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파괴로부터 창조에 이르는 길 <피카소와 큐비즘> 展

(~03.31) <피카소와 큐비즘> in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글 입력 2019.01.21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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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IVIEW



피카소와큐비즘_포스터.jpg
 


피카소와 큐비즘

(PICASSO&CUBISM)


2018. 12. 28 ~ 2019. 03. 31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큐비즘을 만나기 전에



토마스 쿤의 패러다임이 그러하듯, 예술 또한 이와 같은 맥락에서 발전해가는 것만 같다. 태초에 ‘탄생’은 없었고 오직 ‘파괴’만이 존재했다. 모두가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존재지만, 예술은 죽음으로부터 비롯된다. 무던한 판에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이제껏 상상하지 못한 붕괴로부터다.

 

서양 미술사의 흐름에서 가장 큰 변화는 ‘르네상스’다. 고대 그리스 로마 문명의 부흥을 꿈꾼 르네상스는 원근법을 발견함과 동시에 발명하여 회화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과거로부터 새로운 것을 찾아 나선 르네상스의 인본주의 정신은 약 500년간 이어져왔다. 500년 뒤에는 르네상스만큼 강력한 변화가 한 번 더 찾아온다. 바로 입체파의 등장이다.

 

입체파의 시작은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Les Demoiselles d'Avignon, 1907)이다. 오늘을 살아가는 입장에서 이 작품은 고전으로 다가오지만, 당시 화랑에는 충격 그 자체였을 것이다. 작품에는 예술표현의 형식적 표현방식은 온데간데없고 받아들이는 이의 시선으로 인해 재편된 이미지만 존재할 뿐이다. 이렇듯 입체주의는 눈에 보이는 대로 그리기를 고수해왔던 전통회화를 탈피하여 복합적인 화면 분할과 조합을 통해 인간의 내면세계에 있는 이미지를 포착하기 시작하였다.

  



큐비즘의 등장, 예술에 대한 새로운 시선



비가시적인 것을 표현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같은 현상이 있다 하더라도 받아들이는 이의 감각과 경험에 의해서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혜성처럼 등장한 피카소는 현상이 전해지는 순간을 포착했다. 그가 포착한 것은 그의 내면세계로 깊게 파고 들어가는 이미지의 잔상이었을 것이며, 그는 추상적인 표현을 통해서 그 순간을 잡고자 했다. 비단 이것은 피카소만의 고민은 아니었다. 당시 프랑스 화랑은 사실적인 모사를 과감히 파괴하는데 주력을 다했으며, 획기적인 표현을 통해 기존의 관습으로부터 달아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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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blo Picasso, La Danse, 1975
© 2018 – Succession Pablo Picasso – SACK (Korea)


그럼에도 큐비즘은 여전히 낯설다. 단번에 와 닿지 않아서, 봐도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아서...등등 다양한 이유로 입체주의에 대한 어색함이 존재한다. 가령 피카소를 떠올려야 겨우 입체주의의 느낌을 생각할 수 있는것처럼, 입체주의란 여전히 멀게만 느껴지는 장르 중 하나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가장 가까이 있는 미술의 사조이기도 하다. 큐비즘을 이해할 수 있다면 다양한 변화와 파괴, 혼합을 가능케 하는 포스트 모더니즘의 흐름도 어렴풋이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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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rnand Léger, Contrastes de formes, 1918
© Musée d'art moderne de la Ville de Paris



피카소하면 떠오르는 자연스러운 잔상을 입체주의 전반으로 넓혀보는 건 어떨까. 예술의 전당에서 개최되고 있는 <피카소와 큐비즘>展을 통해서 입체주의 전반에 대한 이해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피카소가 전시 명에 우선한다지만, 전시는 전반적으로 입체주의 그 자체에 집중한다. 입체주의가 여전히 낯설고 멀게만 느껴진다면 이번 전시를 통해서 입체주의의 등장과 화풍을 전반적으로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세잔, 피카소, 브라크 등 입체주의 대가를 한 곳에서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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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blo Picasso, Tête d’homme, 1912
© 2018 – Succession Pablo Picasso – SACK (Korea)



입체주의는 19세기 말 프랑스에 유입된 아프리카 원시미술과 후기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폴 세잔에서 그 연원을 찾을 수 있다. 아프리카의 이름 모를 부족의 조각상을 보며 낯선 느낌을 받고, 폴 세잔의 파격을 보면서 신선함을 느낀 이들이다. 이후 피카소와 브라크를 대표로 전개되는 입체주의는 1907년부터 1918년까지 전개된다. 등장은 짧았지만 이후 1930년에도 여전히 영향을 미치며 입체주의를 응용 발전시킨 이들이 계속해서 등장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입체주의를 대표하는 20여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 총 90여점의 작품으로 구성된 전시에서 입체주의 화가의 작품을 골고루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입체주의 하면 피카소에서 멈췄던 기존의 시선을 확장시킬 수 있는 기회로 다가온다. 세잔, 피카소, 브라크 등 당시 입체주의의 등장과 발전을 알린 이들의 작품을 보면서 입체주의의 특징과 그것이 주는 느낌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지금 입체주의를 만나는 이유



입체주의는 종말로부터 탄생을 알렸다. 기존의 섭리와는 다르게 변형도, 모방도 아닌 파괴로부터 등장을 고한 것이다. 전통 규범에 구애받지 않는 입체주의는 추상미술의 탄생의 길을 열었으며 이후 등장하는 20세기의 예술에 근간이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입체주의는 낯설고 쉽게 와 닿지 않는다. 그것은 입체주의에 대한 온전한 이해의 부족일 수도, 자주 마주하지 않은 까닭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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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튈르리 살롱 장식 초대형 작품 설치장면


따라서 지금 <피카소와 큐비즘>이 전하는 바는 입체주의에 대한 정면 돌파다. 온전한 이해 없이 현상을 마주한다면 그것은 굴절되기 마련이다. 파괴로부터 창조로 나아가는 입체주의를 그대로 접할 수 있는 <피카소와 큐비즘>이다. 이를 통해서 21세기의 각종 현상과 흐름의 원류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피카소와 큐비즘> 전시 구성



입체주의의 탄생과 소멸에 이르는 연대기적 전시구성


Ⅰ. 입체주의의 기원, 세잔과 원시미술

파리시립미술관 소장 아프리카 원시 조각품을 통해 입체파 태동의 기원과 국립이스라엘미술관 소장 세잔의 풍경화를 통해 왜 세잔이 근대 미술의 아버지이자 입체파 탄생의 밑거름이 되었는지 살펴볼 수 있다.


Ⅱ. 입체주의의 발명, 피카소와 브라크

서양미술사의 보편적 서술에 따라 피카소와 브라크를 입체주의의 발명가로 동등하게 인지하며, 1907년에서 1918년에 이르는 초기입체주의 회화의 탄생과 발전과정을 두 선구자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보며 흐름을 파악한다.


Ⅲ. 섹세옹도르(황금분할)과 들로네이의 오르피즘

기하학의 완벽한 대칭을 의미하는 고대 황금분할법을 예술에 접목시키려 했던 예술운동 그룹 섹세옹도르를 통해 1920년대 말까지 지속되었던 후기 입체주의와 화가들은 만나본다.


Ⅳ. 1,2차 세계대전 사이의 입체주의

제 1차 세계대전이후 침울한 분위기로 가라앉은 예술계는 입체주의의 종말을 알리는 듯 했다. 전쟁 이후 예술가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작업을 재개했고, 많은 예술가들은 고전주의에 대한 찬사를 통해 전쟁으로 무너진 국가의 위계와 질서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새로이 등장한 입체파 화가들(레제, 들로네, 마르쿠시 등)은 입체파가 남긴 깨달음을 간직한채 자신들의 직관과 시대의 흐름에 귀기울이며 새로운 활로를 찾아나갔다.


Ⅴ. 대형장식화 1937년-1938년

후기 입체주의 운동에 가담한 레제와 들로네는 입체파 회화의 정점을 찍은 화가들이다. 회화에 기하학적 공식을 도입한 이들은 화면 구성에 황금분할법을 이용하고 야수주의적 채색을 통해 추상회화의 탄생과 발전에 기여했다.




<피카소와 큐비즘> 전시 정보




전시명

피카소와 큐비즘(PICASSO & CUBISIM)

-파리 시립미술관 소장 걸작선-


전시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층


기간

2018년 12월 28일 - 2019년 3월 31일(일)

매주 마지막 주 월요일 휴관


관람시간

2월까지 11:00-19:00

3월부터 11:00-20:00

(관람시간 40분 전 입장 마감)


전시 작품 수

진품유화 90여점(20여 작가)


작품대여미술관

파리시립미술관, 국립이스라엘 미술관


관람요금

성인 15,000원 

청소년&65세이상 12,000원

어린이(만7-12세) 10,000원

특별할인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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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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