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세상에 던져진 사람들의 이야기, 고아 이야기

글 입력 2019.01.14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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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
세상에 던져진 사람들의 이야기
고아 이야기


존재는 외롭다. 빈공간을 채우기 위해 다른 사람을 들이기도 하지만, 고독과 공포는 그 스스로가 이겨내야한다. 사랑은 불어넣고 채워넣는 경험이기에 우리 삶의 본질을 잊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존재의 무게는 그 스스로가 이겨내야 한다. 우리는 그 후에 찾아온 사람과 사랑보다 더 깊은 연대를 만들 수 있다. 기본적으로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는 둘이 만나 서는 게 아니라. 홀로 선 둘이 만나 서는 것이라하지 않았는가.

 

<고아 이야기>는 삶에 던져진 모든 단독자들을 위한 책이다. 우리는 모두 부모님의 몸에서 발생했지만, 탯줄이 잘리고 밖에 던져진 이후부터는 단독자가 된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는 고아라고 할 수 있다. 부모님이 있고 없고의 이야기가 아니다. 자아를 끌어안을 수 있는 것은 자신 뿐이라는 의미다. 이 책에는 외로운 사람들이 등장한다. 아무것도 보장해주지 않는 삶의 격동에서 그들은 그들 나름의 삶의 원칙을 세우기 위해서 노력한다. 그들의 상황은 분명 우리들보다 훨씬 비참해보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와 완전히 다른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그런것처럼, 그들도 외로움과 싸우고 희망을 꿈꾼다. 우리는 그들과 같이 배를 곪고 생존을 위해 장대를 뛰어내리지는 않지만, 그들의 처절함과 닮은 부분을 조금씩 갖고 있다. 이 점이 이 잔잔한 책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다.



“야드바셈기념관에서에서 자료 조사를 하다 접한 ‘이름 없는 아이들’과 유대인을 보호한 서커스단의 이야기가 서로 다른 부분에서 제 호기심을 자극했어요. 자기 이름도 알지 못하는 어린 나이에 부모 품에서 떨어져 수용소로 끌려갔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가슴이 찢어질 정도로 아팠어요. 그 아이들의 가족은 어떤 심정일지 궁금해졌지요. 머릿속에 떠올리는 것만도 힘든 일이었지만 그 이야기를 그대로 모른 척할 수 없었어요.”

- 작가 인터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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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주인공인 열여섯 살 노아는 독일 군인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이유로 집에서 쫓겨나고, 아이를 출산하자마자 순수 아리아인의 혈통이라는 이유로 독일 군대에 빼앗겼다. 그는 그 후 조그만 기차역에서 청소부로 일하며 근근이 생계를 이어 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갓난아이를 가득 실은 유개화차를 발견하고 나치에게 빼앗긴 자신의 아들을 떠올린다. 결국 유개화차에 있는 아이 중 하나를 안고 눈 덮인 숲으로 도망치면서 그녀의 인생은 다음 페이즈로 넘어가게된다.

 

눈 속에서 아이와 함께 죽을 고비를 넘긴 노아는 독일 서커스단에 거처를 마련하고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공중곡예를 배운다. 그녀를 못마땅하게 바라보는 서커스단의 주연 곡예사 아스트리드의 반감에도 굴하지 않고 버티며 조금씩 서로에 대해 알아 간다. 사연은 다르지만 사랑하는 남자에게 버림받고 가족을 잃어버린 두 여성은 2차 세계대전의 격랑 속에서 서로에게 기대게 된다.

 

두 여성의 연대라는 점에서 <천개의 찬란한 태양>이 떠오른다. 시대 속에서 불타오르는 인간성과 연대는 언제건 좋은 이야기거리가 된다. 서커스 천막 밖에서 포탄 냄새가 나도 장대에서 멀리 뛰어들 수 있는 곡예사들은 자유롭고 아름답다. 시대의 암울함은 인간의 찬란함을 더 밝게 보이게 만들 뿐이다. 역사를 단순히 재현하지 않고, 그들의 심리를 세밀하게 서술함으로써 이 소설은 성장소설의 성격을 띈다.

 

<고아 이야기>는 제2차 세계대전 배경의 소설을 발표해 이미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로 명성을 떨치는 팜 제노프의 국내 첫 출간 소설이다. 2017년 미국에서 이 책이 출간된 이후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및 굿리즈 역사소설분야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유명 인사와 매스컴이 앞 다투어 호평을 쏟아 낼 만큼 해외에서는 그 명성을 인정받았다.

 

떠다니는 영상에는 소음과 자극이 가득하다. 이런 세상 속에서 <고아 이야기>는 별다른 매력이 없어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세상일수록, 보이지 않은 이야기는 더 은은하게 빛나는 법이다. 그녀들의 우정을 함께 들추길 바라면서, 글을 마친다.

 


나도 그랬다. 나를 낳아 준 아빠에게 비참히 내쫓긴 후에도 이른 아침이면 아빠의 휘파람 소리를 들으며 단둘이 갓 구운 빵을 사러 시내로 나가던 일을 떠올리곤 했으니까. 아빠는 내가 먹을 크루아상을 따로 사 주곤 했다. 나는 여전히 그때 그 어린 소녀였다. 대체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301p

막상 공터에 도착하고 나서도 우리는 기차로 돌아가지 않고 부모 없는 아이들처럼 뒤뜰 근처를 서성거렸다. -393p

예전에는 공중그네 손잡이를 예술가의 손길로 가볍게 붙잡았다면, 이제는 마치 생명줄이라도 되는 것처럼 단단히 붙잡고 있었다. -428p

 

오래전 기억을 머릿속에서 밀어내며 다시 한번 공중으로 몸을 날렸다. 이제 나에게 남은 건 아무것도 없었다. 점프해. 그리고 모든 걸 털어 버리자. -43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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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정보​


제목: 고아 이야기(원제: The Orphan’s Tale)

분류: 소설 / 외국소설 / 미국소설

지은이: 팜 제노프(Pam Jenoff)

옮긴이: 정윤희

출판사: 도서출판 잔

발행일: 2018년 11월 12일

판형: 130×195(mm) / 페이퍼백

페이지: 504쪽

정가: 14,800원

ISBN: 979-11-965176-0-1 03840

CIP제어번호: CIP20180346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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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진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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