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마음을 데우고 싶을 때 보는 에세이 _ <영화의 심장소리II, 영화 속 사랑과 인생 이야기> [도서]

글 입력 2019.02.27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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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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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전구를 갈아 끼우는 일은 사람들에게 빛을 가져다주는 일”



캐나다 영화 <앙리 앙리>의 주인공 앙리는 자신의 직업에 대해 위와 같이 말한다. 저자는 이처럼 자기의 일에 대한 사명감이야말로 행복한 삶의 지름길이라고 말한다.

 

<앙리 앙리>를 본 적은 없다. 그러나 저 말을 읽었을 때 무언가가 쿵 하고 울렸다. 하는 일에 대해 아무 생각 없이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나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관점의 차이가 제일 중요했던 것이었다.

 

<영화 속 사랑과 인생 이야기 – 영화의 심장 소리II>는 마음이 따뜻해지고 생각지 못했던 방향으로 재고할 수 있었던 영화 에세이였다. 저자의 시선은 무척 따뜻하다. 좋은 영화를 통해 인간의 아픈 내면을 고찰하고 치유할 수 있는 심장 소리를 들려준다. 그 영화를 보지 않았어도 저자의 말을 통해 치유를 경험할 수 있었다.



 

가장 빛나고 행복한 시절, 화양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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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화양연화>에서 두 주인공은 서로를 사랑하지만 결국 이루어지지 못하고 이별한다. 그리고 영화 후반부에서 알 수 있듯 서로 과거를 그리워하며 살아간다. 이들의 사랑이 만약 이루어졌다면 어땠을까? 저자는 그들이 이루어진 후의 미래가 어떻게 되었을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그 시절을 그토록 가슴 저리고 아름답게 기억하지는 않을 것이라 말한다. 바로 곁에 있는 이는 더 이상 그리움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무언가를 이루게 되면, 그것이 별 게 아님을 알고 또 다른 것을 찾아 헤맨다.



고등학교 시절, 무척 싫어했던 말이 있었다.


‘수능도 시간이 흐르면 별거 아니야. 그때를 돌아보면 오히려 그립기도 해. 수능 그 이후가 더 힘든 삶이야.’


그 사람들은 지나왔으니 그렇게 말할 수 있다, 라고 나는 생각했다. 그 말을 듣는 나 자신은 현재 그 상황에 있었기에 오히려 놀리는 말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큰 시험을 격려하는 의미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사람에게는 이미 지나간 시간이라는 것에 질투를 느꼈던 것 같다.

 

그런데 정말로 그 시간을 지나니 더는 수능이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리고 또 다른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그를 대신했다. 이미 지나가고 이뤄서 그런 것일까? 자세히 기억할수록 끔찍함에도 불구하고 가끔 그때가 무척 그립다.

 

위의 말처럼 무언가를 이뤘기에 별 게 아님이 되었다. 그리고 다른 것을 찾아 헤맸다. 그 이후 이루지 못한 것들이 생겨났고 정말 미련이 남았다. 그것이 발목을 잡을 정도로 말이다. 과거 속 화양연화를 계속 그리워하는 것은 정말 위험하다. 시간이 지나도 그 과거가 영원히 안 잊힐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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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생각해보면 그 과거의 미련은 별 게 아닐 수 있다. <화양연화> 속 두 주인공이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서로 애틋한 것으로 생각한다. 영화 <우리도 사랑일까>의 주인공 마고처럼 말이다. 마고는 남편이 있음에도 또 다른 강렬한 사랑을 선택한다. 그리고 그 강렬한 사랑이 막상 일상이 되자 마고는 자신의 선택에 후회하며 전남편을 그리워한다. 이루지 못했다는 상황적 특수성 때문에 그 과거가 대단해 보이는 것이지, 그것 자체는 그렇게까지 대단한 것이 아니었을 수 있다.

 

과거에 놓쳤던 것들만 생각하다 보면 그 그리움에 잠겨 더 나아가지 못한다. 눈앞에 있는 화양연화를 과거의 화양연화에 사로잡혀 보지도 못하는 것 같기도 하다. 사실 현실로 그것을 마주했다면 별 게 아닐 확률도 높다. 작가의 말처럼 “오늘은 그저 담담하게 또 하루를 살면 되는 것이다.”




마무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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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영화의 감상을 자신의 일상과 엮어 에세이를 풀어나갔다. 그리고 그 일화들 속에서 과연 나는 어땠는지 고민하고 성찰할 수 있었다. 인생에서 나는 무엇을 중요시하는지, 과거에 나는 어땠는지 돌아보면서 마음을 보듬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심리상담가의 글이어서 그런가. 읽는 동안 누군가 쓰다듬어주고 너덜너덜해진 마음을 다시 꿰매주는 것 같았다.



[연승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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