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강추하는 동화같은 소설, 고아이야기

팜 제노프 작가의 고아이야기.
글 입력 2019.02.06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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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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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 제노프 작가의 고아이야기.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시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하는 소설로 독일군인들의 감시를 피해 힘겹게 삶을 이어가는 두 여성의 이야기이다.


노아와 아스트리드라고 하는 두 여성의 시선을 오가며 심리를 묘사하는 작가의 필력과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전개력에 빠져서 책이 꽤 두꺼운데도 멈출틈없이 단숨에 읽어버렸다. 이 책이 왜 베스트셀러인지 이해가 되었다.






이 작품은 제2차 세계대전 동안 실제 사건들을 참조하여 만들어진 팩션이다. 완전히 실제는 아니지만, 마치 하늘의 반짝이는 별들을 이어, 우리에게 말을 건네는 신화속 인물들을 만들어내듯이, 독자들에게 그 당시 힘겨운 사람들의 삶을 생생하게 경험하게 해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로 정말 많은 것이 바뀌었다. (바뀌었다고 한다.) 그때 많은 사람들이 경험했던 것은 이웃때문에 내 가족이 죽었고, 나때문에 죄없는 이웃이 죽었다는 충격이었다. 사람들은 인간과 인간의 자기통제력의 한계를 경험한 듯이 충격에 빠졌고 깊은 절망과 체념속에 빠졌다. 수많은 예술작품들도 그런 감정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기존의 예술이 가져다주는 기쁨에 의문을 던지면서 끝없는 자기부정에 빠지는 작가들도 많았다. 마치 계속해서 찾아오는 악몽처럼 전쟁경험은 우리를 찾아온다. 상황이 조금만 뒤틀려도 우리모두의 의지와 성찰는 아무런 상관없이 무자비한 폭력이 시작될지도 모른다는 원인모를 불안감이 들기도 한다.


전쟁은 끝났지만, 사람들의 마음속의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우리는 예전처럼(그 예전이 언제인지도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마 유전자속에는 각인되어 있을 것같다) 주변사람들을 믿지 않는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관계는 버려지고 존재는 지워진다. 순수하지 않은 목적으로 우리의 사생활이 감시당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심지어 요즘은 그것이 가족이나 친구, 연인일수도 있다는 실화가 도시속 전설처럼 떠다니면서 우리를 실제적인 공포감속으로 밀어넣고 일상을 사로잡는다.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사람들은 모두 고아가 되어가고 있다.






피터 서커스라는 공연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지금의 영화처럼 즐거움을 전달해주는 오락거리로 기능하였다. 제2차 세계대전 이전의 시기에 미국의 서커스공연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이끈 바넘의 이야기가 최근 영화로 제작되기도 하였다. 진짜 얼굴을 지우고 우스꽝스러운 화장을 하고는 엉뚱한 말을 무대위에서 내뱉거나 신기한 기예를 보여주는 서커스 단원들은 답답한 현실에 잠시나마 숨통을 트이게 해주는 역할을 했을것같다. 어차피 농담인데, 어차피 공연일 뿐인데라며 그들이 내뱉는 말들은 날카롭게 현실의 모순을 지적하기도 한다. 아스트리드의 연인, 피터가 그렇다.


루크 떠돌이 서커스 공연단원들은 무대위에서는 선망의 대상이지만 실제 거리에서는 비웃음의 대상이다. 현실에 속하지 않는 사람들, 현실의 법칙에서 벗어난 떠돌이 삶을 사는 사람들. 노아가 공연을 위해 프랑스의 한 도시에 잠시 머물며 거리를 걸을때 한 젊은 여성이 자신의 아이들에게 저런 사람 옆에는 가지 말라고 말한다. 그때 그런 그녀를 감싸주는 남성이 나타난다. 바로 루크이다.


노아 루크는 길거리에서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복장을 하고 있는 노아를 보고 이끌리듯이 그녀를 감싼다. 하지만 그들의 사랑은 축복받을 수 없는 사랑일 것이고 이해받을수 없는 사랑일 것이다. 노아도 머리로는 그를 부정한다. 루크가 나타나고 나서 노아주변에서 일어나는 불미스러운 사건들은 정황상 모두 루크가 원인일수도 있다는 설명과 딱 들어 맞는다. 루크도 그녀에게 이끌리면서 이런 이끌림을 설명할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아버지와 노아 사이에서 고통스럽게 갈등한다. 나는 속고 있나? 속지 않고 있나? 그들의 고민에는 답이 없다.


아스트리드 이런 정치적인 상황속에서 가족으로부터 버림받고 현실에서 버림받으며 힘겹게 삶을 이어나가는 노아와 아스트리드는 서커스단 내에서는 경쟁관계이면서도 가족보다 더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게 된다. 그들은 우연인지 필연인지 알수 없는 원인으로 서커스단에서 만나게 되었고, 서로의 운명이 닮아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서로를 알아보고 우정을 나누는 과정이 감동스럽기도 했다.


노이호프 노이호프씨가 처음 길거리에 쓰러져 있는 노아를 서커스단으로 데려와서 공중곡예사로 훈련시키라고 했을때 노이호프씨의 생각을 알수 있을것같다. 그는 노아가 현실속에서 버려진 사람이고, 그렇기 때문에 놓쳐버린 현실을 움켜잡듯이 서커스의 그네를 쉽게 놓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노이호프는 전쟁의 현실에서 버려지고 죽임을 피해다니는 사람들에게 서커스공연이라는 제2의 현실을 만들어주는 사람이었다. 제 2차 세계대전동안에 그런 용기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됐을까. 마음이 아팠다.


사랑과 우정 어쩌면 제2차 세계대전의 배경으로 우정과 사랑을 나누는 두 주인공을 다룬 이 책은 동화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들이 삶에서 버려지고 독일군의 시선을 피해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면서도 어김없이 우정과 사랑을 알아보고 어렵게 확신에 도달하는 모습때문이다. 마지막에는 눈물이 났다.


우리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도 충분히 이 책의 두 주인공의 삶에 공감할수 있고 또한 그러면서 위안 받을수 있다. 우리도 매일매일 우리에게 주어지는 현실을 의심하며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어딘가에 진실이 마치 동화속 이야기처럼 존재할거라고 믿으면서 살아가고 있기때문이다. 사람들이 왜 이 책을 좋아하는지 이유를 알수 있을것 같다. 아무것도 믿기 힘든 순간, 우리는 무언가라도 믿기를 선택한다. 하지만 가끔은 사람들이 점점 진실찾기에 지쳐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도서 정보

제목: 고아 이야기
(원제: The Orphan’s Tale)
분류: 소설 / 외국소설 / 미국소설
지은이: 팜 제노프(Pam Jenoff)
옮긴이: 정윤희
출판사: 도서출판 잔
발행일: 2018년 11월 12일
판형: 130×195(mm) / 페이퍼백
페이지: 504쪽
정가: 14,800원
ISBN: 979-11-965176-0-1 03840
CIP제어번호: CIP2018034684



[보라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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