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뉴욕 디저트 여행

여행은 먹는 것이 8할이다.
글 입력 2019.09.15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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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각기 다른 여행의 방식이 있을 것이다. 휴양하듯 쉼과 햇볕 쐬기를 좋아하는 이도 있을 것이고 그 도시의 관광지를 모두 정복한 후해야 진정한 여행이라고 생각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다크투어리즘, 재난이나 역사적으로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났던 장소를 다니며 생각하는 여행을 떠나는 이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나에게 있어서 여행의 8할은 ‘먹을 것’이다. (나머지 2할은 날씨이다) 디저트와 커피를 두루 좋아하는 나는 밥 먹고 디저트 먹고 커피 마시고 또 밥 먹고 루틴을 반복했는데, 심지어 음주도 좋아하여 맥주도 빼놓지 않는다. 이런 내가 운좋게 6개월간 뉴욕에서 살게 되었고, 맨해튼 곳곳을 꽤 열심히 다녔다. 요즘 미국 생활이 그립기에, 뉴욕에서의 나를 반추하며 내가 추천하는 맨해튼의 디저트, 카페 스팟을 몇 가지 꼽아보았다.

 

첫 번째, 르방베이커리와 블루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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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방베이커리는 조그맣고 파아란 외관을 가지고 있다. 푸근한 할머니가 생각나는 이 공간은 조그맣기에 테이크 아웃이 제격이다. 혹은 바로 앞에 있는 파란 벤치에 앉아 먹고 가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워낙 인기 있기에 사람이 많아 빨리 자리를 뜨려다 맛을 다 느낄 수 없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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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메뉴는 4달러의 쿠키들. 찐한 초코를 맛보고 싶다면 다크초콜릿 칩 쿠키를, 고소한 맛을 원한다면 아몬드가 들어간 쿠키를 추천한다.


무슨 쿠키 하나에 5천 원이냐고 물어볼 수 있지만, 르방베이커리의 쿠키는 우리가 흔히 아는 그 쿠키가 아니다. 스콘의 바삭함과 고소함 그리고 특유의 쫀득함이 합해진, 내 손보다 큰 쿠키다. 엄청나게 크기 때문에 반은 받자마자 (또 뜨거울 때 먹어야 맛있다) 먹고 나머지 반은 여행하면서 당 떨어졌을 때 먹으면 그렇게 맛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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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방베이커리를 테이크 아웃하고 72번가의 블루보틀로 향하면 딱이다. 맨해튼 시티에는 수많은 블루보틀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제일 맛있었던 블루보틀은 72번가였다. 라떼의 풍미도 기가 막히고, 낮에 가면 창가에 들어오는 햇볕이 또 뉴욕 온 분위기를 잔뜩 느끼게 해준다. 추천 메뉴는 라떼 그리고 뉴올리언스 라떼.

 

두 번째는 라콜롬브. 맨해튼, 워싱턴 등 동부에 있는 카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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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메뉴는 드래프트 라떼. 블루보틀의 뉴올리언스라떼처럼 콜드브루 라떼인데, 부드러움이 기가 막히다. 드래프트라는 이름에 걸맞게 주문하면 바로 바리스타가 생맥주 뽑듯 라떼를 뽑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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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넘김이 좋고 조화로운 라떼. 라콜롬브 라는 카페명의 의미는 로고의 새가 비둘기 즉, 콜롬브라고 한다. 비둘기의 서식지인 맨해튼 시티에 참 어울린다.

 

세 번째는 츄로콘. 가게가 너무 조그마해 가게 언저리에서 한참 찾았다. 추로스 같은 빵이 아이스크림을 담는 그릇 역할을 하고 아이스크림과 갖가지 토핑들을 얹어주는 단순한 메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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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맛은 단순하지 않다. 아이스크림 맛이 깊이감이 있고 무엇보다 추로스 빵이 정말 촉촉한 레이어드 빵이라는 점이다. 비주얼이 엄청나기에 그 앞에서 먹고 있으면 지나가는 사람마다 아이스크림 맛있냐고 물어본다.


또 이 가게는 크로넛이 유명하다. 소호에 유명한 크로넛집도미니크 앙셀은 무조건 예약해야 먹을 수 있는데, 이를 놓쳤다면 츄로콘의 크로넛을 먹는 것도 좋을 터. 혹은 굳이 도미니크 앙셀을 가지 않고 먹을 만 하다. 그만큼 맛있다는 뜻이다.

 

네 번째는 스팟 디저트바. 스팟 디저트바가 위치한 이스트 32번가는 일본 가게들이 꽤 많다. 라멘집이나 유명한 디저트 집이 일본 풍인 경우가 많은데 더 스팟 디저트바가 일본인에 의해 세워진 공간은 아니지만 일본풍처럼 나무 목재로 인테리어 되어있고 음식도 꽤 정교하다. 추천하는 메뉴는 쿠키 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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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궈진 팬에 뜨거운 빵 그 위에 올라간 아이스크림 그리고 직원이 서빙해주면서 직접 부어주는 초콜릿까지 뜨차바촉(뜨겁고 차갑고 바삭하고 촉촉한)의 조화이다. 인스타그래머블한 메뉴라 초콜릿을 붓는 스토리까지 올리면 뉴욕 여행의 완성이다.

 

마지막은 뉴욕의 경리단길, 브루클린의 윌리엄스버그. 뉴욕 여행을 다녀오면 윌리엄스버그를 놓치기 쉬운데, 꼭 다녀오시길 추천하는 바이다. 이태원 경리단길만큼 힙스터의 성지이기 때문이다. 골목골목마다 내뿜는 에너지도 좋다. 시끄러운 맨해튼 시티와는 다른 한적한 힙함이다.


그 중에서도 Martha’s country bakery를 추천한다. 겹겹이 쌓여있는 베리 나폴레온 케이크는 한 입 먹고 감동의 눈물을 금치 못했다. 레이어드 된 빵의 바삭함과 커스터드 크림의 촉촉함 그리고 각종 베리 들이 총집합한 이 나폴레온은 이 집의 시그니처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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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과 함께 테라스 좌석에서 나폴레온 케이크를 먹으면 온 세상을 다 가진 느낌이었다. 한국에 돌아온 지 3개월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잊지 못한다.

 

미국의 한파는 이런 거구나 느낄 때쯤 뉴욕에 도착해 뉴욕의 여름을 보지 못한 채 돌아왔다. 미국 현대사 수업을 들을 때, 쉑쉑버거를 지나칠 때 미국 생활이 그립기도 하다. 타지에서 긴장을 놓치지 않으며 여행을 다니는 기분에서, 자연스럽게 지하철 노선을 찾으며 이방인이 아님을 증명했던 순간까지 생각나기도 한다.


이 글이 누군가에겐 여행의 정보가, 누군가에겐 여행하는 기분이 들었으면 좋겠다. 물론 나는 앞으로만 나아가는 시간에서 뒤처진 기억을 꺼내는 행복을 얻었고.

 

 



[유승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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