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만 글을 쓰나요? 글쓰기가 두려운 그대에게

무라카미 하루키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글 입력 2019.06.2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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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때쯤, 철학이 무엇인가에 대해 들었던 교양 수업이 생각났다. 첫 수업에서 교수님은 철학은 질문이 중요한 학문이라고 말씀하셨다. ‘왜?’라고 되물어야 하는 학문이라고. 그래서 하나의 명제가 주어질 때에는 그 명제에 대해 ‘왜? 그 명제가 맞는다고 생각해?’라고 질문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나도 나에게 질문해보고자 한다.
     

나는 ‘글쓴이’ 인가?
   

답은 ‘아니다’이다.
   

나는 글쓴이가 아니다. 내가 쓴 글이라고는 진심이 담겨 있는 글인지 잘 모르겠는 수많은 과제들.


그래서 나는 이제 글쓴이가, 글 다운 글을 쓰는 자가 되어보려 한다. 제출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혀 쓰는 글이 아닌 나의 온전한 생각이 걸러진 ‘채’와 같은 글. 무라카미 하루키의 말처럼 글을 쓰는 사람, 소설가란 불필요한 것을 일부러 필요로 하는 인종이다. 하지만 그의 말을 빌리면, 글을 쓴다는 것은 그런 불필요한 면, 멀리 에둘러 가는 점에 진실, 진리가 잔뜩 잠재되어 있다는 것이다.
   

글을 쓰고자 하는 나의 욕구는 내 머릿속에 있는 생각의 생각을 정리하고, 꾹꾹 눌러 담음으로써 ‘유승아’라는 존재로서 의미를 내 가치를 생각해보자 함이다. 이 글이 불완전하더라도 나에게 잠재되어 있는 진실을 찾을 수 있는 기회이기를.
   

내가 진심으로 글을 쓴 적이 있었나 생각하던 중, 내 생각과 감정을 온전히 담았던 에세이 글이 생각났다. 미술관에서 전시를 관람하거나, 예술 콘텐츠와 관련된 것들에서 꼬리를 문 생각들을 적은 에세이 모음이었는데, 과제였지만 내심 그 글을 쓰는 순간, 순간은 내가 느꼈던 벅찬 감정을 다 담으려고 노력했다. 무언가를 보고 느끼고 작성하는 글의 소중함을 처음 느꼈다. 흘러가는 강물처럼 흘러가는 나의 생각을 떠나보내는 것이 참 아까운 일이었구나 생각했다. 그래서 글을 쓰고 싶었다.


그런 점에서 글쓰기는 나에게 ‘Epiphany’가 될 것이다. 어느 날 돌연 무언가가 눈앞에 쓱 나타나 그것에 의해 나의 삶이, 모든 것의 양상이 바뀌는 것. 사람들은 무언가가 터닝포인트가 되어 자신의 삶이 샤랄라 하게 바뀌길 기다리고 있지 않은가. 이 글을 읽는 당신 또한 하나의 터닝포인트로서 오늘부터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글로 써보는 건 어떨까.

 


[유승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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