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ART와 LIFE의 관계

<키스해링: 모두를 위한 예술을 꿈꾸다>
글 입력 2019.01.08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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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해링 Keith Haring, <빛나는 아기 Radiant Baby>, 1990


예술이 삶과 얼마나 깊은 관계가 있을까?


한때, 그리고 여전히 지금도 나는 이 관계가 한쪽에 치우쳐 있음을 느끼곤 한다. 예술은 분명 삶 없이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삶은? 삶에서 예술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그만큼 확언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은 삶에, 이 세상에 영향을 준다. 솔직하게 말해서 나는 미술을 처음 배우기 시작할 즈음, 팝아트를 조금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너무 가볍고', '누구나 할 수 있어'서 말이다. 마치 1939년 클레멘트 그린버그가 대중문화와 키치를 강력히 공격했던 것처럼, 예술은 여전히 소수의 문화, 전통과 권위를 가진 문화여야 한다는 고지식한 사고방식이 나를 둘러싸고 있었다. 이미 현대 미술에서는 이러한 경계가 허물어져 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하지만 팝아트가 비난받은 이유들은 거꾸로 장점이 될 수 있다. 지루한 틀을 벗어나 '왜 예술이 무겁고 진중해야만 하지?', '왜 예술은 소수만 즐겨도 괜찮다고 생각하지?'라는 생각을 열기 시작하면, 이것이 바로 삶에 가까운 예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익숙하고 재미있다는 점은 충분히 작품의 장점이 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시를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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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해링 Keith Haring, <회상 Retrospect>, 1989
 


미술에 문외한인 사람이더라도 이것 또는 비슷한 그림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매직으로 쭉쭉 그려낸 낙서처럼 간단하면서도 들썩이는 그림, 이 경쾌함은 누군가의 핸드폰 케이스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데, 작품의 가격은 그다지 경쾌하지 않다.


현대 미술을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는 우리가 이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온갖 이상하고 해괴한 작품들을 접했고 당연하게 여기다 보니 그다지 흥미로워 보이지도 않고, 새롭지 않은 것이다. <모나리자>도 마찬가지이다. 인터넷 검색창에 '모나리자'라고 치기만 해도 언제든지 작품 사진을 볼 수 있고, 위키피디아에서는 7479 x 11146 픽셀이라는 어마어마한 고해상도의 사진을 지원한다. 원한다면 모나리자가 그려진 컵을 살 수도 있고, 프린트된 그림을 내 방에 걸 수도 있으며, 티셔츠로 입고 다닐 수도 있다. 이 모든 게 복제가 가능해진 이후의 일이고, 이것은 팝아트냐, 르네상스냐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문제는 사진의 발명이다. 눈과 손보다 훨씬 정확히 순간을 포착해 고스란히 담아내는 사진이 생긴 뒤로, 화가는 굳이 대상을 '그대로' 재현할 필요가 없어졌다. 쉽고 간편한 다른 방법이 있으니까. 또한 컴퓨터와 인터넷,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누구나 미술(또는 미술 비슷한 것)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이들은 일부 미술의 자리를 뺏어갔지만, 미술은 이들을 훨씬 잘 이용했다. 벤야민은 복제 기술에 의해 미술에서 원본성, 진본성이 사라지게 되었다고 설명하지만, 현대의 극심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그마저도 팔아치운다. 작가의 사인이 있다면 더더욱 비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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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 루샤 Ed Ruscha, <아트 ART>, 1970


이 지독한 물질사회와 소비문화의 정곡을 찌른 것이 팝아트라고 할 수 있다. 현대인의 눈에는 간단한 디지털 이미지로 보일 수 있는 이 작품은 캔버스에 아크릴로 'ART'라는 글자를 그려낸 것이다. 우리는 이 이미지에서 바로 'ART'라는 글자를 읽어낼 수 있고, 제목 역시 'ART'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과연 이게 'ART'일까? 이러한 질문을 이끌어내는 게 이 작품의 포인트이다. 뒤샹이 소변기를 작품이라고 칭한 뒤로 급격히 어려워진 이 질문은 작품을 한심하게 보거나, 자조적으로 보거나, 철학적으로 보게 만들며, 그 순간 예술 담론 안에 들어오게 된다.

 

함축은 예술가에게 중요한 기술이며, 장난스러우면서도 강력한 경고를 건네는 그의 작품은 분명 재고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특히 작품을 감상하며 아이디어 그 자체와, 전달력, 그리고 이것이 당신에게 어떻게 다가오는지에 집중해보길 바란다. 이번 전시를 통해 현대미술 그리고 팝아트에 대한 보다 나은 인식을 기대하면서, 키스 해링의 글을 덧붙여 프리뷰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Untitled.jpg
쳉퀑치 Tseng Kwong Chi, <무제 Untitled>, 1987(2006)

  

The publichas a right to art.

대중은 예술에 대한 권리가 있다.


The publicis being ignored by most contemporary artists.

대중은 대부분의 현대미술 작가들에게 무시당하고 있다.


The publicneeds art,

대중에겐 예술이 필요하며,


and it is the responsibility of a "self-proclaimed artist" torealize the public needs art,

andnot to make bourgeois art for the few and ignore the masses.

다수를 무시하고 소수의 부르주아 예술을 만드는 것이 아닌,

대중이 예술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깨닫는 일이 바로 "자칭 예술가"의 의무이다.


Art is foreverybody.

예술은 모두를 위한 것이다.


- 키스 해링 저널 Keith Haring Journals



키스해링 포스터_배트맨.jpg


2018. 11. 24(토) - 2019. 3. 17(일)
10:00~20:00 (종료 1시간 전 입장마감)
DDP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배움터 지하 2층 디자인전시관
일반 13,000원 청소년 11,000원 어린이 9,000원


[황인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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