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까르띠에 하이라이트 전, 관계성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 [시각예술]

국가, 젠더, 종교에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작품들이 보여주는 관계성
글 입력 2017.08.06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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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까르띠에 하이라이트 전
관계성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


까르띠에전.jpg
  


Prologue.

  까르띠에 하이라이트 전을 방문하게 된 데에는 같은 취미를 가진 친구의 적극적인 권유가 크게 작용했던 것 같다. 보통 유명 기업이나 재단의 미술품 컬렉션 전 같은 경우, 이미지 홍보의 목적이 크다는 선입견이 있어 일반적인 전시보다 그 매력이 덜하다고 느껴왔었기 때문에 이번 하이라이트 전도 비슷한 맥락에서 방문을 이런저런 핑계로 미루고만 있었다. 하지만 서울시립미술관에 대한 신뢰감과 전시 날짜가 얼마 남지 않은 것에 대해 아쉬움을 느끼고 까르띠에 전시를 방문하게 되었다.
 
 
 
1. 까르띠에 하이라이트 전
 
  실제 방문 후의 느낌은 이전과 확연히 달랐다. 물론 까르띠에라는 기업 혹은 재단의 홍보 목적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작가들과의 커뮤니티를 우선시하며 미술품에 대한 애정을 보여준 까르띠에 재단의 하이라이트 전은 한 번 더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전시실의 디자인, 작품 및 작가진의 구성이 매우 뛰어났기 때문이다.
 
 
-전시실 구성

  이번 전시는 1층부터 3층으로 이루어져 있는 서울시립미술관의 전시 공간에 많은 미술품들이 균형감있게 배치되어 있어 전시의 규모가 컸음에도 불구하고 지루할 틈이 전혀 없었다. 이전에 서울시립미술관을 방문했을 때는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이 불편하게 여겨지기도 했고 중간에 전시를 보는 흐름이 끊긴다는 느낌이 들었었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서는 관람 도중에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전시실 사이에 마련되어 있어 크게 힘들이지 않고 즐겁게 관람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또한 서서 미술품을 감상하는 공간 외에 영상물로 완성된 미술품들을 앉아서 볼 수 있는 공간이 적절히 배치되어 있어 전시를 관람한 전체 시간에 비해 체력 소모도 덜했던 점이 관람객을 많이 배려한 점으로 느껴져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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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컨텐츠 구성
 
  하이라이트 전의 특별했던 점은 전시 컨텐츠가 매우 다양했다는 점이다. 갈수록 요즘의 전시들이 다양한 형태의 컨텐츠를 주제별로 보여주고 있는 추세이지만, 다른 전시에서보다 더 두드러진 점은 영상물 형태의 전시 컨텐츠 비중이 크다는 것이었다. 기술의 발달로 많은 작가들이 영상물의 형태로 작품을 많이 제작하고 있는데, 이를 이번 까르띠에 전시에서 적극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잘 느껴졌다.
 
 
  또한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까지 함께 볼 수 있었던 점이 매우 흥미로웠다. 차이 구어치앙의 화약을 이용한 작품 제작 과정, 하이라이트 전의 전반적인 전시 준비 과정 등이 영상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전달되어 ‘관계성’을 중시하는 까르띠에 재단의 면모가 더욱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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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전시의 주제, ‘관계성’
 
  까르띠에 재단의 전시를 더욱 흥미롭게 보았던 점은 관계성과 협업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까르띠에 재단과 관련된 작가들의 관계성을 표현한 장 미셸의 ‘빛의 군상’, 일본 초상화 작가 요코오 타다노리가 그린 작가들의 초상화 작품. 사회적인 이슈를 통해 관계성을 다루고 있는, 소수민족들의 사라져가는 언어를 영상으로 담아낸 레몽 드파르동과 클로딘 누가레의 ‘그들의 소리를 들으라’, 세계의 난민에 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구이동 현상과 그 심각성을 전달하는 딜러 스코피디오 렌프로의 ‘EXIT’ 등이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겠다.

  이 작품들 외에도 인종, 젠더, 국가의 경계에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주제의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과 그 작품을 바라보는 관람객들의 관계에 대해서까지 생각해볼 수 있었으며, 알고는 있었지만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사회적 주제들에 대해서도 관계성을 느끼며 공감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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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려운 미술사적 지식과 작가에 대한 사전지식 없이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많은 심리적, 사회적 공감을 이끌어내었던 전시 기획에 감사함을 느꼈다. 최근에 보았던 전시 중 가장 흥미롭고 밀도 높게 감상할 수 있었던 전시를 무료로 볼 수 있었다는 점도 정말 좋았다. 아직 방문해보지 않은 분들이 있다면 필자의 친구처럼, 강력하게 추천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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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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