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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학
[Opinion] 그저 존재한다는 아름다움 [도서/문학]
사진가 최요한의 <어서 오십시오>에선 ‘존재함’의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2025년 9월, 한 독립 서적 북 페어에 방문했다. 자유로운 편집 디자인을 눈에 담아두고 싶다는 동기에서 참여했지만, 정작 내 마음을 강하게 이끈 것은 한 사진집이었다. 사진가 최요한의 <어서 오십시오>였다. 생소한 경관을 담담하게 담아내는 스타일이 맘에 들어 집어 올리게 됐다. 나중에서야 알게 된 사실은 이것이 한국의 다국어 경관을 담아낸 책이라는 것
by
최하영 에디터
2026.03.14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생각하는 여자, BRIDE는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 [영화]
사유하는 여자를 ‘괴물’이라 부르며 한 이불을 덮어온 타자화의 역사, 그 기만에 분노하는 폭동의 댄스플로어
영화 <브라이드!>는 이러한 일반론을 뒤집으며 괴물의 자리에 ‘생각하는 여자’를 호명한다.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며 사유를 존재의 확고한 증거로 확립했다. 그러나 인류의 절반은 오랫동안 이 존재 증명에서 소외된 채 ‘괴물’이라는 이름 아래 놓여왔다. 우리는 언제나 사유하고 있었음에도 ‘생각하지 않는 존재’로 치부되었으며, 존재하는
by
서지민 에디터
2026.03.11
오피니언
문화 전반
포토부스(photobooth)로 예술을 탐닉하기
이미지 무한 확장의 시대에서 선택 부재의 시대로 이동하기: 역재생
스마트폰의 존재 아래서, 우리 모두는 사진가인 동시에 피사체이다. 선명한 화질과 무한한 촬영 기회는 더 많이 더 빠르게 찍고 더 많은 것을 쉽게 간직하게 돕지만, 동시에 너무 많아서 다시 들여다보지 않게 만든다. 적어도 나의 경우는 그렇다. 이미지의 축적은 곧 기억의 축적을 의미하지 않는다. 사진 찍는 것은 좋아하지만, 몇만장의 이미지들은 다시 향유될 기
by
신영주 에디터
2026.02.17
오피니언
사람
[Opinion] 내일을 위한 오늘을 살 것 [사람]
미루고 미룬 일들을 해낸 뒤에 얻은 깨달음에 대해
오랫동안 미루고 미룬 일을 마침내 해냈다. 지갑만 달랑 챙겨 나가도 끝낼 수 있는 일들이었지만, 몇 달을 그리고 몇 년을 미뤘다. 그렇게 간단한 일을 왜 지금까지 미루었냐 묻는다면, 그 이유는 아주 많다. 논리적이지는 않지만, 내 나름의 사소한 이유들. 막상 투두리스트에서 지워지고 나니 미뤄온 시간이 낭비 같기도 하고, 또 후련하기도 했다. 마음 먹었을
by
강소정 에디터
2026.02.03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사진은 빛으로 쓰는 일기다 [문화 전반]
당신의 사진첩은 어떤 순간들로 이루어져 있나요?
만일 인간에게 완벽한 기억 능력이 있어서 보고 겪은 모든 일을 죽을 때까지 잊지 않을 수 있었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생겼을까? 어쩌면 그 사회에선 ‘미화’나 ‘왜곡’이라는 단어는 탄생도 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모든 사람이 일어난 일을 정확히 그대로, 누구나 똑같이 기억하니까. 흠, 게다가 어쩌면 일정표는 물론 달력도 없을지도 모르지. ‘오늘이 며칠이죠?
by
김혜원 에디터
2025.12.13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한 겨울에 여름을 떠다니다 - 요시고 사진전: 끝나지 않은 여행 [전시]
요시고: 끝나지 않은 여행 전시 후기
유난히 덥고 습하던 2025년의 여름, 휴가와 바다를 떠올리면 저절로 생각나는 사진작가 ‘요시고’의 두 번째 전시가 6월부터 계속되었다. 지난 2021년 <요시고 사진전: 따뜻한 휴일의 기록>으로 60만 명의 관람객을 매료시켰던 휴일 대표 작가 요시고는 4년 만에 새로운 작품들로 한국을 다시 찾았다. 전 세계가 멈췄던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도 불구하고 그의
by
이상아 에디터
2025.11.28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세상의 모든 소녀들에게 - 페트라 콜린스: fan girl [미술/전시]
페트라 콜린스의 첫 번째 미술관 개인전 《페트라 콜린스:fan girl》. 세상의 모든 소녀들의 자신의 '첫 번째 팬걸'이 되기를 기원한다.
‘요즘 느낌’이라는 이미지와 가꾸어지는 아름다움이 교차하는 시대다. 보이지 않는 네트워크 망을 통해 하루아침에도 유행하는 것과 아름다운 것은 새로 태어나고 다시 죽는다. 그 ‘요즘’의 정점에서, 자신의 스타일을 구축하며 세계의 주목을 받아 온 예술가 페트라 콜린스(Petra Collins)의 사진 개인전이 《페트라 콜린스: fan girl》라는 이름으로
by
정현승 에디터
2025.11.13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나를 가두고 있는 알을 깨고 나오는 시간 - 구본창의 항해 [미술/전시]
서울시립미술관《구본창의 항해》전을 통해, 문학과 예술이 함께 만들어내는 새로운 감각을 느껴본다.
하나의 문장이 빛으로 번질 때, 문학은 새로운 예술이 된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은 10대 소년의 성장과 내면적 각성을 그린 작품으로, 선과 악, 현실과 이상이라는 이중적 세계 속에서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을 담고 있다. 인간 내면의 분열과 성장, 그리고 자아의 각성을 다룬 이 고전은, 단순한 성장소설을 넘어 자기 성찰과 내적 성장의 상징으로 오늘날까지
by
김태리 에디터
2025.10.20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내 머릿속 사진관
나의 부질없고, 아기자기하고, 소소한 사진관은 365일, 24시간 열려 있다.
남들에 비해, 몇 안 되는 특별한 점이 있다면 바로 ‘나 자신’에 관한 일만큼은 아주 선명히, 또렷이 기억을 잘 한다는 점이다. 마치 사진을 찍어 놓은 것처럼 해당 기억을 생생히 보관하고 있는, 내 머릿속에는 '사진관'이 하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주 어릴 적 일을 거의 기억하지 못한다는 걸 근래 들어 알았다. 이를 테면 다섯 살 때 이사 온 집 바
by
조은서 에디터
2025.09.30
리뷰
PRESS
[PRESS] 빛의 아카이브, 사진이 말을 걸 때 - 보스토크(Vostok) 51호 [도서]
빛의 아카이브, 그것을 통해 그동안 만날 수 없었던 우리가 비로소 만나 '우리'가 되는 감각
사진은 빛의 예술이다. 우리는 셔터를 누를 때 눈으로 보는 풍경과 얼마나 다른 그림을 볼 수 있을지 기대한다. 대체로 우리의 눈이 가장 훌륭한 렌즈지만, 운이 좋다면 육안으로 보던 것보다 더한 감동을 주는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그럴 때면 쉴 새 없이 일렁이고 반사되는 빛의 한 조각을 시간의 틈에서 빼내는 데 성공한 듯한 기분이 든다. 몇 년 전 사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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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은 에디터
2025.09.24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나의 잃어버린 옛 취미 [문화 전반]
사진 덕분에 삶을 조금씩 아름답게 바라보게 되었다
2021년 8월 집에서 나에게는 잃어버린 옛 취미가 있다. 코로나가 유행하던 2020년에서 2022년 사이. 내 갤러리 속에는 사람보다 자연이 더 많았다. 하늘, 나무, 강, 바람에 나부끼는 나뭇잎들까지. 지금처럼 웃긴 짤이나 친구들과 찍은 사진으로 가득한 앨범과는 사뭇 달랐다. 마스크 의무 착용, 인원 제한, 거리두기. 당연시되는 일상에 제약과 제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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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채연 에디터
2025.09.06
사람
ART in Story
[Interview] 다른 눈으로 바라보려는 사람, 서예은 에디터
새로운 시선을 만들어가다
@arachne.snap 사진은 보는 순간 머릿속에 특정한 인상을 남기지만, 글은 시간을 들여 읽어내야만 그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사진과 글은 서로 반대의 영역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만드는 사람의 관점에서 보면 좀 다르다. 한 장의 직관적인 사진 뒤에는 의도한 콘셉트를 완벽하게 구현하기 위한 사진작가의 지난한 시간이 쌓여 있다. 한 편의
by
김소원 에디터
2025.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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