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術紀行] 작품과의 인터뷰(1) - 툴루즈 로트렉 '물랭 루즈에서, 춤' [시각예술]
글 입력 2017.03.19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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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과 친해질 수 있는 질문작품과의 인터뷰첫 번째, Toulouse-Lautrec < At the Moulin Rouge, The Dance >
(분홍 드레스를 입은 여자의 어깨를 툭툭 건드리며) 저기, 실례합니다.
- … 누구시죠?제가 이곳을 찾은 게 처음이라, 여긴 어딘가요?
- 파리에 처음이신가요? 여기는 ‘Moulin Rouge(붉은 풍차)’라고 하는 무도장이에요. 파리의 귀족들 사이에서 유명한 장소인데……어쩐지! 그래서 춤을 추고 있는 사람들이 많군요.
- 저기 바로 보이는, 주황색 스타킹을 신은 여성 무용수와 춤을 추고 있는 사람은 이곳에서 유명한 춤꾼이에요. 우리는 저 사람을 ‘뼈 없는 발랑탱(Valetin-le-Desosse)’라고 부르죠. 몸이 정말 유연하지 않나요? 당신도 저 사람처럼 춤을 출 수 있나요?하하, 저는 이런 무도장에는 처음이라 춤을 춰본 적이 없답니다. 그나저나 이렇게 아리따운 아가씨께서 왜 혼자 서계신건가요?
- 툴루즈 로트렉, 이 분의 이름을 들어보셨나요?아니요, 처음 들어봅니다. 파리에서 유명하신 분인가요?
- 주로 그림을 그리시는 분이세요. 귀족 집안에서 태어나셨지만 장애가 있는 탓에 키가 152cm밖에 크지 않아 가문에서 외면을 당했다고… 키가 워낙 작으니 한 번에 알아보실 수 있을 거예요. 아버지의 외면 때문인지 우리 같은 매춘부를 다른 귀족들과는 달리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봐주세요. 아, 너무 많은 것을 말해버렸네요…… 비밀로 해주세요. 그 분은 잠시 다른 분을 만나러 가셨어요.당신의 애인인가요?
- 저는 그저 화류계 여성이에요. 오늘은 왠지 평소보다 더욱 화려한 옷을 입고 나오고 싶어 새로 들여온 드레스를 입어봤어요.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어울리나요? 이렇게 아름답게 치장하고 나왔지만 저에게 눈길을 주는 사람이 몇 없다는 사실이 슬프네요.사실은, 드레스가 당신과 너무도 잘 어울려 대화를 나누어보고 싶었어요. 당신에게 이 장소는 어떤 모습으로 다가오는지 궁금하군요. 귀족들에겐 그저 유희의 장소인데 말이죠.
- 겉보기에는 매우 화려하죠. 잘 차려입은 옷을 입고 아름다운 선율에 맞춰 춤을 추는 사람들, 무도장을 반짝이게 밝혀주는 샹들리에, 훌륭한 장식이 되어주는 와인들. 파리지앵이 아닌 누군가에게 이 장소는 동경의 대상이 되겠죠. 또 이곳을 자주 방문하는 귀족에게는 부를 과시하고 욕망을 채울 수 있는 공간이겠죠. 하지만 이러한 일상이 반복되는 저에겐 물랭 루즈가 그다지 특별하게 다가오지 않네요. 반복되는 일상? 그 이하도 그 이상도 아닌 장소...(툴루즈 로트렉이 그린 물랭 루즈의 포스터)한 장소에 대해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이 다르다는 일은 신기해요. 저에게 오늘의 물랭 루즈는 소란스러운 가운데 고독하게 다가오네요. 누구인지에 따라, 언제인지에 따라 장소에 대한 감정은 변화하죠.
- 정말 알 수 없는 말을 하시네요. 그나저나 이 곳에는 어떻게 찾아오신 건가요?파리에 처음 올라와 길을 잃어서 허탈하게 도로를 걷고 있는데 이곳의 포스터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포스터를 보니 반드시 들어가야 된다는 마음의 이끌림? 하하
- 아, 오늘의 물랭 루즈 포스터 말씀하시는 거군요. 그 포스터도 툴루즈 로트렉씨께서 그리신 거예요. 주로 캔버스에 유화를 사용해서 작업을 많이 하시지만 종종 이곳의 포스터도 그리신답니다.. . .(급하게 자리를 뜨며) 이런, 평소에는 낯선 분과는 대화를 잘 나누지 않는데… 저는 이만 자리를 옮겨야겠네요. 파리의 밤거리는 어두워요. 조심히 돌아가시길 바래요.앗, 잠시만! 더 대화를 나누고 싶어요!
- (이미 자리를 떠나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다.)전경의 드레스를 입은 여성에 대해선 아직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이미지 출처_ Google문화리뷰단_ 박이슬[박이슬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다음번 인터뷰엔 저도 같이 데려가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