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신간안내-오늘은 바람이 좋아,살아야겠다!
글 입력 2017.08.04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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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 김상미 시인부산 출생. 1990년《작가세계》 등단.시집 『모자는 인간을 만든다』『검은, 소나기떼』『잡히지 않는 나비』『우린 아무 관계도 아니에요』2003년 박인환 문학상 수상.대부분의 학생이 그랬겠지만 중 고등학생 때 나에게 시란 한 글자 한 글자 분석하고 여백을 필기로 빼곡히 채우며 해체해야만 하는 대상이었다. 대학교에 들어오고 나서야 비로소 시 이외의 여백을 두고 감상하는 법을 깨우치기 시작했다. 시는 분석하는 대상이 아니라 그 자체를 바라봐야 하는 것이었다. 그 시작은 의외로 교과서에서 많이 보던 익숙한 시인들의 시보다는 외국 시인의 시를 접했을 때였다. 낯선 문체와 낯선 단어에 나는 그것을 좀 더 멀리서 보는 법을 알게 된 것 같다. 전혀 다른 나라 언어로 쓰여진 시 안에서 흐르는 보편적인 감성을 느낄 때의 쾌감을 맛 봤던 경험이었다.<오늘은 바람이 좋아, 살아야겠다!>를 보고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굉장히 반가웠다. 1990년 등단한 김상미 시인이 우리를 위해 소개해 줄 시들의 목록을 보기만 해도 기대감이 부풀어 오른다. 시 한편 한편에 내재된 뜻과 감성을 김상미 시인의 언어로 다시 해석해 주는 부분도 굉장히 기대되는 바이다.이 책은 프란츠 카프카, 마르키 드 사드, 르네 샤르, 고골, 바흐만, 거투르드 스타인, 콜레트, 애드거 앨런 포, 폴 발레리, 카렐 차페크, 나보코프 등 세계 문학사에 큰 족적을 남긴 11인의 문학 연금술사들의 세계를 엿볼 수 있게 한다. 이 시인들은 우리와 다른 시대, 다른 나라에서 살았던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겪은 고뇌와 사랑, 희망과 절망은 오늘날 우리들이 겪는 정서와 다르지 않다. 이렇듯 시대를 관통하는 보편성을 지닌 작품들을 우리는 고전이라고 부른다. 이 시대의 삶이 원하는 대답을 그들에게서 찾아 낼 수 있을 것이다.체코의 세계적인 작가이자 시인인 밀란 쿤데라는 ‘시인이 된다는 것은 늘 끝까지 가 보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절망이든 희망이든, 어떤 감정과 시선을 끝까지 붙들고 온몸으로 느낀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아모르 파티’가 이런 자세를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 때문에 우리는 시간이 흘러도 그들의 글을 계속 찾게 되고 위로를 받는 것이 아닐까 한다.이 책에 소개된 11명의 작가들은 김상미 시인이 살아오는 동안 가장 영향을 받은 작가들 중에 속하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김상미 시인처럼 이 책을 읽으며 삶을 그대로 껴안는 모습과 기쁨을 찾았으면 한다. 그렇기에 더 기대되고 기다려지는 책이다.[김윤정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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