는 좌담 형식으로 구성이 되어있었는데, 생각보다 ‘출판인재 양성’이라는 주제에 대해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이야기들이 오가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례들에 관한 이야기가 오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결론적으로 좌담의 패널들이 도달한 해결방안은 너무 추상적이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국립대학교의 대학출판부 육성 및 출판학과의 설립, 출판인재 양성을 위한 산학협력, 출판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지속성 있는 정책의 필요성 등의 해결방안이 나왔는데, 모두 한국 사회에 바로 적용하기에는 현실적인 문제들이 많이 내포되어있는 해결방안이 아닐까 싶었다.


 

 

출판산업의 중요성


 

전체적으로 아쉬움이 남는 좌담이었지만, 좌담에서 진행을 맡았던 <출판저널>의 대표님이 좌담을 정리하면서 하신 말은 너무나도 인상적이어서 소개하고자 한다.



어떻게 보면 모든 산업의 시작과 끝을 저는 출판이라 보거든요. 다양한 분야의 내용이 출판이라는 행동을 통해서 책으로 출판되고 그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성장하니까요. 그래서 출판이 사양산업이 아니라 모든 산업을 지탱하고 이끌어가는 원동력이라고 보기 때문에 출판학의 위상을 높여야하고 정부 정책 담당자들도 출판에 대한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출판을 ‘모든 산업을 지탱하고 이끌어가는 원동력’이라고 표현하셨다는 점에서 출판산업의 필요성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느껴지는 말이었다. 대표님의 말을 읽으면서 우리 생활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글’은 절대로 안 없어질 것인데, 더욱 좋은 글이 세상에 존재를 알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출판산업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출판산업의 중요성은 확인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책문화 매거진 <출판저널> 514호를 통해 나는 ‘잡지’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시대의 변화 속 출판산업의 변화에 대해 생각을 할 수 있는 유의미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내게 고민거리를 던져주며 <출판저널> 문화초대를 신청하도록 한 친구에게 고마워지는 밤이다.

 


[김태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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