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교향악단 정기연주회 - 베르트랑 드 비이&베이스 연광철

글 입력 2014.06.1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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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2때 일드 '노다메칸타빌레'를 접한 후, 지루하기만 했던 클래식의 인상이 바뀌었다.
클래식이 얼마나 유쾌하고 즐거운지를 깨달아서 그 후로, 유튜브에서 좋아하는 클래식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찾아 볼 만큼 클래식이 좋아졌다. 클래식은 물론이거니와, 곡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를 보면서 나도 언젠가는 저기에 있고 싶다고 생각했다.
 예술과 전혀 관련이 없는 나였지만, 오케스트라는 나에게 있어서 도전하고 싶은 꿈 중의 하나이기도 했다. 대학생이 되어서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악기를 다룰 줄 모르는 사람에게는 신청자격 조차 충족되지 않았다. 내게 오케스트라는 동경의 대상일 뿐이었다.
 그래서 이 연주회를 보러 예술의 전당에 갈 때까지 설레는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 실제로 오케스트라의 무대를 보는 것이 처음이어서 더 흥분되기도 했다.
 
 약 2시간 남짓의 시간동안 다양한 선율의 곡을 들을 수 있었다. 첫 곡인 바그너의 오페라<트리스탄과 이졸데>의 곡들은 괴롭다는 느낌이 관객들에게 전해질 정도로 무거운 곡이었다. 특히, 이 곡은 오페라 였고 연광철님의 목소리와 어우러져서 더욱 더 낮고, 무겁고 괴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내가 그동안 들어왔던 클래식들은 하나같이 밝고 유쾌한 느낌이었어서 그런지 이 곡은 낯설기도 했다. 집에 와서 이 곡에 대해 검색해보니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사랑을 죽음을 통해 이루고자 한 비극적인 사랑이야기 였다. 그래서 팜플렛에 '운명을 거스른 사랑'이라고 써있던 것이었다. 한없이 괴롭다는 인상이 지배적인 곡이었다.
 
 20분간의 인터미션 후, 포레의 <펠레아스와 멜리장드>의 연주가 시작되었다. 이 곡에서 실잣는 여인과, 시칠리안느는 어디선가 들어 본 적이 있는 낯익은 곡들이어서 더 집중해서 들었다. 실잣는 여인에서 하프의 선율이 정말 아름다워서 인상적이었다. 또한, 시칠리안느에서는 바이올린의 선율이 연약하면서도 강했다. 바이올린의 그런 선율이 시칠리안느를 더 돋보이게 했다고 느꼈다. 멜리장드의 죽음은 서정적이고 슬펐다.
 
 그 다음 마지막 곡은 라벨의 <다프니스와 클로에 모음곡 제 2번>이었는데, 이 곡이야말로 오케스트라의 웅장함을 느낄 수 있는 최고의 곡이었다. 여명, 무언극을 거쳐 뒤의 클라이막스인 군무를 향해가면서 그 웅장함은 더해갔다. 나는 평소에 오케스트라에 꼭 필요하고, 존재감이 강한 악기는 '팀파니'라고 생각해왔다. 이 곡에는 타악기들의 역할이 빛났는데 팀파니의 쿵쾅쿵쾅 대는 울림이 정말 멋있었다. 팀파니 뿐만 아니라, 실로폰과 탬버린도 웅장함의 주역들 이었다. 오케스트라에서 실로폰 소리가 남자답다고도 느꼈고, 무엇보다도 탬버린이 오케스트라에 있어서 신기하고 놀랬다. 이 곡의 클라이 막스를 들을 때, 몸에 전율이 일어나는 것처럼 찌릿찌릿한 느낌도 들었다.
 
 모든 공연이 끝나고 사람들의 박수갈채는 끝없이 이어졌고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지휘자의 얼굴 또한 굉장히 만족스러워 보였다. 지친 일상 속에서 2시간 남짓의 오케스트라 무대를 통해 즐거운 휴식시간이 되어서 나 역시 정말 만족스러웠다. 전까지만 해도, 곡을 듣고 그 느낌을 느끼는 것이 곡을 이해하는 것의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뭔가 이제는 미리 배경지식을 알고 가는 게 곡을 이해하는 데 더 유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처음으로 오케스트라의 무대를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어서 즐거웠고 정말 좋았다.
 
[손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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