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가사로 바라보기, 뭐해? [문화전반]

있는 그대로의 삶을 살기
글 입력 2018.09.08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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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해?
있는 그대로의 삶을 살기

Opinion 민현




알람이 울리고 난 뭐하냐는 질문에 대답을 생각한다. 매일같이 7시에 일어나 운동과 공부로 하루를 시작하는 친구에게서 온 질문이기에 난 읽지 않는다. 오랜만에 날 찾은 친구가 반갑기도 하지만 아무 것도 안하고 있기에 뭐라 말할 수가 없었다. “누워있어.”라 하거나 “숨 쉬고 있어.”라고 말하는 건 창피하기에 단골 대답인 “그냥 있지.”로 대신한다.

"뭐해?"

답장하고 나니 나는 열심히 살아가는 데 재능이 없다고 느꼈다. 자존감이 낮아진다거나 내가 한심하다고 느껴지는 것과는 다른 문제로, 나는 열심히 살기보다는 그냥 살아가는데 더 큰 재능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생각해보면 나는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중간을 선호하고 극단을 싫어해 왔다. 유달리 걱정 없이 살아가는 모습은 남들 눈에는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했나 보다. 난 그냥 ‘있는 그대로 사는 삶’을 살아갈 뿐인데 주변에선 우유부단하다는 소리도 가끔 듣는걸 보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와 같은 사람들이 노력, 성실, 근면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면 그건 실수일 것이다. 그냥 살아가는 것도 사실 엄청나게 피곤한 일이어서 수많은 노력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유달리 걱정 없는 모습은 남들에게 보여지는 것일 뿐, 그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 수면 밑의 오리 발처럼 끝없이 나는 유영하고 있었다. 주변에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항상 날 불안하게 만들기 때문에 수면 밑으로 가라앉지 않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있는 그대로의 삶’을 위한 최소한의 발버둥이자 그런 나에게 끊임없이 불안함을 선사하는 세상에 대한 푸념이다.

과거에도 푸념을 늘어놓던 사람들이 있었다. ‘청산에 살어리랏다’를 외치며 유유자적하며 살고자 하는 사람들. 그 사람들에게도 “뭐해?”하고 물어봤을 사람들을 상상해 본다. 권력과 부를 내팽개치고 산에 틀어박혀 사는 사람이 세상 사람들은 얼마나 답답해보였을까. 하지만 역사에 기록될만큼 멋진 시를 지은 선배 작사가는 나보다는 멋진 대답을 내놓았다.

"얄리 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그들은 자신을 귀찮게 하는 속세의 모든 것들을 시 하나 짓고 싹 무시해버렸다. 산 속에서 유유자적하며 이것이 행복이구나 하는 안분지족의 삶을 꿈꿨을 것이다. 그러나 현대의 안분지족 라이프를 꿈꾸는 나는 그들처럼 살려는 건 아니다. 살아가는 방식에 비슷한 점이 있을지는 몰라도 난 혼자서 산 속에 외롭게 있고싶지는 않다. 내게 이상적인 공간은 이 도시 서울이고, ‘있는 그대로의 삶’을 위해 적당한 노력도 해야만 할 것이다. 남들이 다 갖길 원하는 미래, 꿈, 부, 명성 등을 쫓으면서. 그러나 그 노력이 내 지금 행복을 방해하길 원하지 않을 뿐이다.

그냥 난 이렇게 생각한다. 우리는 꿈을 이루고, 돈을 벌고, 행복해지기 위해서든 어쨌든 살아간다. 그 모든 걸 위해 매일 뭐해?라고 물어가며 치열하게 살아가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쏟아지는 폭포가 있다면 흐르는 시냇물이 있듯이, 그저 있는대로 흘러가는 삶을 즐기려는 사람도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한다. 결국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우린 또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뭐해?라고 묻는다면 이제 대답한다. 꼭 뭘하고 있어야만 하는 건 아니라고, 그냥 살아가고 있다고.





뭐해?

뭐해? 라고 묻지 마
그냥 있지 하긴 해 뭘 
뭐해? 라고 묻지 마
숨만 쉬는 것도 힘들어

뭐해? 가끔 네가 물어도
난 바쁜 척을 할 때가 있어
뭐해? 너에게 연락이 와도
난 아무렇지 않은 척 해

뭐해? Fly to my dream? 
근데 남들처럼 돈을 번대
언제, what day, 도대체? 
몰라, someday, 언젠가

뭐 왜 사는 게 그냥 그래
꼭 뭘 위해 사는 건 아닐지도
그냥 흘러가는 대로
있는 대로 살아가면 돼

모든 사람들의 무관심은
사실은 세상을 향한 외침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었음
해서 난 좋을대로 살아갈래

뭐해? Fly to my dream?
남들처럼 돈을 번대
언제, what day, 도대체? 
몰라, someday, 언젠가

뭐 왜 사는 게 그냥 그래
꼭 뭘 위해 사는 건 아닐지도
그냥 흘러가는 대로
있는 대로 살아가면 돼

뭐해?

작사 민현



손민현.jpg
 

[손민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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