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보그 라이크 어 페인팅展

글 입력 2017.08.09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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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그 라이크 어 페인팅展>을 보며 회화 사진주의가 떠올랐다. 20세기 초반 사진을 회화처럼 예술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열망을 지닌 사진의 흐름을 회화 사진주의(pictorial photography)라 한다. 하지만 회화 사진주의에는 전통적 회화주의적 관점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기존의 사진은 예술이 아니라는 시선 아래 이러한 작품 활동을 했던 것이다. 실제로 이 전시회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이 회화적 요소를 지니고 있어 회화 사진주의의 연장선으로 보일 순 있지만 아주 근본적인 차이점이 있다. 회화 사진주의 작가들은 과거 예술개념에 집착한 것이지만 이 전시의 작가들은 사진의 독립적인 요소와 예술적 가치를 인정한다. 동시에 패션사진이라는 고유의 영역을 그들의 철학적 가치로 견고히 한 후에 회화적인 요소를 추가하고 참고하는 방식으로 이 작품들을 만들어 낸 것이다.


“나는 어떤 시대에도 속하지 않는, 시간을 알 수 없는 공간을 만들고, 꿈에서나 본 듯한 풍경들을 그려내요. 그렇게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을 카메라로 잡아내는 것이 사진의 묘미라고 생각해요“

-팀 워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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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20세기 초반 카메라가 발명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땐 사진을 그저 회화의 대체제 혹은 연장선에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사진과 회화는 각각 독립적인 예술영역으로 인정받아 현재는 사진과 회화를 아예 분리된 시선으로 보는 대중들도 많아졌다. 이번 전시에서는 바로 이런 점에 착안하여 사진과 그림과 더불어 패션까지 서로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를 한 듯 싶다.

사진과 그림, 패션이 서로 상호작용을 이루는 모습이 어떤 걸까 궁금했는데, 실제로 회화적 요소를 사진 기법에 많이 가져온 경우가 많았다. 기법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아이디어까지 영향을 받고 있었다. 어윈 올라프라는 보그의 포토그래퍼중 한명은 네덜란드 황금기의 회화에 근간을 두고 있으며, 특히 빛을 다루는 방식에 있어서는 카라바조 같은 고전적인 화가들의 기법을 따르고 있다고 했다.


“예술이란 기존의 방식을 뒤엎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언가를 궁금해 하는 것이 바로 모든 지혜의 시작입니다”

-피터 린드버그


<보그 라이크 어 페인팅展> 마지막 섹션 벽면에 이런 말이 적혀있었다. 보그가 추구하는 아방가르드함과 아티스트적인 패션과 사진에 대해 처음에는 잘 와 닿지 않았다. 전시를 다 보고 나니 이 말이 새삼 와 닿았다. 이 전시를 보고 나서 어렴풋이 깨달은 것이 있다면, 패션과 사진, 그림 모두 일상에서부터 사회적인 이슈와 관습까지 전반적인 모든 것에서 영감을 받은 것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그 방식은 또한 신선해야 하며 자유로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전시가 특별한 이유는 회화적 요소를 사진으로 이끌어 낸 것에 대한 신선함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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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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