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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Review] 여름은 여름이기에 성스러운 - 여름의 카메라 [영화]
과연 여름은 첫사랑을 이루고 아빠의 비밀을 파헤칠 수 있을까?
“너를 보면 셔터 소리가 들려.” 영화 〈여름의 카메라〉가 내세운 한 줄 카피다. 시사회를 보고 나서야 이 문장이 얼마나 정직한 카피였는지 알았다. 이 영화는 사랑을 말하는 영화가 아니다. 사랑이 도착하는 순간의 소리를 말하는 영화다. 그래서 단순한 멜로의 언어가 아니라, 정체성의 언어가 된다. 아빠도, 여름도, 결국 같은 소리를 들었던 사람들이다.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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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파 에디터
2026.06.18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나는 자꾸 왼손으로 세상을 만졌다 [영화]
세상은 자꾸 몸의 방향을 바로잡으려 했고, 끝내 자기 방향으로 살아남은 사람들에 대하여
오른손으로 살아가는 법을 배우던 아이 “너 생각나서 추천했어.” 친구는 아주 가볍게 영화 〈왼손잡이 소녀〉(Left-Handed Girl, 2025) 이야기를 꺼냈다. 나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지만, 사실 제목을 듣는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오래된 감각 하나였다. 어린 시절 밥상 앞에서 몇 번이고 숟가락을 고쳐 쥐어야 했던 기억. 왼손으로 글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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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파 에디터
2026.05.19
리뷰
영화
[Review] 출장도 여행도 아닌, 그냥 인생이었다 - 쇼타씨의 마지막 출장 [영화]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영화
영화관 나오면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이상하게도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였다. 그리고 두 번째로 든 생각은 저 아이처럼 살고 싶다는 거였다. 행복하게 웃으면서 생일 케이크의 초를 불고, 간절하게 소원을 비는 저 아이. 처음 만난 어른과 친구가 되고 아무렇지 않게 생일을 축하받는 료토의 얼굴이 자꾸 머릿속에 맴돌았다. 비행기 티켓을 검색한 건 아니지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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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파 에디터
2026.05.15
리뷰
도서
[Review] 기쁨은 알아채는 사람에게 온다, 찰나를 사랑하는 법 - 타샤의 기쁨
봄날의 우리에게 건네는 일상의 작은 아름다움들
1. 봄날, 타샤의 세계를 마주하다 봄이 오면 우리는 종종 무언가를 갈망한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다름을 갈망한다. 더 느리게, 더 조용하게, 더 나답게 살고 싶다는 막연한 바람. 그런 봄날에 타샤 튜더의 그림을 마주치면 잠시 숨이 멎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졸졸 흐르는 개울, 염소와 뛰노는 아이, 달빛이 드리운 호숫가. 너무나 평온하여 오히려 비현실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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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파 에디터
2026.05.12
칼럼/에세이
에세이
[Essay] 잊고 싶지 않았던 많은 것들이 우리를 스쳐 지나갑니다
가차 없는 세상의 속도를 늦추고, 내 안의 오래된 온기를 다시 지피는 일이다.
어둠 속에서 일렁이는 온기 부드럽게 번지는 불꽃의 형상과 타오르는 듯한 타이포그래피를 결합하여, 모닥불의 역동적인 에너지와 고요한 밤의 분위기를 추상적으로 재해석한 에디터의 창작 이미지입니다.(김신지 『기록하기로 했습니다』에서 발췌한 에세이 제목) 나는 불빛을 오래 바라보는 일을 좋아한다. 무언가를 태우며 스스로를 조금씩 덜어내야만 빛을 낼 수 있어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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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파 에디터
2026.04.29
리뷰
도서
[Review] 굴욕을 들여다보는 일 - 굴욕
우리는 왜 타인의 무너짐을 소비하는가.
표지 한복판에 검은 구멍 하나가 뻥 뚫려 있다. 매끄럽게 잘 닦인 표면 위에서 유독 그 부분만 결이 다르다. 손을 대보면 반짝이던 매끄러움은 온데간데없고, 종이 특유의 거칠거칠한 촉감이 손끝에 고스란히 전해진다. 마치 그 구멍 속으로 눈을 바짝 들이대고 안을 좀 들여다보라고, 책이 말을 거는 것만 같다. 이 책은 제목처럼 ‘굴욕’이라는 감정을 집요하게 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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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파 에디터
2026.04.23
리뷰
공연
[Review] ‘정희’가 던지는 질문: 고쳐야 할 것은 벽인가, 우리의 삶인가 [공연]
조용히 마음을 다독이고 싶을 때, 연극 <정희>를 만나보길 권한다.
“평안하고 기쁘게.” 평안할 정, 기쁠 희. 연극 <정희>는 이 짧은 인사를 그저 스쳐 지나가는 말이 아니라 우리가 참 도달하기 힘든 삶의 어떤 경지로 그려낸다. 그리고 그 평온함에 닿으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관객에게 조용히, 그러면서도 끈질기게 묻는다. 이 작품은 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외전 격으로 시작하지만, 원작의 감동을 그대로 흉내 내기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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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파 에디터
2026.04.22
리뷰
공연
[Review] 진실이라며? 근데 누가 그렇게 믿게 했는데 - 빅 마더 [공연]
우리는 진실보다 매혹적인 거짓에 매달리고 있진 않은가.
요즘 대한민국에서는 크고 작은 음모론이 끊임없이 떠돈다. 국내 정치 이슈부터 국외 사건까지, 출처가 불분명한 정보들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확산된다. 한 번쯤은 그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중 일부를 진실이라고 믿어본 적도 있을지 모른다. 예를 들어, 최근 한국 사회에서는 선거 부정론이 온라인과 집회 현장에서 되풀이되고, 특정 정치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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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파 에디터
2026.04.07
리뷰
도서
[Review] 이 그림들이 역사를 바꿨다고? - 위험한 그림들
읽는 역사를 넘어, 보는 역사로. 그때 그 순간으로 빠져들고 싶다면.
기자이자 미술·역사 스토리텔러인 이원율 작가의 책 『위험한 그림들: 세계사를 바꾼 결정적 순간』은 역사적 결정적 순간을 포착한 회화를 통해 우리가 놓친 역사의 이면을 목격하게 한다. 이원율 기자 특유의 생생한 서술을 따라가다 보면, 단순한 연표로만 남아 있던 사건들이 눈앞에서 하나의 장면처럼 펼쳐진다. 출판사가 이 책을 두고 “‘읽고 외우는 역사’를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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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파 에디터
2026.03.29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우리가 ‘-스럽다’라고 말했던 순간 [도서/문학]
나·너·우리’의 관계 속에서 삶과 죽음을 다시 묻게 되는 이야기
1. 나스럽다 우리는 삶을 살면서 죽음에 대한 생각 없이 시간을 보낼 순 없다. “어떻게 달리고 어떻게 멈추는지” (「준비 땅 그리고」) 정확하게 알지 못한 채 달려가고 있다. 내일이 어떤 날일지 모르는 채로, 매일 랜덤박스 열 듯 아침에 눈을 뜬다. 그 과정에서는 때론 성공의 기쁨보다는 실패의 두려움과 압박감이 크게 남는 경우가 있다. 실패의 순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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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파 에디터
2026.03.28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이야기꾼과 소설가의 원동력은 여전히 생생한가 [문화 전반]
지금의 시대는 마치 청중 없는 이야기판과 같다.
1. 우리에게 이야기꾼은 꽤 친숙한 이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존재의 영향력이 여전히 생생하게 살아있다고 볼 수는 없다. 무언가를 제대로 이야기 들려줄 줄 아는 사람들이 사라지고 있다. 그러면서 경험을 나눌 줄 아는 능력이 박탈되는 당혹감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경험의 가치가 하락함에 따라 나타났다.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우리는 어떤 변화를 겪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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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파 에디터
2026.03.06
리뷰
도서
[리뷰] 혹시 그림 읽어보셨어요? - 그림 읽는 밤
밤에 잠 못 이루는 당신을 위한 눈으로 읽는 자장가.
우리는 흔히 그림을 '본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소영 작가는 이 책을 통해 그림을 '읽는' 행위로 우리를 안내합니다. 저자가 서문에서 고백했듯, 한 점의 그림을 들여다보는 과정은 "깊은 물속으로 잠수하는 것"과 같습니다. 수면 위에서는 보이지 않던 화가의 섬세한 붓질과 색채의 조합이 밤의 고요를 타고 서서히 그 형체를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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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파 에디터
2026.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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