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삶을 들려주는 이야기 -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글 입력 2019.11.24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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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서

101세까지 화가로 활동한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모지스 할머니의 자서전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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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고민으로 시작된 나의 걱정에 사람들은 내게 넌 아직 어리니까 고민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했다. 무슨 의미인지는 잘 알지만 고민이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어쩌면 일반적인 사람들의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하고, 결혼하는 등의 인생 곡선을 무의식적으로 따르려고 해서 시작된 고민이라는 생각이 든다.

 

"뉴욕은 캘리포니아보다 3시간이나 이르지만, 캘리포니아가 느리진 않다." 원래 알고 있던 문장이었지만 이 책을 읽고 새삼 상기된 문장이었다. 76세에 시작해 101세까지 그림을 그리며 화가로 활동하신 모지스 할머니의 "때로 삶이 재촉하더라도 좋아하는 일을 천천히 시작하라"라는 말씀처럼 무엇을 시작하더라도 늦지 않았다는 마음으로 나는 내 시간을 살아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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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행복했고, 만족했으며, 이보다 더 좋은 삶을 알지 못합니다. 삶이 내게 준 것들로 나는 최고의 삶을 만들었어요. 결국 삶이란 우리 스스로 만드는 것이니까요. 언제나 그래왔고, 또 언제까지나 그럴겁니다.

 

- 책의 첫 번째 장과 275쪽

 

 

이 문장은 책의 시작과 끝에 자리하고 있다.

 

나도 나이가 들었을 때, 나의 지나온 인생을 되돌아보며 이런 말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어딘가 감동적이기도 하고 어쩌면 부러운 말씀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의 시작과 끝 무렵에 나도 나의 인생을 스스로 만족하도록 잘,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을 2번 하게 된 구절이었다.

 

시련이 찾아오더라도 훌훌 털어버리는 할머니의 건강한 마음가짐이 돋보이는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살다 보니, 실망스러운 일이 있더라도 불평하지 말고 지나간 일은 지나간 대로, 그렇게 흘러가도록 내버려두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 31쪽

 

 

당연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많은 생각이 들었던 말씀이다. 이미 지나간 일들에도 힘들어하고 쉽게 지치던 나를 다시 돌아보고 반성하게 되었다. 지나간 일들에 얽매이며 후회와 스트레스로 20년 넘게 살아온 터라 나를 변화시키기가 쉬울 것 같지는 않지만 주기적으로 책을 다시 읽으면서 마음 수양을 해보려고 한다.

 

입고 싶었던 빨간 드레스가 아닌 갈색에 가까운 붉은 드레스를 입게 되었음에도 불평하지 않은 어린 시절의 할머니처럼 지나간 일에 얽매이지 말고 그저 지나가게 두고 앞으로 내게 다가올 일들에 집중하라는 말씀을 잊지 않고 싶다.

 

후회하는 그 순간에도 인생은 지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모른 척했던 지난날들도 모두 털어내고 이제는 나의 앞날에 집중하며 살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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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때, 선생님들은 내게 책은 대학 진학에 있어 나의 관심사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디자인과를 희망했기 때문에 항상 어느 정도는 의도적으로 미술, 디자인, 패션 관련 도서로 독서 편식이 심해지기 시작했다.

 

대학에 와서는 전자 도서를 이용했고, 역시 독서 편식은 쉽게 나아지지 않았다. 이런 나에게 이번 자서전은 최적의 책이었던 것 같다. 평소 잘 읽지 않던 '자서전'이지만 중간중간에 예쁘고 따스한 그림들과 이에 더해진 할머니의 인생 이야기와 생각들에 기분이 좋아지기도 했다.

 

웬만한 갤러리에 있는 그림의 양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그림이 많이 담겨 있다. 엽서 책이 따로 출간될 정도이니, 얼마나 많고 보기 좋은 그림들이 담겨 있는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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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한 장씩 넘기면서 만져지는 종이 질감과 눈이 편하게 보이는 색감의 그림들이 인상적이다. 중간에는 털실로 수놓아진 그림이 나온다. 평소 텍스타일을 좋아하기도 하고, 요즘은 실로 무언가를 만드는 작업들을 즐겨 해서 털실 그림에 바로 눈길이 사로잡혔다. 책에서 등장하는 실로 수놓은 그림은 아주 화려한 기교들로 짜인 그림이 아닌 따뜻하고 수수한 기법과 색감들로 이루어진 복슬복슬한 질감이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할머니는 관절염이 심해져 실과 바늘 대신 붓을 들었다고 하셨다. 얼마나 그리는 일을 즐거워하셨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저 마음에 드는 그림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힘들다며 그만 그리고 싶어 하던 내가 떠올라서 왜인지 혼나는 기분이 들면서 또다시 나를 반성하게 되었다.


나는 한국인이기에 조금은 낯설고 이국적인 풍경과 이야기였기도 했지만 할머니의 따스했던 인생의 추억들을 그림과 함께 읽다 보니, 바로 옆에서 들려주시는 듯한 기분에 어딘가 묘한 감정이 들기도 했다.

 

내가 만약 외국에서 태어난 사람이었다면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어떻게 느껴졌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기도 했다. 문득 외국인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한국의 이국적인 느낌을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는 사람에게 여러 생각을 하게 해주는, 할머니의 인생이 담겨있는 책인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늦었다고 생각되어도 지금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따스한 책을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 모지스 할머니 이야기 -


지은이
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

옮긴이 : 류승경

출판사 : 수오서재

분야
에세이

규격
165*210*16.7 / 무선

쪽 수 : 288쪽

발행일
2017년 12월 16일

정가 : 13,800원

ISBN
979-11-87498-18-6 (03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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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송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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