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여성이 받는 억압, 그에 대한 고찰. [문화 전반]

글 입력 2018.01.14 19:59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13.jpg
 

연말에 머리를 잘랐다.

긴 머리가 지겨워지기도 했고, 상한 머리를 깔끔하게 정리하기엔 그만한 방법이 없었다. 2년 전에도 해봤던 짧은 머리이기에 별 걱정 없이 하루 만에 결정해 예약을 하고 다음 날 머리를 잘랐다. 새해가 되고 출근을 하자 모든 사람들이 놀라며 왜 머리를 잘랐냐고, 왜 이렇게 짧게 자른거냐고 묻는 사람도 있었다. 정작 머리를 자른 나는 아무렇지 않게 그냥 원래 자르려 했었다고 별 거 아닌 듯이 이야기했다. 누군가는 나에게 무슨 일이 있냐고 묻기도 했고, 성별 상관없이 내 머리가 제일 짧은 거 같다며 장난치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긴 머리, 깔끔한 화장, 여성스러운 옷차림이 아니면 무슨 일이 있는 건가, 그렇게 하지 않는 사람들은 굳이 다른 이유가 있어야 하는 건가. 그렇게 '여성스럽다'는 것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은 오래 전부터 해온 고민이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여성들이 이런 것들에 대해 고민한다. 숨통을 옥죄는 브라를 평생 동안 하며 고통 받는 것. 머리부터 발끝까지 평가의 대상이 되어 그 잣대에 맞추기 위해 화장과 다이어트를 평생 반복하는 것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했다. 이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 진정으로 온전히 나를 위한 것이 맞을까 하는 의심. 여성이 사회로부터 받는 시선과 가부장적 억압으로 인해 행하는 일종의 자기검열을 의미하는 코르셋에 대한 여성들의 문제제기가 시작된 것이다.

물론 긴 머리를 좋아하고 화장을 진심으로 즐기는 사람들의 취향마저 코르셋에 갇힌 것이라고 비난하려는 것은 아니다.(100퍼센트 개인의 즐거움을 위해서 화장을 하는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한 여성이 긴 머리를 했을 때 그 누구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듯, 다른 여성이 머리를 짧게 자르든, 삭발을 하든 그것을 손가락질 하거나 이상하게 바라보지 말아야 한다. 여성에게 통념적으로 강요된 모습이 아닌 다양한 선택지가 주어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14.jpg


작년에 봤던 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에서는 여성이 겪는 많은 문제들을 보여준다. 그 중 지금 다루는 이야기와 맞닿는 내용이 있다. 대기업에서 대리로 일하는 ‘수지’의 이야기이다. 그녀는 답답한 브라가 불편해 외근을 나갈 때 속옷을 벗고 나가곤 한다. 그 사실이 회사에 소문이 나고 남성 사원들은 그녀의 노브라에 대해 내기를 하고, 그녀의 몸을 대화의 소재로 사용한다. 이게 과연 드라마 속의 이야기일까? 누군가가 노브라로 거리를 걸어 다니면, 그 사람을 보고 수군댈 것이 자연스럽게 예상되는 것이 현실이다. ’노브라’라는 단어에 대해 빅데이터를 수집한 결과, ‘성관계’라는 키워드가 등장했다고 한다.


15.jpg


여성의 가슴은 유난히도 성적인 대상으로 인식된다. 그저 신체기관의 하나일 뿐인데 말이다. 남성의 반라보다 여성의 반라가 훨씬 선정적이라고 생각하는 예는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SNS에 남성의 니플이 드러난 사진은 규제되지 않지만, 여성의 니플이 드러난 사진은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규제된다. 사실, 가슴뿐만 아니라 여성의 몸 자체가 성적인 대상으로 인식된 것이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다. 대학교 단톡방 성희롱 사건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같은 과 학우들을 대상으로 점수를 매기고 성적인 대화의 소재로 소비하는 행위는 그들을 동등한 인격체로 보기보다는 평가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드러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16.jpg
영화 서프러제트 스틸컷


개인적으로, 우리나라는 현재 여성이 동등한 인격체로서 인정받고 대우받기 위해 노력하는 격동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곳곳의 여성들은 자신의 방식대로 노력하고 있다. 지금까지 자신을 가두던 성차별적인 모든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남성들은 불편함을 느끼며 반감을 표하기도 한다. 그게 당연한 것이 아닐까? 한 쪽 성별에 치우친 기존의 질서가 잘못되었다고, 고쳐야 한다고 소리를 내는 것에 어떻게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이 있을 수 있나. 충분히 싸우고, 소리쳐야 할 일 이다. 다행이라고 말해야 할 지는 모르겠으나, 우리 이전 세대의 여성들이 목숨을 걸고 노력해 얻어낸 권리를 행사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도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모든 인간이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 받을 수 있도록.




[장수서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85880
 
 
 
 

등록번호 : 경기, 아52475   |   E-Mail : artinsight@naver.com
발행인/기사배열책임자 : 박형주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형주
Copyright ⓒ 2013-2020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