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나의 2018년 뮤지컬로 돌아보기 上 [공연예술]

뮤지컬 덕후가 되어버린 나!
글 입력 2018.12.28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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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 해중 '연말'이라는 시간을 가장 좋아한다. 무언가 특별한 일이 없어도 왠지 모르게 따뜻하고 조금은 시끌벅적한 한 연말의 분위기는 그동안 고생한 나에게 주는 선물과도 같다. 또한 보고 싶은 영화를 볼 수도 오랜만에 만나고 싶은 친구를 만날 수도 그런 게 아니더라도 침대에 누워 아무 의미 없이 시간을 보낼 수도 있는 연말은 한 해 중에 물리적으로 그리고 심리적으로 가장 여유 있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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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연말'은 한편으로 가장 부담스러운 시기이자 우리가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실들을 정면으로 바라봐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연말은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새로 맞이하게 될 한 해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시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2018년 12월인 지금 많은 사람들에게 2017년 12월에 계획했던 일들을 모두 실천했냐고 물어본다면 아마 대부분 그렇지 않을 것이다. 나 역시도 그중 한 사람이다. 2017년 12월의 나는 2018년의 내가 취업에 필요한 자격증도 따고 어학성적도 미리 준비하고 학교 공부에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2017년 연말의 '나'는 완전히 잘못 생각했다. 2018년 연말의 '나'는 아무런 자격증도 따지 않았다. 어학성적은 준비하긴 했지만 예전에 비해 성적이 많이 떨어졌다. 학교 공부는 소홀히 하진 않았지만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성적을 받았다.


나는 무엇이든 계획하고 그 계획을 완벽하게 해냈을 때 심리적으로 안정감과 편안함을 얻곤 한다. 그렇기 때문에 예전의 나라면 이처럼 계획에서 완전히 벗어난 2018년은 최악의 한 해로 기억됐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 더 치밀하고 달성하기 어려운 2019년의 계획을 세웠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2018년의 끝자락을 맞이한 지금 무척 계획과는 다른 한 해를 보냈음에도 나는 그 어느 때와 달리 행복하다. 어쩌면 먼 미래에 내가 20대를 떠올린다면 가장 행복하고 인생에 있어 전환점이 되었던 시기를 2018년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한 해를 돌아보게 되는 지금 2018년은 매달 좋은 뮤지컬들로 가득 차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오늘은 2018년 내가 만난 뮤지컬들을 다시 떠올려보며 그때 내가 느꼈던 생각들과 감정들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뮤지컬에 처음 흥미를 느낄 수 있었던 '레드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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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북은 2018년 2월 6일부터 3월 3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 창작 뮤지컬이다. 라이선스 뮤지컬 위주의  한국뮤지컬 시장의 구조에서 '레드북'이 성공적으로 삼연까지 마칠 수 있었던 이유는 공감 가는 스토리와 훌륭한 넘버 때문일 것이다. 여성이 억압받던 시기를 배경으로 한 뮤지컬 '레드북'은 세상의 편견에 맞서 싸우며 자신의 진짜 모습을 찾아가는 '안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레드북'은 내가 세종문화회관에서 처음 만난 뮤지컬이고 비록 관객의 입장에서 보진 못했지만 30번도 넘게 본 뮤지컬이다. 하지만 레드북이 끝난지 9개월이 다 돼가는 지금 '레드북'은 내가 가장 다시 보고 싶은 극이다. 그만큼 레드북은 나에게 소중한 작품이고 내가 뮤지컬을 좋아하는 계기가 된 작품이기도 하다. '사랑은 마치', '나는 나를 말하는 사람', '로렐라이의 여인들' 등 레드북에 담겨있는 이선영 작곡가의 수많은 넘버들 그리고 진짜 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뮤지컬 '레드북', 만약 2019년에 '레드북'이 돌아온다면 세상 모든 사람들이 꼭 한번정도는 봤으면 하는 작품이다.




뮤지컬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CA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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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츠는 2018년 1월 28일부터 2월 1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 내한 뮤지컬이었다.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인 캣츠는 국내외에서 가장 사랑받는 뮤지컬이자 캣츠의 넘버 중 하나인 'Memory'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 넘버 중 하나일 것이다. 사실 캣츠는 서사적으로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진 않다. 고양이들의 축제인 '젤리클 축제'에서 천상으로 올라가 새로운 삶을 살게 될 젤리클 고양이를 선발하기 위해 모든 고양이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뮤지컬 '캣츠'의 줄거리는 기승전결이 뚜렷하기보다는 각각의 고양이들의 이야기가 옴니버스식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내용에 집중하기는 조금 어렵다.

 

하지만 그럼에도 내가 캣츠를 한 달 동안 정말 즐겁게 볼 수 있었던 이유는 캣츠가 종합예술로서의 뮤지컬을 가장 잘 표현한 작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캣츠에서는 정말 하나도 빼놓을 수없이 모든 넘버가 좋다. 또한 고양이들을 연기하는 배우들도 분장에서도 손짓 하나하나에서 정말 고양이처럼 연기한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 뮤지컬 '캣츠'는 각 고양이들마다 개성 있는 안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작품을 보고 있으면 내가 발레 공연을 보러 온 건지 서커스를 보러 온 건지 아니면 마술쇼를 보러 온 건지 착각이 들 정도로 캣츠의 러닝타임은 눈길을 뗄 수 없는 안무로 가득 차있다. 그렇기에 뮤지컬 '캣츠'는 연기와 음악이 뮤지컬을 구성하는 전부라고 생각했던 나에게 '안무' 역시 극을 더 맛있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첫 작품이다.




좋아하는 뮤지컬 배우가 생겼던 '맨 오브 라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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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는 2018년 4월 12일부터 6월 3일까지 블루스퀘어에서 공연된 작품이다. '맨 오브 라만차'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돈키호테의 이야기이다. 나에게 '맨 오브 라만차'가 의미가 있었던 것은 처음으로 내 돈을 주고 본 작품이라는 것도 있지만 좋아하는 뮤지컬 배우가 생긴 첫 작품이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블루스퀘어에서 맨 오브 라만차를 보지 못했다. 유튜브로 우연히 홍광호 배우의 무대를 보게 되었고 우연히 집 근처에서 3일간 '맨 오브 라만차'의 지방 공연을 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별다른 생각 없이 홍광호 배우 회차의 티켓을 예매하게 된 것은 영상으로 본 홍광호 배우의 무대가 너무 좋았고 '실제로 봐도 똑같을까?'라는 생각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처음 내 돈을 내고 본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는 작품에서 배우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었다. 너무 익숙한 내용이기 때문에 내용은 크게 인상적이지 않았지만 홍광호 배우의 넘버 소화력은 영상에서 보던 것보다 더 압도적이었다. 극장 지붕을 뚫어버릴 것 같다는 사람들의 말이 백 번이고 이해되는 시간이었다. 그 간 뮤지컬을 보고 나면 재밌긴 했어도 좁은 공간에 있느라 무척 피곤하다는 느낌을 받았었는데 그날 처음으로 엄청난 에너지를 받고 간다는 생각에 홍광호 배우에게 고마움마저 느끼기도 했다. 아마 내가 최근에도 치열한 '지킬 앤 하이드'의 티켓팅을 뚫고 홍광호 배우의 표를 잡으려는 이유 역시 그때 느꼈던 에너지를 다시 한번 느끼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오현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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