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단순함과 고요함 속의 아름다움 - 조르조 모란디: 모란디와의 대화 [시각예술]

글 입력 2015.02.07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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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조 모란디의 생전 모습 Photographed by Antonio Masotti





조르조 모란디: 모란디와의 대화



기간 2014.11.20 - 2015.02.25
장소 제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제 1, 2 전시실
작가 조르조 모란디, 김환기, 도상봉, 박수근, 황규백, 신미경 등


관람료
성인 9000원
중고생 7000원
(덕수궁입장료 포함)


주최/후원 국립현대미술관, 모란디 미술관, 동아일보사






한국-이탈리아 수교 130주년을 맞이하여 국립현대미술관과 이탈리아 볼로냐에 위치한 모란디 미술관(Museo Morandi)이 함께 기획한 ‘조르조 모란디: 모란디와의 대화’전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조르조 모란디는 국내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아 다소 낯선 느낌이 드실수도 있는 작가입니다만 이탈리아에서는 대표적인 국민화가로서 지금까지도 대중적인 인기와 사랑을 누리고 있는 거장입니다. 뿐만 아니라 모란디는 파격과 혁신을 거듭하던 20세기의 현대 미술사에서 어떠한 특정 유파에도 속하지 않고 자신만의 화풍을 확립하며 정물화를 새로운 차원으로 격상시킨  ‘정물화의 대가’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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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물>, 1951년, 캔버스에 유채, 모란디 미술관


실제로 조르조 모란디는 그 자신 또한 마치 한 폭의 정물화와도 같은 삶을 살았다고 합니다. 세계 대전 당시 잠시 이탈리아의 다른 지역에서 생활하였던 기간과 단 한 번의 이탈리아 국외 여행을 제외하고는 평생을 자신의 고향인 이탈리아 볼로냐의 아틀리에에서 보내며 그곳에서 생을 마감하였습니다. 그는 많은 곳을 여행하며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하는 것 보다는 한 곳에서 한 가지를 깊이 있게 음미하고 사색하는 과정이 오히려 진정한 깨달음과 통찰에 이르게 하는 강력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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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볼로냐에 위치한 모르디의 자택 내부 침실 겸 작업실



그의 정물화 작품들에서는 다른 정물화에서는 쉽게 느낄 수 없는 어떤 추상성이 느껴졌는데요, 이는 ‘현실 세계를 통해 추상하기’를 추구하고 모색하였던 칸딘스키의 영향은 받은 그의 작품세계의 특징을 잘 보여줍니다. 뿐만 아니라 대상에 대한 정확한 묘사 보다는 ‘빛’ 그 자체를 화폭에 담아내고자 하였던 인상주의 화가 모네의 흔적 또한 찾아볼 수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그의 정물 작품들은 스케치를 제외하고는 모두 모노톤의 미니멀리즘적인 색채를 띠고 있는데 보면 볼 수록 그 독특한 분위기와 아우라에 빠져들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특별히 그의 ‘꽃’ 정물 작품에서 이 같은 매력이 한층 더 두드러졌습니다. 그는 의도적으로 생화가 아니라 조화를 선택하였는데, 꽃을 선택하는데에 1주일, 배치하는데 1주일, 그리고 다시 그것을 관찰하며 응시하는데 수주의 시간을 보내었다고 합니다. 이 같은 시간의 흐름과 축적 속에서 자연히 먼지가 꽃 위에 수북히 내려 앉게 되었는데 그는 이 먼지를 절대로 닦아내거나 건드리지 않을 것을 그의 누이들에게 당부하였다고 합니다. 여기에는 한 순간 피었다가는 지고마는 순간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길고 오래가는 아름다움을 담아내고자 한 그의 깊은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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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디의 <꽃> 정물 시리즈


이렇듯 모란디의 작품은 보잘 것 없고 별 볼일 없어 보이는 일상의 사물들을 예술의 소재로 끌어오면서 익숙한 것을 낯설게 바라볼 수 있는 새로운 시선을 열어줍니다. 뿐만 아니라 계속적으로 반복되는 소재와 비슷한 톤의 색채는 오히려 보는 이로 하여금 미묘한 변화와 변주들을 감지해 낼 수 있는 세심한 시선을 갖게 하여 사물의 본질에 보다 집중할 수 있게끔 하는 것 같습니다. 그의 작품들을 마치 명상하듯 사색하면서 차분한 마음으로 바라본다면 예상치 못했던 어떤 울림과 깨달음을 안겨드릴 것 입니다. 여러분도 한적한 오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으로 향하여 마치 수도승과도 같은 삶을 살았던 현대 정물의 대가 모란디의 작품을 마주하며 특별한 시간을 갖으실 수 있길 바랍니다. 그럼 저는 다음 주에 또 다른 소식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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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물>, 1939년, 캔버스에 유채, 모란디 미술관


[장혜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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