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서울시극단 창작극 "함익" : 기존의 햄릿과 무엇이 다를까

글 입력 2019.04.02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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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초연을 올렸던 <함익>에 대해서는 얼핏 제목을 들었던 기억이 있다. 당시에는 지금만큼 공연을 많이 보던 시절은 아니라서 그냥 넘어갔었던 듯하다. 그 후 공연에 관심이 생기고, 배우뿐만 아니라 연출과 세세한 부분에도 관심을 갖게 되면서 김광보 연출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서 궁금해진 작품이다.

무려 3년 만에 극이 다시 돌아온다. 그 당시에도 햄릿을 새롭게 해석해낸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었다. 셰익스피어, 햄릿. 현재까지도 수도 없이, 수많은 버전으로 공연되는 작품이다. <함익>은 그 수많은 햄릿을 모티브로 한 작품들 사이에 어떤 특별한 점이 있어서 주목받고, 3년 만에 다시 올라올 수 있었을까. 3년 전과는 또 달라진 사회에 시사하는 점은 무엇일까?



줄리엣을 꿈꾸는 햄릿, 함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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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올 법한 말도 안 되는 사랑 이야기를 꿈꿀 것이다. 그 말도 안 되는 로맨틱한 사랑 이야기의 대표 주자가 바로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하지만 함익의 인생은, 안타깝게도 햄릿과 맞닿아 있다. 재벌 집안에서 태어나 남부러울 것 없이 자라온 것처럼 보이지만, 자살한 어머니가 아버지와 계모에 의해 살해되었다고 여기며 20년간 복수의 칼을 갈며 살아왔다.

정신적으로 병들고 고립된 함익이 자유로워지는 순간은 바로 내면의 분신인 '익'을 만날 때이다. 극적인 요소로 내면의 분신이 등장하는 것이긴 하지만, 사실 일종의 정신병인 것이다. 그렇게 정상적인 관계를 맺는 것에 어려움이 있는 여성 앞에, 열정적인 청년 연우가 나타난다. 이 둘의 만남은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관계가 되긴 어려워 보이지만 그럼에도 함익은 사랑을 갈구하게 되고 줄리엣을 꿈꾸게 된다.

사실 모티브를 햄릿에서 따온 것이긴 하지만, 원작 햄릿과 연결되는 설정은 함익의 가정 환경 정도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 극이 어떻게 진행될지 더욱 예측할 수 없고, 주목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왜 여자 햄릿이었을까

초연 당시 김은성 작가는 햄릿을 각색하면서, 햄릿의 심리에 주목했다고 한다. 섬세한 심리 묘사를 나타내기에 여성 화자가 적합하다고 여긴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2016년에서 2019년으로 넘어오면서 더 주목받기에 좋은 설정이 되었다.

3년 전보다 지금은 여성 서사에 더욱 관심이 커졌다. 그렇기 때문에 3년 전과 달라진 면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초연을 보지 못해서 그 점을 알 수 없는 것은 아쉽다.

어쨌든, 여성이 어머니의 원수를 갚을 복수와 자신의 새로운 삶을 위한 사랑을 꿈꾸는 이야기가 다시 올라올 수 있다는 것 역시 <함익>의 재연이 우리 사회에 생긴 변화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외로움과 싸우는 현대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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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은 결국 우리의 삶을 담아내는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터무니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되도 관객들이 극에 몰입할 수 있는 이유는 자신의 삶이나 살아가고 있는 사회와 어딘가 닮아있기 때문이다. 정말 말도 안 되게 완벽히 동떨어진 이야기라면 우리는 공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창작극 <함익>은 고독한 현대인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초연 당시 김은성 작가가 이야기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초연이 올라왔을 때보다 우리 사회는 더욱 각박해졌다고 생각한다. 쉽게 만나고 헤어질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살아가지만 외롭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매체에서는 허구한날 '연애'와 관련된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SNS의 세계에 갇혀 사회에서 관계를 맺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다. 우리도 어쩌면 '함익' 중 한 명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함익>의 결말은 비극일지, <함익>만의 새로운 현대적인 결말을 그려냈을지 더욱 기대가 된다.





함익
- 서울시극단 정기공연 -


일자 : 2019.04.12 ~ 04.28

시간
평일 오후 8시
토 오후 3시, 오후 7시
일 오후 3시
(월 공연없음)

장소 :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티켓가격
R석 50,000원
S석 30,000원
A석 20,000원

주최
(재)세종문화회관

주관
서울시극단

관람연령
만 13세이상

공연시간
100분



[박희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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