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안녕하세요, 영화비평 뉴비입니다.

<필로 FILO 2018.9/10> 4호 리뷰
글 입력 2018.11.05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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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영화비평 뉴비입니다.

<필로 FILO 2018.9/10> 4호 리뷰



`영화비평`을 중심으로,

어딘가에서 영화비평의

지속을 기다리고 응원하고 있을

독자와의 만남을 기대하며 탄생되었다.


- FILO 문화초대 기획노트 中




나는 어떤 독자일까.



“영화비평?”


비평문이라는 분야는 나와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다. 아니, 그냥 나는 글과 가까운 사이가 아니다. 나는 화려하고 보기 쉬운 영상 매체의 홍수 속에서 빠져 사는 중이었다. 나에게 유튜브와 물만 주면 하루는 거뜬히 보낼 수 있을 정도. 요리법, 생활 꿀팁, 공부 등, 웬만한 지식은 네이버와 구글 같은 검색엔진보다 유튜브를 통해 검색하고, 심지어 여가도 모두 유튜브로 해소할 수 있었다.


영화도 마찬가지였다. 수십 개가 넘는 영화 관련 유튜브 채널을 통해 많고 흥미진진한 영화를 알게 되었으며, 잘 모르고 지나쳤던 영화의 해석을 즐길 수도 있었다. 그런데 영화 비평이라니? 알고는 있었지만 제대로 접해본 적이 있었나. 내가 지금까지 접해왔던 영화콘텐츠와는 뭐가 다를까. 부끄럽지만, 그런 호기심에 이 잡지를 접하게 되었다.




안녕하세요. 영화비평 뉴비입니다.



내가 그 호기심으로 이 잡지에 대해 간과한 사실이 있었다. 이 글을 쓰는 사람과 주 독자들 모두,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영화를 사랑하는 만큼 그 영화에 대한 깊은 사유와 분석이 있었으며, 그에 따른 전문적인 용어의 사용도 잇따라 볼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글을 읽으며 국어사전을 몇 번 왔다 갔다 했고, 익숙지 않은 설명으로 공감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전문성이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간절히 찾고 원하던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비평은 단순한 호기심으로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그 호기심에 영화에 대한 사랑이 내재하여 있어야 한다. 단번에 읽기는 어렵지만, 그만큼 알아가는 쾌감이 있다. 내가 감독이 의도한 바에 따라 영화에 홀려 완전히 몰입하며 보고 있을 때, 평론가들은 내가 왜 그 영화에 홀렸는지를 근거를 세워 이야기해주기 때문이다. 그저 막연하게 ‘대단하다’ 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통쾌하게 설명해주는 느낌이랄까.




영화비평잡지, FILO 4호



필로 FILO 2018.9/10 4호에서는, 실제 배우인 ‘카세 료’가 추천하고 코멘트를 달아 준 “영화에 관한 요즘 감상 노트” 코너와 9개의 영화에 관한 비평문이 있었다. 요즘 감상 노트에서는 카세 료 씨가 본 5개의 영화, 배우, 도서, 음악에 대해서 다룬다. 그마다 4~8줄의 간단하고 개인적인 코멘트를 달아주는 것이, 마치 친구에게서 ‘나 요즘 이거 좋아!’라고 추천을 받는 친근한 느낌이다. 비평문을 읽다 보면 깊게 사색하기 때문에 지칠 때도 있어서 그런지, 이런 친근한 느낌의 코멘트가 반갑게 느껴졌다.


이 코너는 이번 호에서 처음 선보이는 것이라고 한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카세 료 씨 같은 배우(나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 것 같은 사람인, 그는 어떤 것에 관심이 있을까? 하고 생각이 드는 배우)가 쓰는 주관적인 코멘트기 때문에 더욱 흥미롭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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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소설이나 누아르소설 읽기는 누구에게나 일종의 '길티 플레저'일 것이다. 어쩌면 일부 소수에게만 그럴지도 모르겠다. 나는 짐 톰슨을 좋아한다. 하지만 이 책 <천국의 남쪽>은 범죄소설도 누아르소설도 아니다. 내게 이 책은 러브스토리다.


- FILO 10P, 카세 료의 영화에 관한 요즘 감상 노트 中



특별한 형식을 가졌던 ‘요즘 감상 노트’ 코너 이후에는 9개의 긴 산문의 연재물들이 맞이해준다. 처음 훑어보기만 했을 때는, 영화비평잡지니까 모두 영화에 대한 평론이 있겠지? 라고 간단히 생각했다. 당연히 아니었다. 대부분이 영화 평론이었지만, 한 영화감독에 대한 글도 있었다. 연재하시는 분들은 평론가뿐만이 아니라, 영화감독도 있었고 국적도 다양했다. 잡지의 마지막에는 제한 없는 자격으로 영화평론을 투고 받는다는 공고도 있었다. 필로의 SNS를 둘러보니, 앞으로도 잡지에 담아지는 콘텐츠는 훨씬 다양할 것 같다.


해당하는 영화를 보고 글들을 읽겠다는 욕심 때문에 아직 잡지를 모두 읽은 건 아니지만, 영화잡지가 담을 수 있는 콘텐츠 속에서 신선함을 느낀 것 같다. 당연하지만 문장의 섬세한 표현에 여유를 되찾는 느낌이었고, 평론가들의 글 속에서 영화에 대하여 가진 각자 다른 접근방식을 느끼는 재미도 있었다.


이제 보니 나는 유튜브나 팟캐스트의 화려하고, 빠르고, 때로는 자극적인 콘텐츠에 지쳐왔던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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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영화, 중요한 영화, 특별한 영화가 곧잘 조용히 사라져버리는 요즘, 그런 영화들에 글과 사랑을 아끼지 않는 유일한 잡지가 되고자 합니다. 우리 시대의 가장 소중한 영화들에 바쳐질 페이퍼 메거진으로서 책이 주는 기분 좋은 무게감, 종이의 질감이 주는 차분함, 정돈된 글이 주는 명쾌함이 영화와의 더욱 특별한 만남을 선사하리라 믿습니다.


- FILO 창간호 펀딩 사이트 글 中





내꺼인 듯 내꺼 아닌 내꺼 같은 썸타는 중



FILO 잡지는 영화와 잡지와 독자의 무모하고 미련하고 고집스런 우정을 기다린다고 말한다. 보기 쉽고 빠르게 쏟아지는 온라인 매체의 홍수 속에서 잡지는 사람들의 눈에서 뒤로 제쳐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글과 영화에 대한 사랑,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이것만이 우직하게 우리에게 전달해줄 수 있는 것이 있다.


나는 이제야 그걸 겨우 느꼈을 뿐이지만, 썸을 타는 중이다. 내 경험상 책과 썸 타는건 힘들지만, 한번 시작하면 사랑에 빠지더라. 다음 호에 대해서 또다시 리뷰를 쓸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 사랑의 쾌감에 대해서 더 자세히 쓸 것 같다.



*



필로 FILO
- 2018.9/10 -


펴낸곳 : 매거진 필로 편집부

분야
잡지 > 예술/대중문화

규격
170 * 240 mm

쪽 수 : 160쪽

발행일
2018년 09월 07일

정가 : 14,400원

ISBN
979-11-963782-2-6






차례


5
편집의 글

6
카세 료 <스즈키 가족의 거짓말> 외
영화에 관한 요즘 감상 노트

12
남다은 <린 온 피트>
사막을 걷고 밤을 건너

24
정한석 <버닝>
이창동의 꽃병

50
김병규 <산책하는 침략자>
부축하는 연인들

62
아오야마 신지 <풀잎들>
영화는 거기 있었다

80
허문영 <더 스퀘어>
스크린 붕괴의 두려움

94
이후경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액션은 저 너머에 있다

108
정홍수 <모래의 여자>
삶이라는 지속, 영화의 충실성

124
장미셸 프로동 클로드 란즈만
비가시사의 현시자

144
손시내 <디트로이트>
응답 없는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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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나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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