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신의 컬쳐에세이 - 아들의 어머니

글 입력 2015.05.22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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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어머니
 

 
요즈음 일어 공부를 좀 한다고 가끔 NHK를 보는데 어제 이른 시간에 뉴스에서 두번째 인질인 고토 겐지 後藤建二의 참수 소식을 보았습니다  
우리 뉴스보다 앞선 시간입니다
 

첫번째 인질 살해에 충격받은 일본이 맞교환이라도 하여 한 목숨을 살리려하는 듯하여 옳은 방법은 아니지만 언론인 겐지는 살아나겠구나 생각했었는데 참 안됐습니다
 

인질을 구하러 그 위험 지역에 갔고 평시 중동 인권을 중시하고 현지인들과 어린이들을 보듬어 이슬람 교도도 그를 저들의 친구로 대했다고 하는데 테러리즘의 잔인함에 몸서리가 쳐집니다
 

그간 아들의 생명 구원을 위해 간절히 호소하던 그의 어머니 이시도 준코 石堂順子가 인사말을 했습니다
 

겐지가 세상을 소란하게 하여 죄송하다, 노력해 준 정부와 세계 여러 정부들,
귀환을 기원해 준 국민에게 감사한다 고 말했습니다
 

일어를 다 못알아들어 NHK 영어 채널로 돌리니 'I do not want  this sorrow to create the chain of hatred in the world  아들은 전쟁 없는 세상을 원했고 이제 나는 슬픔의 눈물을 흘리고 있지만 이 슬픔이 세상에 증오의 고리를 창조해내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그 어머니의 심정을 생각하며 마음이 아팠습니다
재혼한 부인도 있는데 어머니가 아들 구원 호소를 연일 했습니다
생명을 낳은 어머니가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일본인의 몸에 배인 습성대로 정부와 세계에 감사와 사죄를 하고 엎어져 통곡하는 대신 세계의 제일 위험 지역인 이슬람 지역까지 가서 취재와 인권에 목숨을 걸 정도로 헌신한 아들의 평화 정신을 생각하며 혀를 깨물고 이 슬픔이 여기에서 끝나기 바란다,  세상에 복수로 증오를 퍼치지 말자고 한 것입니다
 

분쟁으로부터 어린이들을 보호하고 그 지역에서 교육을 받지 못한채 소년병으로 전쟁터로 내몰리는 아이들의 가엾은 삶을 언론인으로 세계에 전하는 걸 사명으로 안 그가 이리 무참히 가고, 분노한 세계는 살해 동영상에 맞서 겐지의 평화 동영상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합니다
 

그의 짧은 생에 그들을 위해 노력한 것이 이를 계기로 더 스케일 있게 확산되고 그는 이제 영웅이 될 지 모릅니다
그렇지 않을 지도 모르고요
역사에 길이길이 남는 생이 좋은 건지  잔잔히 아주 작게 살다 가는 것이 좋은 건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선택 할 수도 없고요
 

영웅이 된들 아들 잃은 그 어머니는 한동안 아니 오랫동안 온 세상이 하얗게 보이고 살 맛과 밥맛을 잃게 되겠지요
 

그러나 아들의 평화의 일념대로 세상이 이루어지기를 그 어머니가 바라듯. 부디 그 마음 하루 속히 추스리고 평안히 살아갈 수 있기를 세계의 어머니와 아들 겐지는 바랄 것입니다
 

아주 가까이 그 손 잡아주는 누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때
                      필요한 건 사랑하는 아들

                      캄캄한 밤 필요한 게 해이듯



2.jpg▲ 이시도 준코 石堂順子, 고토 겐지 後藤建二의 어머니






이승신 李承信

시인 / 에세이스트 / TV 방송인 / 손호연短歌연구소
저서 - 치유와 깨우침의 여정, 숨을 멈추고, 거꾸로 도는 시계, 태어나지 않은 아기에게 보내는 편지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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