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고흐의 눈으로 세상을 담다 "고흐, 영원의 문에서" [영화]

글 입력 2019.12.13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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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빈센트 반 고흐


 

사실 한국으로 말하자면 '빈센트 반 고흐'와 전혀 관계가 없는 나라 중 하나다. 그의 작품에서 우리나라를 찾아볼 수도 없고, 우리나라를 방문한 적은 더욱 없을 테니. 그럼에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화가를 말해보라 한다면 ‘빈센트 반 고흐’라는 인물은 아주 쉽게 첫 번째로 불리지 않을까? 그만큼 반 고흐라는 인물은 아주 친숙하고, 그의 작품까지 대중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금껏 그에 대해서 깊은 지식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누구나 알고 있는 만큼, 딱 거기까지였다. 광기가 서린 삶을 살았고, 귀를 자른 자신의 모습을 자화상으로 남겼으며, 작품의 색채가 너무나 아름다워 유명한 작품 몇 가지를 알고 있을 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홀로 유럽 여행을 갔을 때는 반드시 그의 작품이 있는 섹션을 찾아가 몇 분을 서있었다.


미술책에서나 보던, 인터넷 창에서나 보던 그 작품이 내 눈앞에 있다니! 그 감동은 꽤 뭉클했다. 그의 동생 테오 반 고흐와 애정으로 주고받은 편지는 익히 책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었고, 반 고흐와 폴 고갱과의 우정 역시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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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여행에서 만난

빈센트 반 고흐의 자화상

 

 

그럼에도 그 이상의 이야기를 해보라고 한다면 나는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반 고흐에 대해 알고는 있지만, 나의 깊은 생각을 담아 말할 수 없었기에 이 영화에 대해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사실 기존의 많은 매체들이 고흐의 삶에 대해 다루고 있었다. 가장 최근에는 ‘러빙 빈센트’라는 애니메이션 영화가 개봉하기도 했었고, 수많은 책으로 그의 작품과 삶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영화가 끌렸던 이유는 실제와 매우 흡사하고 아름다운 영상미와 배우, 그리고 뛰어난 작품 의도 때문이다.

 

이 영화는 단순히 그의 전기만을 다루기 위해 연출된 것이 아니었다. ‘빈센트 반 고흐’ 그의 시선으로 작품을 바라보고 세상을 바라보기 위해 노력했다는 영화의 설명에서 좀 더 그에 대한 깊은 이해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제3자의 시선으로 그를 보여주지 않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공을 들였다. 각본가 장 클로드 카리에는 “고흐에 관한 영화지만 이미 잘 알려진 그의 전기를 담으려 하지 않았다. 우리가 화가에 의해 만들어진 작품의 생명에 관한 영화를 만들어보자는 것이었다."라며 기획의 중점을 설명했다. 이런 영화를 통해서라면 내가 알고 있는 ‘빈센트 반 고흐’라는 세계를 멋지게 확장시킬 수 있다는 예감이 들었다.

 

 

 

그의 삶이 아닌, 그의 시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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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앞서 말한 것처럼 각본부터 모든 연출적인 요소들이 ‘빈센트 반 고흐’ 그 자체가 되기 위해 노력함을 느낄 수 있다. 고흐로 말하자면 생전에는 단 한 작품밖에 팔지 못했다고 한다. 그랬던 그가 이제는 남녀노소가 아는 세계적인 화가가 되었으니, 죽은 그가 이 사실을 안다면 얼마나 만감이 교차할까? 지금 보기에도 뛰어나고 아름다운 명작들을 남겼지만, 생전에는 굴곡진 삶을 살았으니 그의 삶을 호기심을 가지고 살펴볼 수밖에 없다.

 

<고흐, 영원의 문에서>는 신화가 된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생애 중 마지막 나날을 담은 영화이다. 이 영화는 특히 미국 ‘신표현주의’를 대표하는 화가이자, 영화감독인 줄리언 슈나벨이 감독을 맡아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다. 현대의 화가가 과거의 화가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을까. 그가 이 영화를 시작하게 된 것은 친구이자 각본가인 장 클로드 카리에와 관람을 했던 2014년 프랑스 오르셰 미술관의 반 고흐 전시에서 얻은 영감 때문이었다. 그날부터 <고흐, 영원의 문에서>의 작품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며 2019년 12월 26일 영화는 개봉을 맞이했다.

 

지금에서야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작품 하나의 담긴 의미까지 추정되며 관심을 받고 있는 반 고흐지만 생전에는 대중의 싸늘한 외면을 느껴야 했다. 이것은 당시 삶을 살아간 고흐의 삶에서는 너무나 힘든 이야기다. 그렇지만 사실 현대의 사람들에게는 세계적인 화가의 불우한 생애는 꼭 한번 다루고 싶은 이야기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앞서 말한 것처럼 많은 매체와 작품에서 그의 일대기를 다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감독 줄리언 슈나벨은 조금 더 다른 시각을 위해 노력했다. “내가 화가란 사실이 아마도 반 고흐를 향한 접근을 다르게 만들었다. 관객들이 영화를 보는 동안 반 고흐 삶 전체를 체험하게끔 하고 싶었다.”라는 말을 남겼다. 또한 프랑스 오르셰 미술관과 오랑주리 미술관의 책임자이자 CEO인 로랑스 데 꺄르는 “일반적인 전기 영화의 차원을 넘어섰다. 진정 화가에 관한 영화로 예술가의 비전을 통해 우리가 예술 창작의 과정을 깊이 있게 이해하게끔 해준다.”라고 전했다.


이들의 말로 보아 영화를 통해 그의 시선을 함께 따라가며 그의 삶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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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영화의 ‘빈센트 반 고흐’역을 연기하는 윌렘 대포는 자타가 공인하는 ‘연기 장인’으로 꼽힌다. 윌렘 대포는 <고흐, 영원의 문에서>로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남우 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영화의 장면을 본다면 모두가 우리가 알던 그 ‘빈센트 반 고흐’와 흡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윌렘 대포는 영화 내내 반 고흐의 눈빛, 표정, 몸짓을 완벽한 예술의 경지에 오른 연기로 그를 묘사한다.


윌렘 대포는 그를 묘사하기 위해 슈나벨의 지도를 받으며 그림을 그리는 것부터 시작했다. ‘빈센트 반 고흐’ 이해하기 위한 키였다. 붓을 잡는 법부터, 점을 찍고, 색을 칠하고, 빛을 그리는 법까지 화가가 되기 위한 훈련을 지속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윌렘 대포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꾼 영화”라고 작품에 대해 말을 전했다. “반 고흐가 사로잡힌 광기를 다룬 이전 영화들과는 달리 <고흐, 영원의 문에서>는 그가 무엇을 창조하는지에 집중한다.”

 

앞서 언급된 각본, 감독, 배우의 노력뿐만 아니라 실제 반 고흐가 머물던 장소를 영화에 담아 사실성을 높였으며 그의 시선을 재현하기 위해서 영상을 담당하는 카메라까지 많은 공을 들였다. 그의 작품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하는 만큼, 삶의 배경이 된 장소들의 색감을 잘 담아내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또한 줄리언 슈나벨 감독은 <고흐, 영원의 문에서>가 다큐가 아닌 영화이기 때문에 원본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아닌 재해석을 담기 위한 것임을 놓치지 않았다. 완벽한 모작보다는 줄리언 슈나벨 그리고 미술 제작팀만의 스타일이 담긴 반 고흐의 그림을 느끼는 것도 이 영화의 관람 포인트가 될 것이다.


이렇듯 연출과 연기 그 어느 것에서도 그의 시선을 담아내기 위해 애쓰지 않은 부분이 없는 작품이다. 단순한 전기 형식을 뛰어넘어 그가 삶을 살았던 그 시대로 푹 빠져 반 고흐와 그 작품에 대한 이해를 깊이 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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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예고편을 보고 있으면 명화가 재생되는 듯 생생한 색채감을 느끼게 된다. 또한 그가 마지막 나날을 머물던 실제 장소, 폴 고갱과의 짧고 깊은 인연 역시 <고흐, 영원의 문에서>를 통해 알 수 있다. 우리가 영화를 보는 이유에는 다양한 요소들이 작용하겠지만 특히 우리가 알고 있는 작가나 화가, 위인을 다루는 영화를 볼 때는 이미 알고 있는 지식에 깊은 이해를 덧붙이는 일이 관람의 흥미 요소 중 아닐까.


그저 ‘해바라기’를 그린 작가, ‘귀를 잘라 자화상을 남긴 희대의 화가’라는 일차원적 ‘앎’을 넘어 영화를 통해 그의 시선을 함께해본다면 더 넓고 아름답고 다채로운 미술의 ‘세계’가 열릴 것이다. ‘빈센트 반 고흐’를 다룬 작품 중 역사적으로 큰 점을 찍을 <고흐, 영원의 문에서>가 되지 않을까 큰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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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는 것을
사람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어"
 
가난과 외로움 속에 살던 화가 빈센트 반 고흐는 운명의 친구 폴 고갱을 만난다. 그 마저도 자신을 떠나자 깊은 슬픔에 빠지지만 신이 준 선물,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기 위해 몰두한다.
 
불멸의 걸작이 탄생한 프랑스 아를에서부터 오베르 쉬르 우아즈까지.... 빈센트 반 고흐의 눈부신 마지막 나날을 담은 기록.


 

*


고흐, 영원의 문에서
- At Eternity's Gate -


연출 : 줄리언 슈나벨
 
각본
장 클로드 카리에
줄리언 슈나벨, 루이스 쿠겔버그
 

출연

윌렘 대포, 오스카 아이삭

매즈 미켈슨, 루퍼트 프렌드


장르 : 드라마(미국, 프랑스)

개봉
2019.12.26

등급
12세 관람가

상영시간 : 111분
 
수입 : 찬란
 
제공/배급 : ㈜팝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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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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