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카뮈와 니체-"시지프의 신화"를 읽고[문학]

글 입력 2017.07.16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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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영역(champ)은 시간이다”라고 괴테는 말한다. 이것이야말로 부조리한 말이다. 과연 부조리한 인간이란 무엇인가? 영원을 부정하지 않고, 영원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 향수는 그에게 낯선 것이 아니다. 그러나 그는 자기의 용기와 논증을 더 좋아한다. 용기는 구원의 호소 없이 사는 것, 그가 가지고 있는 것으로 자족하는 것을 가르쳐 주며, 이성은 그에게 그의 한계를 가르쳐준다. 기한부의 자유, 미래없는 반항, 그리고 소멸하오야 말 의식을 확신하며서, 그는 그의 삶의 시간 가운데 모험을 추구한다. 거기에 그의 영역이 있고, 거기에 그 행동을 자신의 판단 이외의 모든 판단에서 벗어나게 하는 그의 행동이 있다.

알베르 카뮈, 시지프의 신화 中


신이란 영원한 자유를 의미한다. 한편 인간에겐 삶의 유한성에서 오는 자유가 있다. 기한부의 자유랄까. 카뮈는 이렇듯 유신론적 실존주의에 대한 비판을 하면서 죽음 이외의 것은 생각해선 안 된다고 말한다. 더불어 부조리 한 삶을 다른 어떤 것으로도 보상받거나 구원받길 기대해선 안 된다고 한다. 부조리 앞에서의 반항이 인간의 숙명이며 우리가 삶을 바라볼 태도이다. 시지프가 바위를 산 정상까지 올려놓고 다시 떨어지는걸 바라보면서 다시 올려놓는 그 열정과 반항심. 굉장히 이해하기 어려운 텍스트였지만 이 삶의 부조리를 있는 그대로 끌어안는 것이 삶을 최선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다.


돈 주앙은 이와 반대로 포만을 명한다. 그가 한 여자를 떠나는 것은 더 이상 그 여자를 바라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은 절대로 아니다. 아름다운 여자는 항상 탐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그가 다른 여자를 바란다는 것이며, 이것은 결코 똑같은 것은 아니다.

알베르 카뮈, 시지프의 신화 中


카뮈는 삶을 돈 주앙처럼 살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최고의 바람둥이이자 카사노바 돈 주앙처럼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 이 여자가 싫증나서 다른 여자를 찾는 것이 아니다. 싫어서가 아니라 다른 여자가 그저 아름답기 때문이리라. 매우 비도덕적인 것 같지만 삶에 대입하면 어렴풋이 알 것 같기도 하다. 지금 나에게 주어진 삶이 지겨워서 새로운 삶에 몰입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눈 앞에 있는 현실 하나하나를 새롭게 받아들이라는 말인 듯싶다. 내 눈앞에 있는 것만 보되, 그 이상을 바라서도 안되고 기대해서도 안 된다. 그저 눈앞에 주어진 것에만 몰입 할 뿐. 참 쉽고도 어려운 거다.

카뮈의 이러한 생각들은 니체의 철학과도 상당 부분 맞닿아 있다. 목적과 가치가 사라진 허무주의 시대, 초월적 가치보단 물질을 중요시하는 세속화 과정을 목격한 니체는 “신은 죽었다”고 말한다. 이 말이 삶이란 진정 허무하고 부질 없는 것일 뿐이라는 말일까? 오히려 이 말은 그가 현재와 지금의 가치를 무한한 것으로 여기고 삶의 의미를 끊임없이 찾았음을 방증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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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리히 니체(F. W. Nietzsche, 1844~1900)



모든 것은 가며, 모든 것은 되돌아온다. 존재의 수레바퀴는 영원히 돌고 돈다. 모든 것은 시들어가며, 모든 것은 다시 피어난다. 존재의 해(年)는 영원히 흐른다. 모든 것은 부러지며, 모든 것은 다시 이어진다. 똑같은 존재의 집이 영원히 지어진다. 모든 것은 헤어지며, 모든 것은 다시 만나 인사를 나눈다. 존재의 수레바퀴는 이렇듯 영원히 자신에게 신실하다.

- 프리드리히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中



니체의 영원회귀 사상은, 말 그대로 지금 이 순간은 영원히 반복되고 돌아올 것이라는 말이다. 이 삶 뒷편에 다른 초월적인 세계란 존재하지 않고 지금 이 순간이 무한히 반복되는 삶. 지옥이라고 할 수 있는가? 무한히 반복되기에 매 순간 최선을 다해 행복 하라는 뜻일지도 모른다. 부조리든 불합리이든, 그것이 내 운명이다라고 초연하게 받아들일 때, 더 이상 이 순간은 지옥이 아니게 된다.




[김윤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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