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희망을 품은 곳 - 듀랑고 [공연]

글 입력 2019.12.26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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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듀랑고를 보고 게임이 생각났다. 내가 알고 있는 듀랑고는 모바일게임 이름이 유일했으니까. 야생에서 생존하는 게임이었는데 넓은 대지와 절벽들로 둘러싸인 이미지였다. 포털사이트에 검색해보니 미국 콜로라도 남쪽에 있는 도시란다. 미국을 가본 적이 없기에 미국의 듀랑고는 연상이 되지 않았다.


이번에 향유하게 될 연극은 재미교포 2세대 작가 <줄리아 조>의 작품이다. 작가는 한인 이민 가정의 방황과 결합을 보여주는 작가로서 2017년 한국에서는 '가지'로 처음 소개되었다. 재공연까지 올리며 약 2,000명의 관객이 다녀갔고, 제54회 동아연극상 작품상을 수상했다.


동아연극상 심사위원들은 "음식을 소재로 아버지로 상징되는 한민족의 뿌리를 재발견하는 의미를 지닌 수작"이라고 평가했다. 다음 작품인 듀랑고는 한국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공연이라 의미가 더 크다.

 


<상실의 건축(The Architecture of Loss, 2004)>, [BFE(2005)], 그리고 마지막 <듀랑고(Durango, 2006)>로 사막 3부작을 이룬다.

 

“나는 항상 사막이 위험하면서도 아름답고 또한 매우 고립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왔다. 내 연극에는 메시지가 있다기보다 일종의 탐험이다. 하지만 확실히 고독이라는 주제가 있다. 사막은 그 고독을 반영한다. 애리조나에서 자란 것이 아주 좋은 경험이었다." (뉴욕 중앙일보, 2005.06.03.)



사막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서부영화에 나온 것처럼 먼지 뭉치가 돌아다니고 사방에 모래로 둘러싸여 있으며 낙타가 오아시스를 향해 걸어가는 장면이 보편적일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사막의 이미지는 낮엔 뜨겁고 건조하고 밤엔 춥고 위험한 곳이다. 그럼에도 고요함 속의 낭만이 있는 곳이다. 물론 아직 사막은 가본 적이 없으나 밤에 청량한 하늘에 수놓은 별을 보는 게 로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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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아시아계 미국인의 정체성을 이민자 2세대의 시선으로 다룬다. 특이한 점은 사회적 메세지, 사회적 이슈를 이야기하는 작품과 달리 정말 가족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가족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태어나보니 가족이 있는 것이다. 가족에는 여러 모습이 있다. 구성원이 어떻게 되느냐와 같은 형태의 개념이 아니다. 정말 친구처럼 함께 지내는 모습도 있고, 부모님의 사업이나 일 때문에 자주 보지 못해 관계가 그리 친밀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가족은 항상 함께하며 떨어질 수 없는 사이라고 배운다. 하지만 그렇게 교과서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을 종종 보았다.


극에 나오는 가족은 아내, 어머니를 잃고 상처 속에 살아간다. 아버지 부승은 아들들에게 여행을 가자 제안했고 그들은 듀랑고로 향한다. 그들이 상상했던 것처럼 여행으로 부자 사이가 돈독해지는 건 아니었다. 점점 지쳐가며 멀어지고 아들들은 그동안 간직했던 비밀을 아버지에게 폭로하고 만다.


신뢰로 가득했던 가족이라 믿었지만 그렇지 않았다. 자신이 모르는 비밀이 있었고 아내는 이런 생황에 도움을 줄 수 없었다. 아버지로서 어떤 행동을 해야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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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 그들은 끈끈한 사랑을 느끼며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한다. 그렇게 일상을 회복한다.


어떻게 회복할지는 모르겠다. 대체 어떤 비밀이길래 아버지의 멘탈을 무너뜨렸으며, 그 큰 사건을 지치고 힘든 상황에서 어떻게 해결했을지가 기대된다.

 


"이 작품을 통해 사회에 지쳐있는 많은 관객들에게 소소한 재미와 일반적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시놉시스>
 
 
미국 남서부 애리조나(Arizona) 주에는 어느 한국계 가족이 살고 있다. 한국계 이민자 아버지 이부승(56), 의대 진학을 준비하는 첫째 아들 아이삭 리(21), 전국 수영 챔피언인 둘째 아들 지미 리(13). 이들에게 10여 년 전에 세상을 떠난 부승 아내의 빈 자리는 여전히 크다. 어느 날, 아들들을 위해 20년 넘게 성실히 일해 온 부승이 은퇴를 4년 앞두고 정리 해고된다. 마치 교통 사고를 당한 것처럼 혼란스럽다. 모든 게 막막하기만 한 부승은 아들들에게 가족 여행을 가자고 한다. 목적지는 콜로라도(Colorado)의 듀랑고(Durango). 어쩌면 이 여행이 부승의, 가족의 상처를 치유해 줄 지 모른다. 각자의 아픔을 숨긴 채 이들은 차를 타고 길을 떠난다.
 
듀랑고로 가는 길 위에서 부승은 무너져 가는 모습을 보이고 아이삭과 지미는 이에 연민을 느낀다. 하지만 공감도 잠시, 집을 떠나 온 거리만큼 이들 사이의 거리도 점점 멀어져 간다. 서로 가까워지려 하는 모든 노력은 길을 헤매게 만들 뿐이다. 사막을 넘고 주 경계선을 넘어 마침내 도착한 기차역에는, 듀랑고로 가는 표가 없다. 목적지를 코앞에 두고도 갈 수 없어 부승은 망연해지고, 화가 난 아이삭은 자신과 지미의 비밀을 폭로한다.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아들들에게는 비밀이 있었고, 가족 관계를 지탱해 줬던 아내는 이제 없다. 부승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하고 싶은지 모른다. 집에 돌아 온 부승 가족은 말없이 앉아 있다. 하지만 곧 아이삭과 지미는 부승을 위로하며 다시 가족의 일상을 회복하려 한다. 방황하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지만 끝내 흩어지지 않는 가족의 사랑이 드러난다.


*

듀랑고
- Durango -


일자 : 2020.01.09 ~ 2020.01.19

시간

평일 8시

주말 3시

월 공연 없음

장소 : 한양레퍼토리 씨어터

티켓가격

전석 30,000원

  

제작

TEAM 돌

 

후원

서울문화재단


관람연령
만 13세 이상

공연시간
1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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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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