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NUNAYA(누나야) : 동요, 클래식이 되다" - 모녀가 받은 그 날의 선물

70~80년대 학창시절 들었던 클래식과 동요로 삶과 인생을 성찰하다.
글 입력 2015.09.28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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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0일, 피아니스트 박종화님의 연주회를 보기 위해
역삼역 부근에 위치한 LG 아트센터에 다녀왔다.
여러 번 문화초대를 다녀왔지만 
그날만큼은 더더욱 설레는 기분이었다.
함께 했던 사람이 다름 아닌 우리 엄마였기 때문이다.



IMG_7607.JPG
 


 공연장에 들어서자마자 일단 자리도 그렇고 공연장의 분위기도 그렇고, 
생각보다 무척이나 좋았다. 
공연장이 참 아늑한 기분도 들고, 포근한 느낌도 있고. 
그래서 개인적으로 예술의 전당보다 훨씬 기분 좋은 공간이었다. 
박수소리와 함께 등장한 피아니스트 박종화님, 
모차르트의 반짝반짝 작은 별 변주곡을 연주해 주시기 시작했다.
사실 개인 연주자의 피아노 독주회는 처음인지라, 
다른 연주회들도 그런 연출이 있나 모르겠다. 
피아노 뒤에 화면에 여러 예쁜 그림들이 박종화님의 연주와 함께 나타나기 시작했다. 



1부는 모짜르트, 베토벤, 드뷔시, 빌라 로보소의 작품으로 이루어졌다.
특히나 내가 좋아하는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를
같이 간 엄마도 맘에 드셨다고 말씀하셨다.
박종화님께서 1악장을 연주하기 시작할 때,
연주가 점차 절정에 이를 때,
조명이 하나씩 다른 방향에서 켜지고 꺼지고
뒤에 화면에서는 달을 형상화하고.
앞 선 반짝반짝 작은 별 변주곡에서는 별이 무수한 하늘을 느낄 수 있었다면
'월광'소나타를 들을 때 무대연출과 함께 큰 달과 함께 하는 듯 했다.





< 작품 소개 >


Beethoven : Piano Sonata No. 14 in C sharp minor, Op.27-2 "Moonlight"
베토벤 : 피아노 소나타 14번 "월광," Op.27-2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는 전부 32곡이나 되는데, 그는 생애를 통해 초기의 작품에서 만년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그때 그때의 피아노의 기능에 순응하여 최대한의 가능성을 보였다. 이 작품들은 그의 음악 생애를 세로로 잘라서 보았을 때 양식적인 변화의 축도이기도 하다.

그의 소나타들이 오늘날까지도 피아노를 배우는 사람들뿐 아니라 전문가들에 의해서도 많이 연주되는 것을 보면 그의 피아노 음악들의 중요성은 설명 안 해도 될 듯싶다. 이러한 그의 소나타들 중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제 14번은 흔히 "월광"이라고 불려지는데, 이 곡만큼 많은 사연을 간직한 곡도 드물다. 베토벤이 눈 먼 처녀를 위해 달빛에 잠긴 채로 만들었다던가, 빈 교외에 있는 어떤 귀족의 저택에서 달빛에 감동되어 만들었다던가, 또는 연인에 대한 이별의 편지로 작곡한 곡이라든가 하는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베토벤 본인은 단지 '환상곡 풍의 소나타'라고 불렀을 뿐, "월광"이란 이름은 비평가 렐슈타프가 이 작품의 제 1악장이 스위스의 루체른 호반에 달빛이 물결에 흔들리는 조각배 같다고 비유한데서 생긴 말이라고 한다. 이 작품의 특징은 제 1악장이 자유로운 환상곡풍이고, 제 3악장에서는 소나타 형식이라는 특이한 방식을 썼다는 점이다. 세 도막 형식에 2/2박자, 환상적이며 단순한 제 1악장은 아름다운 가락이 낭만성과 정열의 빛을 더하고 있다.

고요한 호수 위에 창백한 달빛이 반짝이는 것처럼 말이다. 스케르초 풍의 3/4박자 곡인 제 2악장은 전원의 무곡으로서 유머러스하고 경쾌한 맛이 감돈다. 정열과 원숙한 구성의 제 3악장에서는 무겁게 떠도는 암흑 속에서 섬광을 일으키는 천둥과 번개처럼 격한 분위기가 힘차게 전개되어 당시 베토벤이 지니고 있던 청춘의 괴로움과 정열을 연상시킬 수도 있다. 1801년에 완성이 된 이 곡은 줄리에타 귀차르디라는 아름다운 여성에게 바쳐졌다.


제 1악장 : Adagio Sostenuto

세 도막 형식에 2/2박자로 환상적이며 단순한 제 1악장은
아름다운 가락이 낭만성과 정열의 빛을 더하고 있다. 
눈을 감고 가만히 그 선율에 귀 기울여 보면,
고요한 호수 위에 청아한 달빛이 반짝이는 풍경이 너무나 잘 어울림을 느낄 수 있다.


제 2악장 : Allegretto

스케르초 풍의 3/4박자 곡인 제 2악장은 전원의 무곡으로서
유머러스하고 경쾌한 맛이 감돈다.


제 3악장 : Presto agitato

정열과 원숙한 구성의 제 3악장에서는 무겁게 떠도는 암흑 속에서 섬광을 일으키는 천둥과 번개처럼
격한 분위기가 힘차게 전개되어 당시 베토벤이 지니고 있던 청춘의 괴로움과 정열을 연상시키는 듯 하다.


< 글 출처, 자세히 보기 : 想像의 숲 >







15분의 인터미션이 지난 후
2부가 시작되었다.
이 공연의 진정한 하이라이트자 
그의 음반이 수록되어있는 동요를 바탕으로 한 피아노곡 연주였다.



70~80년대 학창시절 들었던 클래식과 동요로 삶과 인생을 성찰하다

2015년, 박종화 내놓은 화두는 '동요'다. '엄마야 누나야,' '자장가,' '고향의 봄' 등 한국인이라면 제목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제목을 몰라도 한 두 소절을 들으면 알 수 있는 정겨운 곡들이다. 박종화는 이들 작품을 다양한 작곡가들의 피아노 편곡 버전으로 연주한다. 어린 시절 일본으로 건너간 이후 미국, 독일 등 대부분의 시간을 외국에서 보낸 탓에 그는 고국인 한국에서도 낯선 이방인과 같은 존재로 머물러 있었다. 그러던 그가 우리 동요를 만나 자신의 뿌리, 예술적 영감의 근원을 찾아 나섰다. 동요를 새롭게 피아노 곡으로 편곡하여 연주함으로써 자신의 정체성과 나아가 현재 우리 세대가 갖고 있는 삶과 인생에 대해 노래한다.




동요라는 것이 사실 아이 동자에 노래 요자를 쓰긴 하다만
어린아이들만 들을 수 있는 노래는 아니다.
내 생각엔 그렇다.
오히려 어른들이 들어야 하는 노래라고 생각한다.
바쁜 일상, 정신 없는 출퇴근길, 고된 하루의 끝
아이돌그룹의 음악이 주를 이루고 있는 K-Pop으로 심신을 달랠 것인가,
아니면 구수한 성인가요로 하루를 마감할 것인가.
그렇다고 클래식 음악을 들을 것인가.
물론 클래식을 즐겨 찾는 이도 분명 많긴 하지만
대다수는 꺼려하는 게 고전음악이다
(내 생각에 이건 학창시절 음악시간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뭐 어쨋거나,
대부분의 시간을 외국에서 보내야 했던 한 피아니스트가
자신이 사랑하는 피아노, 음악예술을 함에 있어
자신의 뿌리, 예술적 영감을 고국에서 찾으려 노력했던 그 절실한 노력이
보이는 그런 공연이었다.
특히나 나는 프리뷰 때도 인상 깊게 들었던 '엄마야 누나야'란 곡이
정말 아름다웠다.
엄마는 예전부터 '섬집아기'란 곡을 좋아했다고 하시는데
그 곡이 참 좋았다고 말씀해주셨다.

단순히 피아노 연주와 그에 맞는 뒷 배경의 일러스트 뿐만이 아니라,
기타 연주자 분(기타그룹 피에스타의 연주자 분 중 한 분이셨는데 성함을 잊었다ㅠㅠ)
그리고 싱어송라이터 하림씨까지 초대하여
공연의 다양성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즐거운 마음으로 세 분이 연주한 '산토끼'를 들을 수 있었고,
나는 익숙지 않은 그렇지만 나의 엄마께는 무척이나 익숙한 악기인
'풍금'으로 연주한 '반달'이라는 곡도
정말 감미롭게, 그리고 따뜻하게 들을 수 있었다.
박종화님께서 풍금으로 '반달'을 연주해주셨는데,
같이 따라부르다가 엄마가 갑자기 눈물을 보이시기도 하셨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나 옛 추억이 떠오르셨다나.







엄마는 사실 공연이 지루할 줄 알았다고 하셨다.
그런데 생각보다 훨씬 근사했다고.
그리고 또 무척 좋았다고 말씀해 주셨다.

이 날의 공연으로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조금이나마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았다.
내가 단순히 이런 문화예술을 가벼이 여긴다거나 장난으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진심으로 대하고 있다라는 것을 느끼셨을거라고 믿는다.
왜냐면 이 날 공연으로 나의 엄마는 풍금소리에 눈물을 흘리셨고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에 기뻐하셨으며
딸과 함께 한 시간을 행복해하셨으니까 말이다.


이 날 두시간 반의 공연은 우리 모녀가 오래간만에
함께하고, 즐겁게 보낼 수 있었던 귀중한 선물같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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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주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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