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복합적 음악 문화 행사로 발전하고 있는 서울 레코드 페어 [음악]

2018 제8회 서울 레코드 페어를 다녀오다
글 입력 2018.11.12 21:25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크기변환]KakaoTalk_Moim_4YaeN8iemDK0mEbg1x4n1PCkjKdb33.jpg
 


제8회 서울 레코드 페어를 다녀오다


 

지난주 주말, 10월 10~11일 양일간 <문화역서울284>에서 개최되었던 서울 레코드 페어를 다녀왔다.


작년에는 올해처럼 가을이 아닌 6월 중순에 개최되었고, 장소도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에서 열렸다. 하지만 올해는 접근성 등을 개선하기 위해 장소를 변경하였다고 한다. 평소 음악을 듣고 공연을 보러 다니길 굉장히 좋아하고, 즐겨듣던 음반들을 모으기도 했었기에 작년에도 레코드 페어를 다녀왔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여 레코드를 판매하고 구매하며 즐길 수 있는 행사가 있다는 게 굉장히 신선하게 느껴졌고, 그때의 경험은 여전히 설레는 기억으로 남아있다.


이번에 다시 방문한 레코드 페어는 전보다 훨씬 방대해진 규모로 다양한 공연 및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고, 다양해진 부스들로 행사장 내부는 많은 사람으로 붐볐다. 모두가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는 이 디지털 시대에, 여전히 레코드 음반들을 찾아다니며 음악을 향유하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다는 사실에 괜스레 마음이 뿌듯해졌다.


서울 레코드 페어는 2011년에 처음 시작되어, 올해로 8회를 맞이하였다. 처음에는 2천여 명으로 시작된 작은 행사였지만, 해가 거듭될수록 점점 규모가 커지고 방문객들이 증가하면서 이제는 1만 명이 넘는 관객들이 찾는 국내 최대의 레코드 축제가 되었다. 행사는 약 80여 개의 음반 판매점, 음악 레이블 및 배급사, 독립 음악가, 음향기기 업체, 출판사, 개인 판매자 등이 참여하는 음반 및 음악 관련 상품들을 판매하는 부스들로 구성되어 진다. 입장료는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출처: 서울 레코드 페어 공식 홈페이지)



[크기변환]KakaoTalk_Moim_4YaeN8iemDK0mFnDRs6fqvRcF0u8Df.jpg

[크기변환]KakaoTalk_Moim_4YaeN8iemDK0mEbg1x4n1PCkjL1Mop.jpg
 


세상의 모든 레코드들이 이곳에 모이다


 

행사장 내부에 들어가니 메인 로비와 인포메이션 데스크 및 MD를 판매하는 부스가 있었고, 가운데에는 레코드를 판매하는 부스들이 있었다. 작년에는 행사장 건물을 찾아가는 데 어려움이 있었고 내부도 넓지 않아서 음반을 구경하기에 조금 불편했었다. 하지만 이번 행사장은 서울역 바로 옆에 위치하여 접근성도 좋았고, 내부도 넓었으며 건물의 1층과 2층을 전체를 사용했기에 동선도 꼬이지 않고 수월하게 다닐 수 있었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조명이 너무 어두워 음반을 고르는 데 불편함이 있었다는 것이다. 약 61개의 음반 관련 부스들은 상호와 함께 설치되어 있었고, 이번 레코드 페어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한정반과 최초공개반을 판매하는 부스도 있었다. 부스에서는 주로 CD, LP, 카세트와 같은 음반 및 관련 상품들, 턴테이블 및 음향기기 등을 판매하였다. 또한 높은 사양의 음향기기에 다양한 장르의 LP 음반을 연결하여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청음실도 마련되어 있었다.


전보다 규모가 커진 만큼 더욱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20, 30대는 물론이고 중년층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고, 심지어 노인분도 찾아와 자신이 찾고 있는 음반을 물어보기도 하였다. 사람들은 부스 진행자들과 음반에 관한 얘기를 나누며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였고, 부스 진행자들은 음반을 구경하는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었고 원하는 앨범을 찾아주기도 했다. 많은 사람이 오가는 서울역에서 근처에서 진행된 행사여서 그런지 외국인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크기변환]KakaoTalk_Moim_4YaeN8iemDK0mEbg1x4n1PCkjKO1Ql.jpg

[크기변환]KakaoTalk_Moim_4YaeN8iemDK0mFnDRs6fqvRcEZYeMp.jpg
 


해외 팝, 가요, 인디, 록, R&B, 재즈, 클래식, 국악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음반들이 부스에 전시되어 있었다. LP로 발매된 음반들은 주로 옛날 음악들이었기에 나는 대부분 모르는 것들이었지만, 그것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부스에서 들려오는 노래들을 앱으로 검색해서 좋은 노래를 찾기도 했고, 처음 보았지만, 왠지 들어보고 싶은 아티스트의 음반을 찍어오기도 했다.


나는 평소 좋아하던 영화 <중경삼림>에 삽입된 노래 'California Dreamin'을 부른 The Mamas& The Papas의 LP판을 5000원에 구매하였고 정말 많이 들었던, 영화 <라라랜드>의 OST도 함께 구매하였다. 함께 갔던 친구는 즐겨 듣던 밴드 라디오 헤드의 <The Bends> LP를 저렴한 가격에 구매했다.



[크기변환]KakaoTalk_Moim_4YaeN8iemDK0mEbg1x4n1PCkjL9KQV.jpg
 


다양한 음악 행사들도 함께



2018 서울 뮤직포럼은 이번 레코드 페어와 함께 진행되었는데, 포럼은 2층 세미나실에서 '음악과 공생'이라는 주제로 음악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여러 다양한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세미나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또한 행사장 바로 옆에 위치한 RTO 공연장에서는 잔나비, 라이프 앤 타임, ADOY, 오존, 프롬, 김사월 등 국내 여러 인디 가수들을 초청하여 무료로 공연을 진행하였다. 작년에는 야외 루프탑에서 공연이 진행되었기에 음향이 아쉬웠고, 좌석 수도 한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더 넓고 쾌적한 공연장에서 공연이 진행되어 전보다 더 생동감 있게 음악을 즐길 수 있었다.


나는 ADOY의 공연을 관람하였는데, 30분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알차고 재밌게 음악을 즐길 수 있었다. ADOY의 한정 발매반 LP 1000장은 공연 전에 매진되었다고 했다. 공연이 끝난 후에는 아티스트의 사인회도 진행되었다. 공연장 로비에서는 서울 노들섬의 풍경을 담은 엽서들과 한국 음악산업과 관련된 정보들을 총망라한 책자를 무료로 배포하기도 하였다. 서울 레코드 페어는 단순한 레코드 판매/소비를 넘어선 복합적 음악 문화 행사로 발전해 나가고 있었다.



[크기변환]KakaoTalk_Moim_4YaeN8iemDK0mFnDRs6fqvRcF025up (1).jpg
 


하나의 복합적 음악 문화 행사로 자리잡다


서울 레코드 페어는 올해 8회를 거듭하면서 이젠 국내 음악 분야의 중요한 행사로 자리매김하였다. 서울 레코드 페어는 훌륭한 국내 음반들을 한정판 음반으로 제작하면서 음악 애호가들의 수집 욕구를 자극하기도 하고, 희귀하거나 구하기 어려운 음반들을 소장할 기회를 제공한다. 때론 보물을 찾은 듯 수많은 음반 사이에서 찾고 있던 앨범을 발견하게도 만들어준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 간에 소통할 기회도 제공한다. 국내의 훌륭한 아티스트들의 공연도 관람하고 직접 만나 사인을 받을 수도 있다. 이렇게 음악을 가까이서 접하며 즐길 수 있는 행사가 있다는 건 너무도 기쁜 일이다.


음반을 사지 않아도 전 세계 모든 음악을 언제 어디서든 들을 수 있는 세상. 불법 음원 다운로드가 판을 치는 세상. 레코드들이 설 자리를 잃고 음악 산업도 하락세를 보이는 요즘의 디지털시대에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반을 구매하고 음악을 즐긴다는 사실은 정말 기쁜 일이다. 한국의 음반 시장은 옆 나라 일본이나 미국, 유럽 국가들처럼 크지도 않으며, 음반을 소비하는 사람들 또한 현저히 적다. 하지만 한국의 훌륭한 아티스트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음악을 하고 작업 및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우리는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스마트폰으로 다운받아 듣기보단 직접 앨범을 사고, 공연을 보고, 음악 행사들에 참여하는 등 몸소 음악을 체험하는 것이다. LP나 카세트와 같은 아날로그 음반을 수집하는 문화도 단순한 유행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아 음반산업이 발전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서울 레코드 페어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 더 많은 음악을 즐기고 향유했으면 좋겠다. 그럴수록 우리나라 음악 산업의 미래 또한 더욱 밝아질 것이다. 이렇게 소중한 행사를 기획하느라 힘 써주신 제작자분들께 너무도 감사하다. 서울 레코드 페어가 더욱 번성하고 한국 음반산업도 더욱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해본다.





에디터 임정은 이름표.jpg
 


[임정은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19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