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전통놀이를 통해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은 정말 소중해! [문화예술교육]

글 입력 2015.05.25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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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 지난 3월부터 교육을 받고 수원 곳곳을 재미난 동네놀이터로 만들어보자 하고 시작한 전통놀이 수업이 이제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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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아이들은 혼자서 놀고, 서로 즐길 줄 모르고, 놀 줄 모르는 아이들, 게임만 하는 아이들에게 전통놀이와 함께 신명나게 놀아보며 즐길 수 있는 동네놀이터를 만들자고 시작한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신나했던 것 같다. 나 또한 그랬다.
 
마지막 실습과정을 남겨두고 딱 그 시간에 참석하지 못하게 된 나는 다른 지역으로 원정실습을 나가야 했다. 내가 살고 있는 조원동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잘 할 수 있을까? 조금은 설레기도 하고 또 아이들이 쉬는 날이어서 성격이 강한 두 아이를 모두 데리고 가야하는 상황이었다. 그동안 엄마가 전통놀이를 배우면서 집에서도 또 시간 날 때마다 가르쳐 주곤 해서 어느 정도 익숙해 있기는 했지만 사춘기를 지나고 있는 큰아이는 엄마를 따라 낯선 곳으로 가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아침부터 부산스럽게 준비해서 간단한 주먹밥 도시락도 싸고 물도 챙겼다. 엄마가 전통놀이를 통해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모습을 내 아이들이 본다고 생각하니 나 또한 설레었다.
 
23일 오전 매탄동 산샘 어린이공원을 찾아 두 아이와 함께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큰아이는 엄마를 잘 따라오는 듯하면서도 궁시렁 대며 아침부터 더운데 모르는 길을 나서는 것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고 딸아이는 옆에서 농번기철 시골에 내려간 아빠를 찾으며 ‘아빠차로 왔으면 쉽게 왔을 텐데’ 하면서 아빠가 없음을 아쉬워한다.
 
아이들의 불만을 못들은 척 두 아이를 끌고 매탄동 산샘 어린이공원을 찾아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하지만 다행이 지도를 잘 봐둔 덕에 헤메지 않고 바로 쉽게 찾을 수 있었고 북적북적 벼룩시장이 열리고 우리아이 또래의 아이들도 많이 나와서 물건을 파는 모습을 보며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엄마에 대한 불만 보다는 낯선 동네에 대한 호기심으로 옮겨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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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탄4동에 위치한 산샘 어린이공원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고 그 나무 아래로 그늘이 드리워져서 여럿이 함께하는 놀이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곳인 것 같다. 벼룩시장과 페이스 패인팅, 오방실뜨기와 전통놀이가 준비되어있었고 짜임새있는 규모로 잘 준비된 것 같다. 지난번 우리동네 전통놀이 실습에서는 생각보다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많은 인원이 함께하지 못했던 것이 몹시 아쉬웠는데 이곳은 전통놀이와 벼룩시장까지 자원봉사자들도 다양하게 많이 와서 함께하는 것 같았다.
 
매탄동주민들과 함께할 전통놀이를 위해 우리가 준비한 놀이는 죽방울 놀이, 제기차기, 고무줄놀이, 실놀이였다. 죽방울 놀이는 장구모양으로 컵을 붙여서 양쪽으로 자유자재로 줄에 연결된 방울을 받으면서 노는 놀이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제기차기는 제기를 만드는 방법까지 가르쳐 주고 있어서 일상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재료들로 간단하게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간단하게 고무줄만 연결해 놓고 고무줄을 밟으며 월화수목금토일을 외치며 뛰는 행동을 통해서 아이들의 체력을 길러 줄 수 있는 놀이가 된다. 이렇듯 즐기고 노는 사이에 저절로 신체발달이 이루어지고 집중력이 생기고 친구와 서로 규칙을 알게 되며 놀이집단 속에서의 질서를 깨우치게 되는 것이 바로 전통놀이이다.
 
산샘 어린이 공원에 도착하자마자 그곳에 모인 다른 전통놀이 선생님들과 함께 자리를 깔고 실뜨기에 필요한 실을 잘라서 정리하고 죽방울을 만들 종이컵과 실 그리고 젤리를 준비했다. 재기 만들기에는 패트병 뚜껑을 활용해 자갈을 넣어서 만들었으며 고무줄 놀이를 위해서 공원의자와 의자사이에 고무줄을 연결해서 고무줄을 잡고 있어야만 하는 수고를 덜어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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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맡은 임무는 실놀이였다. 그동안 실놀이는 딸아이와 평소에 많이 즐기기도 했고 실하나만 있으면 쉽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놀이이다. 이번 실습놀이에서는 둘이 하는 실 놀이가 아니라 혼자서 할 수 있는 마술 같은 실 놀이 2가지를 아이들에게 가르쳐주는 임무를 맡았다.
 
처음 큰아이는 인상을 쓰며 낯선 곳에 데리고 온 엄마를 원망하고 잔뜩 굳어있는 얼굴을 하더니 시원한 나무그늘에 있는 실 놀이 자리로 안내하자 시원한 나무그늘에 벌렁 드러누우며 나무그늘을 즐겼다. 그리고는 딱히 할 일이 없는지 엄마의 일을 돕기 시작했다. 실을 잘라서 묶어주며 실 놀이용 실을 만드는 작업을 돕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가르쳐줄 술술 풀리는 마술을 곁눈으로 쳐다보기도 했다.
 
실 놀이 돗자리에서 엄마가 실로 마술을 부리듯이 손가락 사이에 얽히고설킨 실들을 살살 잡아당기기만 하면 풀리는 방법을 가르쳐주자 옆에서 베시시 웃으며 엄마한테 웃음을 보내왔다.
 
많은 아이들을 상대하며 엄마가 조금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아이는 얼른 진행요원에게 받은 초컬릿 과자를 입속에 쏘옥 넣어주며 힘내 하고 속삭여 주기도 한다. 내 아이지만 참 사랑스럽다. 처음엔 그렇게 오기 싫어하더니 금 새 기분이 좋아졌나보다. 딸아이는 옆에 앉아서 보조 선생님으로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먼저 실뜨기 마술을 보여주기도 하면서 스스로 가르쳐주기도 했으며 고무줄놀이 제기만들기 죽방울놀이까지 마치 자기 동네에서 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놀이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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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내가 실 놀이를 가르쳐준 아이가 총 64명이었다고 한다. 몇 명이나 왔다갔는지는 전통놀이를 하고 난 뒤 패이스 페인팅을 해 주었는데 전통놀이 모두를 한 어린이에게만 패이스 페인팅이 가능하도록 체크용지를 나누어 주고 이름을 써서 본부에서 보관하고 있어서였다.
 
아침 10시 30분부터 12시 30분까지 짧은 2시간여 동안 그렇게 실뜨기를 가르쳤다. 실뜨기로 보여주는 마술을 보여주자 신기해하며 눈빛을 반짝이며 배우는 아이들, 아주 나이가 어려서 배울 수 없는 아이에게는 같이 온 엄마에게 가르쳐 주기도 했고,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도 신기하다며 실뜨기 마술을 배웠다. 손주들과 놀아주기도 좋고 또 어디선가 강의를 할 때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을 것 같다며 좋아하셨다.
 
이렇게 아이들과 함께 엄마가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 꼭 필요한 중요한 것을 가르쳐주는 선생님으로 함께한 짧은 시간동안 아이들은 엄마에 대해 조금은 자랑스러워하는 것 같았다. 낫선 사람과 사진 찍는 것도 싫어하는 큰아이였지만 엄마와 당당하게 ‘따로 또 같이’프랭카드에서 사진을 찍기도 하고 작은아이는 엄마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도 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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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따로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지만 서로에게 바라만 보아도 알 수 있는 사랑을 나는 느낄 수 있었고 그 시간들이 정말 소중하고 행복했다. 같이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했고 엄마의 의미 있는 일들을 우리 아이들이 함께 해주어서 더욱 뜻 깊은 하루를 보낸 것 같다. 다음에도 또 이런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
 
실놀이를 궁금해 하시는 분들을 위해 실놀이 동영상을 하나 공개한다. 실놀이 이름도 참 특이하다. 날틀(장구), 바둑판, 젓가락, 배틀 절구공이, 물고기,소눈깔 모양은 익숙하지만 이름은 생소하다 자주 즐기며 불러주어야 오래도록 이어질 것이다.
 
오늘은 아이들과 집에서 실뜨기 놀이를 해보는 것도 좋겠다.
 
 



[김효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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