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2019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젠더x국가"

마를린 호리스의 작품과 함께
글 입력 2019.08.30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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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VIEW ***
제19회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마를린 호리스 감독의 '안토니아스 라인'


사진_NeMaF Poster.jpg
 



19회 서울국제뉴미디어 페스티벌


인권, 젠더, 예술감수성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디지털영화, 실험영화, 비디오아트, 대안영상 등으로 구성된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을 방문하게 되었다. TV나 인터넷에서 그동안 접하던 콘텐츠와는 조금 다른 콘텐츠를 접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기대감을 안고 서울아트시네마를 방문했다.



마를린 호리스 감독 회고전


감상한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마를린 호리스 감독의 <안토니아스 라인>이다. 이번 기회에 처음 알게 된 마를린 호리스 감독은 유럽 여성주의 대표감독으로 가부장 사회에서 여성과 남성 사이의 불평등에 주목하고 여성들의 연대 및 대안 공동체에 대한 쟁점을 꾸준히 제시해왔다.

<안토니아스 라인>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antonia's line) 안토니아라는 인물의 일대기와 함께 그가 속한 공동체의 이야기를 다룬다. 영화는 늙은 안토니아가 잠에서 일어나 자신의 죽음을 직감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자신의 죽음을 마을 사람 모두에게 알려야겠다고 다짐하면서 영화는 안토니아의 과거를 회상해 다시 보여준다.

2차 세계 대전이 끝난 직후, 안토니아는 어머니의 임종을 지키기 위해 딸 다니엘과 고향으로 돌아온다. 다니엘과 물려받은 밭을 가꾸며 삶을 꾸려나간다. 안토니아와 다니엘은 짖궂은 아이들에게 놀림받는 어리숙한 청년을 보듬어주는 등 마을에서 무시당하고 소외받던 이들에게도 손길을 건넨다.


안토니아스라인_스틸컷.jpg
 

"내 아들에게 엄마가 필요해"

"난 당신의 아들이 필요없는데"


<안토니아스 라인>은 성별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성역할을 인물에게 부여하지 않는다. 영화 속에서 안토니아의 남편, 즉 다니엘의 아빠는 끝까지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는 안토니아에게 장애물이 되지 않는다. 안토니아는 오히려 자신을 맘에 들어한 농부의 고백을 남편이 필요없다고 응수하기 때문이다.

이 장면에서 통쾌하면서도 1995년에 이런 내용을 담은 영화가 나왔다는 점에 놀랐던 것 같다. 오히려 성역할을 벗어난 순간, 농부와 안토니아는 누군가의 아빠나 엄마가 아닌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 진정한 사랑을 나누게 된다.



열린 공동체, 그리고 선택


안토니아의 마을에서는 그 누구에게도 강요하지 않는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아직까지도 여성에게 의무로 강요되는 부분이 영화에서는 선택권을 제공하고 있었다. 안토니아의 딸 다니엘은 마을에서 생활하다 문득 자신의 아이를 원한다.

다니엘에게 안토니아는 묻는다. "남편은 어떻게 하고?" 다니엘은 이렇게 말한다. "남편을 싫어요." 안토니아는 다니엘의 선택을 존중하고, 다니엘은 자신의 아이에게 유전자를 제공할 사람을 선택해 아이를 임신한다.

그렇게 태어난 다니엘의 딸 테레사가 성장해 아이를 임신했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임신한 것 같다는 테레사의 말에 안토니아는 "어떻게 할 거야?"라고 묻는다. 출산이나 출산으로 인한 감정을 여성에게 강요하거나 의무로 부과하지 않는 것이다.

<안토니아스 라인>은 안토니아, 안토니아의 딸 다니엘, 다니엘의 딸 테레사, 테레사의 딸 사라까지 총 4대의 이야기를 다룬다. 4대의 이야기가 다뤄지는 동안 너무나도 이상적인 공동체의 모습이 마치 어느 동화속에나 등장하는 판타지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영화 속 공동체의 모습은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공동체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도 성 고정관념에 차별받지 않는 공동체. 아직은 이상적이지만 앞으로 변화할 현실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정선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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