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 <메리골드> [뮤지컬]

죽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
글 입력 2018.09.25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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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메리골드>는 세상을 살아가는 게 힘들어서 삶을 포기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의 이야기다. 인물들은 자살 카페에 가입하여 활동하게 된다. 어느 날, 카페 운영자는 정해진 시간과 장소로 모이게 하고 그들에게 고통 없이 죽여주겠다고 말한다. 고통 없이 죽는다는 건 죽고 싶은 사람들이 그토록 원하던 것이 아닌가. 과연 그들은 과연 카페 운영자의 말대로 쉽게 죽을 수 있을까? 뮤지컬은 죽기 위해 모인 산장에서 벌어지는 일들로 진행된다. 인물들은 모두 다른 사람처럼 보이지만, 고통스러운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그 모습들은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와 매우 닮아 있다. 우리는 더 이상 이 문제를 외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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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에서는 인물들이 어떤 사연 때문에 이곳에 오게 됐는지 한명씩 보여준다. 왕따를 당하는 학생부터 해외에 있는 가족에게 돈만 보내는 기러기 아빠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고, 다른 연령대의 삶을 조금이나마 체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주제는 굉장히 무거운 주제인데, 그렇게 무겁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가볍게 보기 좋은 뮤지컬인 것 같다. 중간 중간에 웃을 수 있는 대사들도 있었고, 슬프게 다가온 장면들도 있었다. 인물들은 죽기 위해 모였지만 죽는 걸 무서워했고 어쩌면 죽기 싫어하는 것처럼 보였다. 죽음은 그토록 무서운 것이다. 인물들은 아마도 죽고 싶다기보다는 살기 힘들었던 것 같다. 인물들을 알아주고 위로해주는 사람이 한명이라도 있었다면 인물들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 같다.



"모든 사람들에게 죽음은 찾아오지. 삶 전체를 통해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하고 인생을 통해 죽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거야."


삶을 살아가면 반드시 죽음은 찾아오게 된다. 우리는 메리골드에 나왔던 대사처럼 삶 전체를 통해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인생을 통해 죽는 법을 배워야 한다. 살아가면서 힘든 일들은 너무나도 많고, 그 기억들은 우리를 힘들고 고통스럽게 만든다. 그럼에도 우리는 살아가야 한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일상은 누군가에게는 그토록 간절했던 하루라고 한다. 내가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뮤지컬의 제목은 메리골드다. 메리골드는 꽃인데 꽃말은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이라고 한다. 인물들은 죽을 수 있는 약이 눈앞에 있는데도 죽음을 선택하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아직 소중한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연극을 보는 내내 인물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상상 조차 하지 못했다. 그래서 더 슬펐다. 그저 인물들에게 꼭 행복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차유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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