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프란시스 하: 어딘지 모르게 익숙한 우리 모두의 이야기 [영화]

뉴욕의 청춘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글 입력 2017.08.24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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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클린의 작은 아파트에서 둘도 없는 친구 소피와 살고 있는 27살 뉴요커 프란시스. 무용수로 성공해 뉴욕을 접수하겠다는 거창한 꿈을 꾸지만 현실은 몇 년째 평범한 연습생 신세일 뿐이다. 사소한 말다툼 끝에 애인과 헤어지고 믿었던 소피마저 독립을 선언하자 그녀의 일상은 꼬이기 시작한다.



흑백영화


1950년대 이후로 컬러영화가 대중화되면서 현대의 관객들에게 흑백영화는 낯설면서도 색다르게 다가온다. 이 영화는 2014년에 개봉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컬러가 아닌 흑백으로 영화를 상영하였다. 이는 사랑, 우정, 직업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뤄내고 있지 못하는 프란시스의 생활을 더 드라마틱하게 보여주는 효과를 준다. 본래 우리가 보통 상상하는 뉴욕시티는 세련되고 트렌디한 도시이다. 현대적인 양식의 드높은 건물들부터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까지 멋쟁이들로만 가득할 것만 같은 환상을 심어준다.

하지만 그 속에서 살아가는 27살의 뉴요커 프란시스는 세련됨이나 트렌디함과는 거리가 먼 캐릭터이다. 그녀는 무용단 견습생으로 당장 다음 달 월세걱정을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흑백의 색감은 이러한 그녀의 불안정한 삶을 관객들로 하여금 한층 더 잘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이상과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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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직업이요? 설명하기 힘들어요.
진짜 하고 싶은 일이긴 한데
진짜로 하고 있진 않거든요.“

 
프란시스는 현대 무용가를 업으로 삼길 원한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27살의 어리지 않은 나이로 무용단의 정식단원이 되지도 못했으며 그나마 있던 크리스마스 공연무대에도 서지 못하게 된다. 이런 그녀에게 선생님은 사무직 업무를 보며 안무를 창작하길 권하고 프란시스는 그 제안을 처음엔 거절한다. 코웃음을 치며 그럴 일은 절대 없을 거라는 듯이 말이다. 프란시스의 기대처럼 꿈과 현실이 일치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 둘 사이의 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도 더 멀리 떨어져있다. 물론 일치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내 생각에 그것은 극히 일부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현실에 타협할 줄도 알아야한다.

극 중의 프란시스는 27살이고 더 이상 꿈만 보고 살아가기엔 현실의 장애물들이 너무 많은 나이이다. 그렇기에 내가 보았을 때 선생님의 제안은 그리 나쁘지 않은 것이었다. 사무직일로 현실의 재정적 문제도 해결할 수 있으며 안무창작으로 무용이라는 끈을 놓지 않게 해줄 수 있는, 어쩌면 최상의 시나리오인 것이다. 물론 무용가로서 무대 위에 설 수 없게 되겠지만 이 점이 현실과의 타협점이 되는 것이다. 어느 것 하나 포기하는 것 없이 100퍼센트 만족하는 일은 이상이지 현실이 아니다.



사랑과 우정


프란시스와 소피는 룸메이트이자 둘도 없는 친한 친구로 지냈다. 그러다 소피가 독립하고 남자친구와 더 가까워지면서 프란시스는 소피와 다투기도 하고 다시 가까워지기도 한다. ‘undateable’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남자와는 깊은 연애관계를 맺지는 않으면서 베스트 프렌드인 소피에게는 집착 아닌 집착을 한다. 사실 처음엔 소피를 향한 그녀의 감정이 우정이상이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그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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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와의 관계에서
제가 원하는 어떤 순간이 있어요.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어도 우리만 아는 그런 세계
이번 생에 그 사람이 내 사람이라서
거기에 존재하는 비밀스런 세계를 만나게 되는 거죠.“

 
극 중 프란시스가 한 말이다. 그녀에게 소피가 딱 그런 존재였던 것이다. 이 말의 상대가 이성에게만 국한되라는 법은 없지 않은가. 친구와의 관계에서도 이런 관계가 성립될 수 있다. 나의 같은 세계에 있다고 생각한 사람이 마치 다른 사람의 세계 속으로 가는 듯 한 느낌을 받아서 그렇게 극도로 싫어하는 반응을 한 것이 아닐까 싶다.



프란시스와 우리들


영화 포스터를 처음 보았을 때는 멋진 커리어 우먼의 이야기인 줄 알았다. 하지만 영화 속 프란시스는 나의 생각과는 많이 다른 캐릭터였다. 당장 내 앞길이 어떻게 될지 모르며 본인 자신 또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모습이 우리 청춘들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였다. 미래걱정에 불안하고 막막한, 그래서 한없이 흔들리고 우울한 청춘들 말이다.

영화의 끝은 해피엔딩이다. 적어도 프란시스가 행복해 보였으니 말이다. ‘Franess Halladay’가 ‘Franess Ha’로 끝이 나기까지 그녀는 수많은 방황을 겪었으며 그녀의 꿈 일부를 포기해야 했다. 우리들의 삶도 똑같을 것이다. 꿈을 이루기까지 포기해야 할 것도 많을 것이며 날 힘들게 하는 것도 많을 것이다. 우리는 그런 현실에 날 맞춰가며 또 다른 꿈을 찾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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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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