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평범 아래에 자리한 사람들, 연극 '그 개' [공연]

주목받는 작가 김은성의 신작, 연극 '그 개'
글 입력 2018.09.1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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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쳐 지나간 여러 인연이 있다. 1학년 1학기 때 들었던 제2외국어 수업에서 만났던 교수님은 종종 외국 극본을 번역하는 일을 하셔서 연극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계셨다. 나 또한 갓 연극에 발을 디디며 속절없이 빠져들던 학생이었기에, 강의가 끝나면 종종 교수님과 연극에 대해 대화를 나누곤 했다.

요즘에는 어떤 연극을 보았는지, 며칠 후에는 어떤 작품을 볼 건데 얼마만큼 기대 중인지 등의 말들을 들떠서 쏟아내면, 교수님께서는 주로 미소를 띤 채 들어주시곤 하셨다. 종종 몇몇 작품들을 추천해 주고는 하셨는데, 최근 주목받고 있는 작가의 작품이라며 연극 <썬샤인의 전사들>에 대해 이야기해 주셨다. 알아보니 막 막을 내린 작품이라 다음을 기약해야 했던 기억이 난다.

1학년 2학기에는 교양으로 연극 관련 수업을 들었다. 우리 학교에는 연극 관련 전공이 없지만, 연극을 공부하신 영문학 교수님께서 진행하시는 교양 수업이 있었다. 그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연극을 준비하기도 했고, 몇 차례 교수님 추천 연극을 관람하러 가기도 했다. 그중 하나가 연극 <함익> 이었는데, 당시 팀 프로젝트로 햄릿을 준비하던 차라 일부러 관객과의 대화 날에 공연을 보러 갔던 기억이 난다.

특히 내가 각색 겸 연출이었기에 함익이 햄릿을 현대극으로 각색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관람 내내 연출과 대사를 유심히 관찰했었다. 아마 극을 일일이 뜯어보며 관람했던 첫 경험이었을 거다.


그 개_최종포스터.jpg
 

그렇게 만났던 연극 <썬샤인의 전사들>과 <함익>의 작가 김은성이 신작을 내놓았다. 그와 스쳐 지나갔던 두 번의 기억은 내가 이 극에 관심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와의 인연들도 한꺼번에 이 작품으로 모여든 듯하다.

<함익>의 연출을 한 김광보 연출이 예술감독으로 참여하고, <썬샤인의 전사들>의 연출을 한 부새롬 연출이 다시 한번 의기투합했다. 좋은 평가를 받았던 직전의 두 작품처럼, 김은성 작가는 주목받는 작가로서 자신의 명성을 이어나갈 수 있을까?


시놉시스

"괜찮아, 우리 모두는 유기견이야."
저택의 운전기사인 아빠와 둘이 살아가던 중학생 해일은 우연히 유기견 무스탕을 만나 우정을 키우고, 분홍 돌고래 핀핀의 이야기를 웹툰으로 그리며 비밀스런 속내를 도화지 위에 펼쳐나간다.
그 무렵 위층에 이사 온 선영 가족을 만나게 되고, 난데없이 욕을 뱉는 틱 증상에도 애정과 위로를 보여주는 선영의 믿음에 해일은 웹툰 작가의 꿈을 점점 키우게 된다.
그러다 해일은 아빠를 대신해 장강의 반려견 보쓰를 산책시키러 저택에 드나들던 중, 장강과 아빠가 없는 빈 저택의 정원에 영수와 별이, 해일과 무스탕이 드론을 날리러 가는데 뜻밖의 사건이 벌어진다.


[세종] 서울시극단_그개_장면시연 1_하해일(이지혜) 외.jpg
 

우리는 모두 불행과 동행하며 살아간다. 불행과의 거리는 사람마다 천차만별일지 몰라도, 일생을 행복하게만 살아가는 사람도 찾기 어려울 것이다. 불행은 평범함 아래에 자리한 사람들에게는 더욱 친근한 존재다. 가난할수록, 힘이 없을수록, 어딘가 결핍되어 있거나 특이하다고 손가락질 받을수록 불행은 너무나 가까이 있다. 평범한 소시민들이 살아가는 모습과 그들과 너무 가까이 있는 불행. 그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외침. "우리는 모두 유기견"이라는 작품 속 대사가 무대 위 등장인물들의 삶을, 무대 아래 관객들의 삶을 관통할 수 있을까?

약한 두 존재 해일과 무스탕이 보여주는 이 이야기는 서울시극단이 10월 5일부터 2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펼칠 예정이다.





그 개
- 2018 서울시극단 정기공연 -


일자 : 2018.10.05(금) ~ 10.21(일)

시간
평일 - 오후 8시
토 - 오후 3시, 7시
일 - 오후 3시
화 - 공연없음

장소 :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티켓가격
R석 50,000원
S석 30,000원
A석 20,000원

주최
(재)세종문화회관

주관
서울시극단

관람연령
만 13세이상

공연시간
120분




문의
서울시극단
02-399-1114





[박찬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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