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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에세이] 떠날 채비
오늘도 얼렁뚱땅 떠나고 떠나면서 살아간다.
떠날 채비를 한다. 반 년간의 독일 생활. 분명 손꼽아 기다려오던 순간임에도 생각만큼 유쾌하지만은 않다. 챙겨도 챙겨도 두고 가는 기분이랄까. 롱패딩을 압축하고, 진통제를 챙겨넣고, 필기구를, 충전기를 쑤셔 넣어도. 내 침대 위에 있는 인형이, 책상 위에 있는 책갈피가, 식탁 위에 있는 무드등이. 눈에 밟힌다. 28인치 캐리어는 너무 좁다며 우는 소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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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아 에디터
2024.08.31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영화]
사랑의 본질은 응시가 아닐까.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쉬운 제목에 비해 발음하기도 어려운 크쥐시토프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의 영화이다. 이 감독의 영화는 처음이었는데, 제목의 '짧은'이라는 단어가 특히 끌렸다. 도파민 중독이라거나 요새 유독 떨어진 집중력 때문이라기보다는. (사실 맞다) 거대하고 수많은 사랑 중 어떤 사랑을 콕 집어 이야기하고 있을지- 러프하게 내놓은 제목에 어울리는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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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아 에디터
2024.08.14
리뷰
전시
[Review] 예술가 그리고 혁명가 뱅크시를 - 리얼 뱅크시 [전시]
뱅크시의 과감한 행보는 많은 대중들에게 생각해 볼 틈을 마련해준다.
뱅크시를 처음 알게 된 건 <풍선과 소녀> 파쇄 사건 때였다. 2018년,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자신의 작품이 104만 파운드 (한화 약 16억 원)에 낙찰되는 순간, 파쇄되도록 설계해 둔 뱅크시. 영상을 보면 그 당시 상황의 충격과 당혹스러움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뱅크시는 어떤 마음으로 그림을 파쇄한 것일까? 그는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비가 오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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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아 에디터
2024.07.19
오피니언
영화
[Opinion] 37.2도의 사랑 그리고 자유 [영화]
조르그에게서 사랑을, 베티에게서 자유를 포착한다.
베티는 다리가 부러진 야생마 같았다. 근데도 일어서서 벽을 넘으려고 발버둥 쳤다. 우리에겐 넓은 초원도 그녀에겐 우울한 감옥이었다. 베티블루를 봤다. 자신이 생각하는 진정한 사랑이란 이런 것이라는 친구의 외침을 되뇌며... 강렬한 필름 속에 부유하는 사랑과 자유를 포착한다. 다리가 부러진 야생마가 아름다운 이유는 무엇일까. 그러니까 이 엉망진창인 베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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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아 에디터
2024.07.10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사랑.... 그것은 [문화 전반]
그저 나의 '사랑 찾아 산 멀리-' 의 과정을 약간이나마 공유하고자 한다.
에디터 활동 4개월의 마지막 글이다. 도대체 어떤 글을 써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평소처럼 기존에 향유한 콘텐츠 하나를 선정하여 관련 글을 작성할 수도 있지만. 더욱 더 보편적이고 넓고.. 또 근본적인 이야기를 담아내고 싶었다. 정말 중요한 것. 내 삶을 관통하는 것. 내가 정말로 말하고 싶은 것. 조금은 사적인 글이 될지라도 말이다. 밀란 쿤데라의 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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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아 에디터
2024.06.27
리뷰
영화
[Review] 겹치면 짙어지는 삶들 - 퍼펙트 데이즈
교집합을 까맣게 칠하고, 중첩되는 부분을 빗금을 치듯. 겹쳐지는 '순간' 짙어진다고 믿었고 보았다.
퍼펙트 데이즈, 제목 그대로의 영화였다. 내가 바라던 삶의 모양은 저런 것이다. 잔잔하지만 빛나는 하루하루. 반복적이고 안정화된 루틴에서 얻어내는 행복감. 내가 평생을 걸쳐서 쟁취해 내고 싶은 것은, 서울의 펜트하우스나 값비싼 외제차가 아니다. 그저 사소하고 단단한 나의 일상, 그리고 그 일상에 만족하며 만끽할 수 있는 건강한 마음. 그것뿐이다. 그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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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아 에디터
2024.06.27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인사이드 아웃 2, 안을 꺼내보기 [영화]
어른이 된다는 건 기쁨이 줄어든다기 보다는, 기쁨에 익숙해지는 것이 아닐까.
2015년, 그러니까 내가 학생 때 <인사이드 아웃 1>이 개봉했다. 적어도 5번은 봤지만, 볼 때마다 눈물이 나오는 이상한 영화였다. 울고 나올 정도의 영화는 아닌데- 라는 말을 많이도 들었지만.... 나에겐 눈물 버튼 그 자체랄까. 픽사 특유의 세심하고 풍부한 표정 묘사와 <인사이드 아웃>의 가장 큰 포인트인 감정선이 두드러진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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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아 에디터
2024.06.18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삶의 부정 속 긍정 [영화]
Nothing matters 는 곧 everything matters 이기에. 무의미는 의미이고, 덧없음은 덧있음이기에.
바로 어제. 끝장 나는 영화를 봤다. 측근이 극찬을 했던 터라, 아끼고 아껴서 보았는데도 훌륭했다. 내가 만약 영화를 만든다면, 이런 영화를 만들고 싶어라. 누군가 나의 인생을 묻는다면, 이 영화를 보여주고 싶어라. 분위기나 연출이 내 스타일이라고 말 하기는 어렵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그리고 그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 좋았다. 뒤죽박죽 얼렁뚱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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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아 에디터
2024.06.12
리뷰
공연
[Review] 무용수의 무대는 사실 - 더 발레리나
춤을 춘다는 것은 곧 일상이, 인생이 무대가 된다는 것이다.
춤을 꽤 오래 췄다. 전공자에 견줄 바는 못 되지만, 아마 전국의 영문과 중에서는 가장 오래 그리고 많이 췄으리라. 힙합을 추는 나는 언제나 무게 중심을 아래로 보내고, 무릎을 펴질 않으며, 바운스와 그루브를 연습한다. 그 많은 춤 중에서도 '힙합'이라는 장르가 주는 다양성과 자유로움이 좋았다. 각자만의 개성과 스타일이 다채롭고 타 스트릿 장르에 비해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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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아 에디터
2024.06.08
문화는 소통이다
ART insight
[ART insight] 불확실함을 사랑할 용기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흐린 눈으로, 두개로 서로 겹쳐지게 바라본다.
빨리 할머니가 되고 싶던 나날들이 있었다. 하루아침에 머리가 하얗게 세고, 입가에 주름이 깊어지는 상상. 햇살이 따스할 땐 뒷짐을 지고 나와서는 아파트 단지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을 바라보고 싶었달까. 하루하루를 단조롭지만 여유롭게 채워나가고 싶었다. 더 이상 마음의 들쑥날쑥함을 겪지 않고, 내 마음이 평온함을 찾아서 단단하게 살아가고 싶었다. 다시 말하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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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아 에디터
2024.06.05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사람과 사랑 그리고 삶을 잃어버린 [문화 전반]
요즘 젊은이들이 연애를 안 한다-에 젊은이를 맡고 있는 나는.
오늘날 대한민국은 아주 큰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 사실 단순히 '위기'라는 워딩만으로 그 심각성을 다룰 수 없을 정도인데, 우리는 아마 멸종될지도 모른다. 아니, 정확히는 멸종된다. 2023년 기준 한국의 출산율은 0.72명. 이는 200명이 한 세대 반 만에 25명으로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말도 안 된다. 우리는 이미 늦었고, 손 쓸 수 없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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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아 에디터
2024.05.29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라스 폰 트리에의 집 [영화]
누군가를 설득하거나 회유하려 하기 보다는 그저.. 솔직한 자아를 내보이는 것이다.
<도그빌>을 사랑하는 나는, 들뜬 마음으로 <안티 크라이스트>를 재생했었다. 날 것의 카메라 무빙과 라스 폰 트리에만의 감성으로 재해석한 여성과 남성 간의 성욕과 집착이 신선했다. 그러나 내가 무교라서 그럴까. 영화의 제목인 <안티 크라이스트> 답게 부유하는 수많은 성경 내용을 잡아낼 수 없었다. 한마디로 영화의 본질적인 메시지를 읽어내는 데 대차게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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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아 에디터
2024.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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