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노트] 무무 - 삶의 온전한 주인이 된다는 것

글 입력 2019.08.16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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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무

- 삶의 온전한 주인이 된다는 것 -



글 - 김수진 / 극단 시선 기획자



무무_포스터.jpg



타인이 아닌 나를 위한 첫 선택,

자유를 향한 한 남자의 첫 몸짓.



<무무>는 강아지 무무를 통해 사랑을 알게 되는 청각장애인이자 농아인 하인 게라심이 여지주의 권력과 횡포로 인해 가진 것을 잃어가는 이야기이다.


'무무'는 '첫사랑'으로 유명한 러시아 문호 이반 투르게네프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19세기 러시아 사회가 겪은 사회적 갈등과 심리를 섬세한 필치로 그려낸 이 소설은 러시아가 자랑하는 투르게네프의 숨겨진 명작이라 칭할정도로 걸작으로 손꼽힌다. 영국 작가 존 골즈워디(J.Galsworthy)는 <무무>를 19세기 세계 문학에서 세상에서 가장 슬프고 감동적인 이야기라고 극찬했다. 지금도 러시아의 초/중학교 교과서에 실려 있는 이 작품은 학생들로부터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투르게네프는 1852년에 이 작품을 완성했으나 러시아 농노의 비참한 운명을 노골적으로 그려냈다는 이유로 출판할 수가 없었다. 2년 후 러시아 동물학대방지협회는 <무무>의 주제가 혹사당하는 농노에 대한 동정이 아니라 학대받는 개에 관한 것이라는 다소 엉뚱한 청원을 올렸고, 검열관이 이 청원을 받아들여 이 작품은 어렵게 출판될 수 있었다.



14.JPG
연습 사진



<시놉시스>


여지주의 집에 하인으로 들어온 거구의 농아 게라심은 성실한 하인이자 범접하기 어려운 대상이다. 게라심은 하녀 타티아나를 좋아하지만 여지주와 집사인 카피톤의 모략으로 떠나보내고 대신 강아지 무무를 데려오게 된다.


게라심은 무무를 사랑해 잘 키우지만 자기 소유를 탐내는 여지주의 농간으로 무무를 더 이상 소유할 수 없게 된다. 게라심은 무무를 없애려는 집안 사람들의 계략으로부터 무무를 데리고 나와 스스로 물에 빠뜨린다.


게라심은 고향으로 돌아가 평생 사랑의 대상을 소유하지 않고 산다.



이 작품은 실제로 투르게네프 어머니의 영지에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쓰여진 것이다. <무무>에 등장하는 변덕스럽고 무자비한 여지주의 성격은 바로 투르게네프 자신의 어머니를 모델로 한 것이며 또한 여지주의 모습은 바로 농노 제도가 만들어낸 기형적이고 비인간적인 모습을 작가만의 기법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작품에 나오는 여지주의 권력은 근래 우리 사회의 모 재벌 일가의 횡포를, 갑과 을의 관계를 떠올리게끔 한다. 그들은 권력을 제멋대로 휘두른다. 그들이 사는 세계에서는 모든 것이 당연하다. 이들의 언어는 꽉 차있고 시끄럽고 폭력적이다.


좋아하는 것에 대한 순수한 끌림/생각/감정의 자유조차 허락되지 않는 공간에 살고 있는 하인 게라심의 이야기는 비단 소설 속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지금의 사회, 선택의 자유가 본인에게 달려있음에도 사회가 만들어낸 틀, 스스로가 만든 틀에 갇혀 방황하는 사회인들의 모습은 게라심이 벗어나고자 하는 곳과 다를바없다.


하지만, '벙어리 게라심과 강아지 무무'의 비언어 세계는 놀랄 만큼 아름다우며 경이롭다. 마음이 가는 대로 솔직하게 움직이는 게라심의 순수함과 그 순수함으로  만들어진 사랑과 우정, 좌절과 아픔, 그리고 자신만의 세상을 향해 커다란 발걸음을 내딛는 그만의 힘찬 언어세계를 담고 있다. 우리의 일상 언어들을 사용하지 않아도, 그들이 보여주는 몸짓 언어는 명확하며 즐겁고 섬세하며 깊다. 틀 안에서 벗어나고자 몸부림쳤던 게라심의 순수한 몸짓이 만들어낸 작은 날개짓은 커다란 자극과 울림이 되어 관객과 함께 할 것이다.


이번 2019 산울림 고전극장 마지막 작품으로 올라가는 <무무>는 소설의 원작을 연극화 작업하는 과정에서 신체언어를 통해 말 보다 강한 무대 언어를 통해 작품을 구현하려고 한다. '삶의 온전한 주인이 된다는 것', 온전한 나의 삶을 살기 위해 몸부리친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극장에서 많은 관객들과 함께하며 따듯하면서도 날카롭게 소통을 시도할 것이다.






무무

- 삶의 온전한 주인이 된다는 것 -



일자 : 2019.08.21 ~ 2019.09.01

시간
평일 8시
주말 3시
화요일 공연 없음

장소 : 소극장 산울림

티켓가격
전석 30,000원

주최/주관
아트판, 산울림소극장

관람연령
8세 이상 관람가능

공연시간
70분





극단 시선



극단 시선은 춤/음악/그림을 통해 시적/은유적/상징적/함축적 기호의 연극을 추구하는 집단이다. 배우의 시선, 관객의 시선, 연출의 시선이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무대 위에 삶의 축소판을 조형한다.


극단 시선은 배우의 몸을 무대언어화하기 위해 우리 춤과 소리, 움직임을 바탕으로 다양한 신체 메소드를 찾는다.


극단 시선은 인간과 삶, 역사와 사회에 대한 관점을 이야기하며 지속적인 실험을 통해 연극의 연극성, 연극다움을 모색한다.



[박형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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