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세계 배낭여행자들의 안식처, 빠이

글 입력 2017.04.14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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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여행이 정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어디든. 노을이 지는 강가의 풍경이 아름다운 프라하나, 야시장도 볼거리도 많은 대만이나, 벚꽃이 만개해서 한창 아름다울 때인 일본이나, 어디든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가보지 않은 길, 먹어보지 않은 음식, 새로운 사람들과 풍경 모든 것이 좋기 때문이다. 여행은 익숙함에서 벗어나는 경험이기 때문에 감각이 모든 것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한다. 평소에는 그저 스쳐지나갈 것들도 여행지에서는 발걸음을 멈추어 돌아보게 된다. 그렇게 기억된 여행지의 이미지와 색감, 풍경, 사람들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여행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온 뒤에도 그런 기억들은 나를 위로해주곤 한다.

   요즘도 이전에 다녀왔던 여행 사진을 종종 꺼내어 본다. 여행에서 찍어온 수백 장의 사진을 보며, 이땐 이런 생각을 했었지, 돌이켜본다. 사진을 매개해야만 기억할 수 있는 아주 구체적인 기억들도 간혹 있다. 어쨌든, 그렇게 다시 여행의 기억은 떠오르고, 그때의 나도 떠오르고, 그때와는 또 달라진 모습의 나를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얼마 전에는 가장 최근 다녀왔던 일본 여행 사진을 넘겨 보았다. 고등학교 친구들과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3년이 지난 후에야 다녀오게 된 여행이었다. 나의 첫 일본 여행이기도 했다. 가깝고도 먼 나라인 일본에서 짧은 시간을 보내면서 나는 참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무엇보다도 자전거를 타고 '나라'를 둘러보았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여행 둘째날, 친구들은 유니버셜 스튜디오로 향했고, 나는 기차를 타고 '나라'로 갔다. 짧은 3박 4일의 여정에서 꼭 가고 싶었던 곳이 달랐던 탓에 그날만큼은 서로 다른 행선지를 향하기로 했다. 일본어라고는 히라가나 정도만 겨우 읽고, 그렇다고 영어를 잘 하지도 못하는데다 길치인 내가 일본에서 혼자 여행을 한다고 하는 것이 미심쩍었는지 모두가 한마음으로 나를 염려했다. 그렇게 모두가 한마음으로 나를 걱정해준 덕분인지 나는 기차역에서부터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오사카'에서 '나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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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무계획의 여행을 선호한다. 여행 전에 맛집이나 여행지를 꼼꼼히 찾아보지 않는다. 그리고 맛집을 알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곳의 음식을 먹기 위해 오랜 시간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것보다는 무작정 걷고, 우연히 새로운 길에 들어서게 되고, 그러다가 배가 고파지면 우연히 앞에 있는 식당에서 밥을 먹는 여행이 좋다. 이런 점에서 '나라' 여행은 정말 행복했다. '자전거'는 (종종 들고다니기 귀찮을 때를 제외하고는) 버스보다는 느린 속도로, 그렇지만 걸음보다는 빠른 속도로 짧은 하루동안 '나라'를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해주었다. 언제든지 마음에 드는 곳에 자전거를 멈출 수 있었고, 오래 머무를 수 있었다. 사슴 공원에서 자전거를 멈추고 유유히 걸어다니는 사슴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가까이 있던 사슴들이 종종 내게 다가오기도 했다. 그렇게 한참을 자전거를 타고 '나라'를 돌아다니다가 배가 고파 우연히 들어간 식당에서 일본식 카레를 먹었는데 친절하고 맛도 좋았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참 좋은 여행이었다.
 



    
    사실 이 글은 [세계 배낭여행자들의 안식처 빠이]라는 책에 대한 프리뷰이다. 나의 지난 여행에 대해 조금 길게 이야기한 것 같기도 하지만, 이 책이 나로 하여금 그만큼 여행을 떠올리게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빠이는 태국 북부 관광도시 치앙마이에서 140km 떨어진 곳으로 버스로 4시간, 762개 고개를 넘어가야 닿을 수 있는 산골마을이라고 한다. 지리적으로는 관광지라기보단 오지이지만, 이곳은 정말 아름답고 살기 좋은 곳이라고 모두가 말한다. 10여년 전부터 도시 생활에 한계를 느낀 태국의 지식인들과 예술가들이 하나둘 태국 북서부의 산골 마을로 모여들면서 ‘빠이’만의 독특한 문화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미리 접한 책의 몇 가지 사진만 보아도 그곳이 따뜻하고 행복한 공간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보는 것만으로도 따뜻해 보이는 그곳,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고 있을 것 같은 그곳. ‘빠이’의 매력을 책으로나마 느껴보고 싶다.  또 그것을 계기로 언젠간 빠이를 직접 가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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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의 링크에서 책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노혜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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