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아무도 아닌 것과 아무것도 아닌 것, 황정은 「아무도 아닌」 [도서]

폭력적인 세계에서 아무도 아닌 것처럼 여겨지는 사람들
글 입력 2018.07.16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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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은 작가는 사회에서 소외되고, 세상에서 아무도 아닌 것처럼 여겨지는 사회적 약자들을 주인공과 주변 인물로 자주 설정한다. 인물들은 대부분 폭력적인 세계에 살고 있다. 장소와 인물들이 현장에 있는 것처럼 생생했다. 실제로 겪어보지 않은 일을 이야기로 써 내려간다면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작가가 가진 능력이라고 생각했다. 이번 소설집도 작가의 말처럼 간결하고 깔끔해서 더 붙일 것도, 덜어내야 할 것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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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아닌>에는 上行부터 복경까지 수록되어 있다. 작가의 가장 큰 장점은 인물들이 말하는 대화가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사소한 것까지 놓치지 않고 신경 쓴 것 같다. 소설이 전체적으로 세밀하고 촘촘해서 더 현실적이었다. 아무도,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지만 소설을 다 읽고 나면 인물들이 나눴던 대화들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소설은 복경이었다. 복경이라는 단어는 행복과 경사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하지만 소설을 읽는 내내 복경이라는 생각은 결코 들지 않는다. 맨 처음에 수록되어 있는 上行이라는 소설은 평화로움 속에서 느껴지는 쓸쓸함처럼 느껴지지만, 복경은 읽는 내내 그저 쓸쓸하기만 하다. 복경의 화자는 백화점 침구 매장의 판매사원이다. 화자는 웃고 싶지 않은데도 자꾸만 웃고 있다. 복경에서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폭력적이고 이기적인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자신이 당한 행동을 그대로 다른 사람에게 그대로 하고 있는 매니저부터 겨울 내내 쓴 이불을 여름이 되어서 환불해달라고 하는 고객까지 말이다. 잘못됐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을 보면 이 사회에 대한 회의감이 든다. 나라는 화자는 잘못이 없는데 남을 원망하기보다는 자신을 끊임없이 자책하기 때문이다. 최근에 SNS에 올라온 사건이 떠올랐다. 서비스직에 종사하는 직원들을 무시하고, 갑질하는 행동은 하루빨리 사라져야 한다.
   
소설을 다 읽고 가장 먼저 생각나는 단어는 쓸쓸함이다. 쓸쓸한 장면과 상황들이 소설 속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쓸쓸한 것은 그 상황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인물이다. 책 제목처럼 인물들은 ‘아무도 아닌 것처럼’ 그려지고 있지만 사실 모든 인물들은 ‘아무도 아닌’이 아니다. 우리는 그걸 꼭 알아야 한다. 인물들이 느끼는 감정들을 그대로 표현했으면 쓸쓸하게 느껴지지 않았을 것 같다. 오히려 거부감이 들었을 것 같다.

작가가 무심하고 담담한 목소리로 보여줬기 때문에 더 쓸쓸하게 느껴졌다. 작가가 만들어 낸 여백이 독자들에게 생각할 틈을 주게 만든다. 폭력적인 사회를 살아가는 인물들은 소설 속에만 있는 게 아니라 현실에서도 가까운 곳에 있어서 더 쓸쓸했다.
 
 


[차유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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