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Hockney, 데이비드 호크니의 삶을 들여다보다 [영화]

글 입력 2019.08.08 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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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크니 아트웍 포스터 최종.jpg
 


호크니에 대해서


지금 미술계에서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작가는 단연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일 것이다. 작품 <예술가의 초상> 경매가가 1019억을 달성하며, 현존하는 가장 비싼 작가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는 그는 2019년 타임지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이며, 동시대 가장 아이코닉한 아티스트로 불리운다.


이러한 전세계적인 열풍에 더불어, 얼마 전 종료된 서울시립미술관의 데이비드 호크니전은 엄청난 관객수를 기록하며 그 인기를 증명했다. 전시 오프닝에서부터 굉장히 많은 대기표를 부여할 정도로 사람들의 관심이 몰렸고, 전시 기간 내내 사람들로 북적이며 많은 이슈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한국에서 호크니 전시가 개최되기 전에는 호크니의 존재에 대해 거의 모르고 있었다. 평소 미술관이나 전시회를 자주 다니기는 했지만, 이렇게 유명한 작가를 알지 못했다는 점이 의아했다. 왜 진작에 호크니에 대해 알지 못했을까 생각하면서 인터넷으로 그의 작품들을 찾아보았는데, 가장 처음 든 생각은 특정한 스타일이나 장르가 떠오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유명한 예술가들을 생각하면 그 작가만이 가지고 있는 뚜렷한 작품의 경향이 떠오르기 마련인데, 호크니는 그렇지 않았다. 궁금한 마음에 전시를 봐야겠다고 생각했고, 전시 관람 후 호크니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볼 수 있었던 다큐멘터리 영화도 관람할 기회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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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크니의 삶을 들여다보다



영화는 호크니의 젊은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다양한 영상들과 호크니를 둘러싼 사람들의 인터뷰로 구성되었다. 호크니의 삶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어떻게 그의 예술세계가 축적되어 갔는지에 대해 보여주면서,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주변 사람들의 생생한 증언과 인터뷰를 통해 ‘호크니’라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를 관람하면서 전반적으로 흥미롭게 보았던 점은 현존하는 작가답게, 영화 전체에서 호크니 본인의 영상이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는 점이다. 유년 시절에 살던 집의 영상과 사진들, 대학을 다니던 시절의 영상들, 금발머리를 하고 뿔테 안경을 쓰기 시작한 시절들, 미국 여행을 다니던 시절의 영상들 등 작가를 촬영한 정말 많은 영상들이 포함되었다.


마치 호크니라는 사람의 삶이 영화로 만들어질 것임을 미리 알고 있었던 듯, 현존하는 인물을 담은 영상이었지만 마치 기획된 영화를 촬영한 듯 흥미로웠다.




호크니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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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nry, 1988



영화를 보면서 와닿았던 것은, 호크니는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고 그 관계가 그의 예술 세계에 많은 원천이 되었다는 점이다. 영화에서는 여러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이들의 솔직한 인터뷰와 증언들 모두 그들이 호크니와 맺고 있던 중요한 관계들을 보여주었다.


그의 연인이었던 피터 슐레진저가 호크니의 작품세계에 주었던 영향은 호크니의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순간 중 하나이며, 이별 후의 <예술가의 초상>에서는 수영장 안의 인물과, 수영장 밖에서 그를 내려다보는 인물을 통해 그들의 멀어진 관계를 표현하기도 하였다.


영화에서는 메트로폴리탄 큐레이터였던 헨리 겔트잘러 역시 중요하게 다루어졌다. 일의 관계를 넘어 돈독한 우정을 보여주었던 그들의 관계에서 호크니의 예술은 많은 영향을 받는다. 헨리 겔트잘러는 호크니에게 작품의 아이디어를 제공하기도 하고, 어떤 작품은 가차없이 찢어버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며 그의 예술세계에 깊이 개입하였다.



14. _Mr and Mrs Clarke and Percy_ 1970-1971 Acrylic on canvas 84_ x 120_.jpg

Mr and Mrs Clarke with Percy, 1970-1971



전시를 통해서, 영화를 통해서 볼 수 있었던 호크니의 그림에서는 유명한 <나의 부모님>, <클라크 부부와 퍼시>를 비롯해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였다. 이러한 인물들의 그림에서는 인물들의 표정, 포즈와 더불어 디테일한 사물에 이르기까지 궁금증을 유발하는 모습으로 가득 차 있다. 그의 인물에 대한 세심한 관찰과 관심이, 관객에게도 오롯이 전달되는 듯하였다.




세상 밖에 나온 작가, 호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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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크니 전시를 보며 느꼈던 그의 장르와 표현방식에 구애받지 않는 작품들은, 영화를 통해 그 맥락에 대해 더욱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림은 우리로 하여금 세상을 볼 수 있게 만들어 준다”는 말을 남긴 호크니는 계속해서 변화하는 이 세상 속에서 하나의 스타일에 구속되지 않은 장르들을 추구해 나갔다. 회화 외에도 무대미술, 의상 디자인, 잡지 디자인, 영화감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면서 그의 영역을 넓혀 갔으며, 작품 역시 인상깊게 보았던 에칭 작품이었던 <난봉꾼의 행각>을 비롯하여 다양한 사진과 영상 작업들을 아우르고 있었다.


이러한 호크니의 예술세계와 삶을 하나하나 따라가 보니, 호크니는 혼자만의 세상에 갇힌 고독한 화가가 아닌, 외부세계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작가임을 많은 부분 느낄 수 있었다. 실물 크기의 작품을 제작해서 마치 작품 속에 들어가 있는 듯한 느낌을 전달하려 하는 등, 작품을 보는 관객들을 적극적으로 고려한 작가. 자신의 주변 사람들과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대해 귀를 기울이고 반응한 작가.


이제 만 82세의 작가인 호크니는 아이패드를 사용한 작품을 만들기도 하는 등, 아직까지도 그의 예술 세계를 확장시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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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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