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그리운 나의 클래식 음악 여행 [여행]

클래식이 가득한 비엔나와 잘츠부르크
글 입력 2019.10.05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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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필자는 혼자 하는 여행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혼자 여행하면 더 깊은 생각과 나만의 추억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본인이 전공하고 있는, 살면서 멀리 떨어져 본 적이 없는 ‘클래식’이 여행의 주 목적에 자리하기 위해서는, 누군가와 함께 여행하는 것보다 홀로 그 목적을 달성해 나가는 것이 낫다.
 
하지만, 이 여행은 친구와 함께 한 여행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뇌리에 깊이 박힌, 마음속 깊이 자리 잡은 그리운 여행이 되고야 말았다. 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은, 클래식을 정말 사랑하는 클래식 애호가인 친구와 함께했던 여행이라는 것. 그래서인지 우리는 하루 종일 우리가 사랑하는 클래식 안에 깊이 담겨 그 그리운 여행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이 여행의 목적이 어쩌다 클래식이 되었을까? 일단, 나라의 영향이 매우 크다. 오스트리아의 비엔나와 잘츠부르크를 여행했기 때문이다. 클래식의 본고장, 모차르트의 본고장인 그곳은 클래식을 전공하는 본인으로서 인생에 꼭 한 번쯤은 가보고 싶던 여행지였다. 다만, 그 당시 이미 유럽에서 1년 가까이 지내고 있었고 유럽 여행에 아무런 감흥이 없어지던 본인은 생각보다 큰 기대감 없이 일주일 전에 비행기 티켓을 예매하고, 적당한 가격의 숙소를 찾아 여행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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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말의 유럽은 정말이지 춥다. 밤에 도착해서 더 그랬는지, 차가운 공기가 온몸을 빠르게 감쌌다. 뛰다시피 걸음을 옮긴 숙소는 비엔나의 큰 대로변에 있는 평범한 플랫이었다. 3시간이 채 안 되는 짧은 비행이었지만, 피곤했는지 우리는 금방 잠이 들고 다음날을 맞았다.
 
처음으로 걸음을 옮긴 곳은 아주 클래식한 브런치 카페였다. 황금색 조명과 나무 의자들, 맛있는 음식과 들어가자마자 들리는 클래식 음악은 그 여유로운 분위기를 완성시켰다. 클래식 애호가였던 나와 내 친구는 그 분위기에 홀려 거의 한 시간을 자리에서 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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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히 발걸음을 떼고 우리는 대강 세웠던 여행 일정을 소화하기 시작했다. 그중 현재 나의 그리움에 큰 몫을 하고 있는 장소는 그날의 마지막 일정이었던 ‘빈 오페라극장’이었다. 본인은 오페라를 싫어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찾아다니며 향유하지는 않는다. 적어도 이전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그래도 비엔나에 왔으니, 유명한 ‘빈 오페라극장’은 꼭 가봐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게 2시간 동안 줄을 선 끝에 우리는 베르디의 <팔스타프>오페라를 관람할 수 있게 되었다. 다만, 당일에 표를 구매했기 때문에 좌석에 앉아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서서 관람해야 했다. 일단 그 걱정은 접어두고, 우리는 먼저 극장의 웅장함과 기품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궁전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클래식한 장식들과 대리석을 이용한 건물, 탁 트인 극장 내부의 웅장한 모습은 오페라에 대한 기대감을 잔뜩 부풀어 오르게 했다.

서서 관람하는 것은 물론 힘들었다. 다리가 아프기도 하고 자리가 좁아 답답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저 클래식에 가득 차 있는 현실이 좋았다. 무대 위에서 연기하는 배우들의 노래도 좋고, 알아들을 수는 없어도 영어로 통역이 되는 기계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도 감사했고, 각 나라의 클래식 애호가들과 함께 같은 표정으로 클래식 공연을 보고 있는 그 상황이 너무도 행복했다. 이 오페라가 본인을 ‘오페라 애호가’로 만들었던 것은 아니지만, 클래식을 더 깊이, 전공이 아닌 그 자체 그대로 받아들이며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더 활짝 열어주었다. 그렇게 우린 비엔나에서의 클래식을 풍족히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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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를 타고 잘츠부르크로 이동했다. 사실, 본인은 비엔나에서 행했던 만족스러운 클래식 여행의 여운이 길어 그 여운을 곱씹느라 이동의 기대감을 많이 느끼진 못했다. 하지만, 잘츠부르크는 역시나 내 그리움에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잘츠부르크의 일정은 1박 2일로 굉장히 짧았다. 그에 대한 우리의 목표는 선명했다. 모차르트 생가, 미라벨 정원 방문과, 즉흥으로 잘츠부르크의 작은 클래식 연주회 감상하기. 뚜렷한 목표를 품고 도착한 잘츠부르크는 정말이지 아름다웠다. 버스에 올라 숙소로 이동하는 시골길은 정이 가득 넘쳤고, 미소가 가득한 잘츠부르크 현지인들은 따듯함으로 우리를 대했다. 그에 신이 난 우리들은 ‘도레미송’을 외우며 숙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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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를 벗어나 이동한 모차르트 생가에는 역시나 사람이 많았다. 적어도 1년에 한 번씩은 모차르트의 곡을 연주하거나 공부했는데, 그 인물의 생가를 와보다니 감회가 남달랐다. 흘러나오는 모차르트의 음악과 자세히 서술되어있는 그의 삶은 같은 분야를 전공하는 사람으로서 더욱 진지하게 걸음을 옮기게 만들었다. 왠지 피부에 닿도록 가깝게 느껴지는 ‘모차르트’는 더 이상 내게 그저 공부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인물이 아니었다.

모차르트로 클래식함을 가득 채우고 도레미송의 근원지인 미라벨 정원을 거쳐 우리는 마지막 일정이었던 ‘작은 연주회 감상하기.’를 실현시키려 어느 교회로 향했다. 미리 알아봐두었던 그 교회에서는 매주 작은 연주회를 진행하는데, 표를 사는 방법을 몰라 메일로 문의를 해두었던 곳이었다. 다행히 메일을 읽었다며 정이 넘치는 웃음과 함께 티켓을 받을 수 있었고 우리는 교회의 맨 앞자리에 앉았다. 아름다운 교회의 내부와 조촐한 무대는 우리가 원했던 분위기의 연주회임을 증명시켰다.
 
연주회는 조촐한 프로그램과 함께 피아노 연주자와 첼로 연주자의 합주로 진행되었다. 관객이 많지 않았다. 우리 포함 4명의 관객이 자리를 채웠는데 우리를 제외한 다른 한 팀은 노부부였다. 그분들은 영어를 사용하시지 않아서 말이 서로 통하지는 않았지만, 같은 음악을 감상하며 짓고 있는 미소로, 또한 큰 박수소리로 그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4명의 관객들을 위한 연주자들의 열정적인 연주와 진심이 담긴 음악은 클래식 음악 여행의 가장 아름다운 마무리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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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우리는 다채로운 클래식 음악 여행을 했다. 세세한 일정을 잡고 떠난 여행은 아니었지만, 그 안에 담겨있던 클래식들이 클래식을 좋아하는 두 사람에게 듬뿍 담겼다. 가끔 그 시간들이 녹아있는 사진을 넘겨보며 그때의 기분을 회상하고, 그때 들었던 클래식을 들으며 그때의 나를 다시금 느껴본다. 내가 클래식을 분명 사랑하고 있음을 선명히 느끼게 해준 그 여행이, 정말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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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보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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