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
[Opinion] 관계의 애매함을 바라보는 법 [사람]
요즘 들어 관계에서 애매함을 견디는 일이 더 어려워진 것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분명 나를 좋게 봐주는 것 같은데 그만큼 다가오지는 않는 사람들. 말은 따뜻하지만, 행동은 신중한 사람들. (또는 그 반대인 경우도 있다. 말은 신중하지만, 행동은 따뜻한 사람들.)
by 김지현 에디터
-
[오피니언] 시선, 대화, 온기, 그리고 사람과 고기 [영화]
사람과 고기 사람이 고기를 먹어야만 살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고기가 간절한 사람들이 있다. 구워먹든, 끓여먹든 입으로 들어가는 고기 한 점이 간절해지는 때가 있다. 처음에는 고기를 먹기 위해 노인 3명이 사기극 혹은 도둑질이라고 말할 수 있는 행위들을 하는 걸 보며
by 정주원 에디터
-
[Opinion] 가장 나다울 수 있는 기록의 공간 - 라이팅 룸 [공간]
라이팅 룸을 알게 된 건 올해 생일이었다. 교보문고에 들러 나를 위한 생일 선물로 책을 사주려고 했고, 그 떄 눈에 들어온 것이 라이팅 룸이 발행한 '종이 위에서 울고 웃기'라는 책이다. 이 책에는 라이팅 룸을 방문한 많은 이들이 각자만의 손글씨로 꾹꾹 적어내려 간
by 한우림 에디터
-
[Opinion] 가을을 보낸다는 건 [문화 전반]
2025년 11월이다. 여름은 이미 지나갔고 언제 올까, 기다리기만 했던 가을이 이제서야 막 다가온 것 같다. 곧 12월이 되고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 금방 모습을 감춰버리겠지만 이렇게라도 슬쩍 얼굴을 비추니 감사할 따름이다. 작년, 재작년에 비하면 거의 사라진 계절이
by 김예은 에디터
-
[Opinion] 제3세계의 시선에서 바라본 미국 [도서/문학]
‘주저하는 근본주의자’는 파키스탄 출신 주인공 찬게즈가 미국 사회에서 우수한 인재로 인정 받으며 살아가다, 911 테러 이후 자신의 인종 정체성에 대한 고민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 소설은 파키스탄에 여행 온 관광객에게 찬게즈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구
by 김지민 에디터
-
[Opinion] 가장 조용한 절망이 흐르는 곳 [도서/문학]
세상이 무너지는 데는 얼마나 걸릴까. 누군가는 아주 천천히 금이 가고, 누군가는 한순간에 무너진다. 이혁진 작가의 『광인』은 그 금이 가는 과정 전체를 하나하나 정면으로 응시하는 소설이다. 이 작품은 거대한 폭력이나 비극적인 사건과 다르게 더 조용하고, 더 잔인한 방
by 손가은 에디터
최신글
-
[Opinion] 능동적'으로' 3분을 [음악]
동경사변, 능동적 3분간을 듣고
컵라면에 물을 붓는다. 주어진 시간은 3분. 그대는 무엇을 할 것인가? 휴대폰을 켜 뉴스를 보려나. 혹은 숏츠? 숏츠는 대부분 영양가 없지만 시간은 꽤 빨리 흐르니까. 어쩌면 먹으면서 볼 긴 영상을 찾고 있을지도 모른다. 혼밥은 익숙하지만, 종종 쓸쓸할 때가 있다.
-
[Opinion] 첫사랑의 엔딩은 알 수가 없어서 [영화]
그리워 할 시간에 사랑할 것
첫사랑. 예쁘고도 진부한 이 단어는 여지없이 영화를 보게 만든다. 알고서도 속는 듯한 기분과도 같다. 그리고 예상한다.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속설에 따라 영화 속 첫사랑도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영화의 주인공 ‘양쓰훠’와 ‘쉬녠녠’은 처음부터 서로가
-
[Opinion] 우리가 감정을 보관하는 법 - 예술의 새로운 사용설명서 [문화 전반]
기억이 형태를 얻는 세상 속에 살다
한때 기억은 눈을 감으면 다시 볼 수 있는 것이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풍경은 조금 흐릿했지만, 그 안에는 공기의 온도와 빛의 방향, 누군가의 웃음소리까지도 남아 있었다. 손끝에는 오래전 잡았던 손의 온기가 느껴졌고, 귀에는 이미 잊었다고 생각했던 목소리의 잔향이 가
-
[Opinion] 눈은 녹지 않았다 [영화]
<나는 예수님이 싫다>, 겨울과 미숙한 부재.
봄, 여름, 가을, 겨울. 겨울은 꼭 한 해의 끝과 시작이 맞닿아 부재가 형체를 갖는 계절이다. 우리는 아직 겨울의 온도를 모른다. 그 겨울의 고요와 냉기 위에서 우리가 기다려야 하는 것은 때론 일시적인 구원이다. 오쿠야마 히로시의 영화 <나는 예수님이 싫다>(201
-
[Opinion] 마중도 배웅도 없이 [도서/문학]
해설을 찾지 마세요!
“시를 읽는다는 건 결국 자신의 오래된 감정을 다시 만나는 일” "추상적이고 함축된 단어에서 짧게 묘사된 작가의 글이 나의 경험 혹은 감정을 맞닿는 일" 시 요즘 나는 시가 꼭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시기에 시를 읽는다. 유행어처럼 말하자면, 마치 “쿨타임이 찼다” 는
-
[Opinion] 시작은 때론 막무가내로 - Skid Row의 Youth Gone Wild [음악]
록 밴드 Skid Row가 던진 자신만만한 출사표
중학교 1학년, 나는 국내에서 록의 전설로 불리는 한 가수의 무대를 TV에서 접했다. 폭발적인 기타와 드럼 사운드, '악마와의 계약'에 비유되는 송곳 같은 샤우팅, 공연장을 불사르겠다는 이글이글한 눈빛까지. 난생처음 보는 음악에 대한 충격도 잠시, 이유는 몰라도 나는
-
[Opinion] 걷는 방법이 달라지면 동네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문화 전반]
동네를 새롭게 인식하게 된 경험
아이유 꽃갈피 앨범 중 여름밤의 꿈 반복해서 걷는 길엔 눈에 익숙한 풍경들만 걸리게 된다. 나는 걸으며 노래 듣는 걸 좋아해, 출퇴근길 15분 가량은 꼭 걷곤 한다. 매일 아침마다 비슷한 시간에 마주치는 리트리버, 코너의 과일가게, 떡볶이집, 제빵사님 이름이 걸린 동
-
[Opinion] '세븐'은 어떻게 현대의 오이디푸스가 되었나 [영화]
데이비드 핀처의 <세븐>은 극적 아이러니를 통해 고전 비극, 「오이디푸스 왕」의 서사를 현대 스릴러 형식으로 재해석한다. 영화는 철창의 이미지, 버즈 아이 뷰 등을 통해 인물의 운명적 구속과 비극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본 글은 이러한 고전의 비극적인 아이러니를 현대 스릴러 속에서 구현한 사례로서 <세븐>을 분석한다.
인류 문화사에서 가장 오래도록 회자되는 비극 중 하나인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은 인간이 스스로의 한계를 마주할 때 느끼는 두려움과 무지를 정면으로 마주하게 하는 작품이다.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했다는 자신의 끔찍한 운명을 알지 못한 채, 스스로의 비극을
-
[Opinion] “저는 차 마실게요” 점차 커피에서 멀어지기를 택하는 웰니스 문화 [운동/건강]
웰니스 라이프 스타일과 함께 주목받고 있는 '다도 프로그램'
눈뜨자마자 한 잔, 하루를 견뎌내는 과정에서 또 한 잔. 어느새 하루의 루틴으로 자리 잡은 대용량 커피 두 잔은 점차 위의 건강을 악화시켰고, 위경련과 밤을 지새운 바로 그날 밤 드디어 커피로부터 멀어질 결심을 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향한 카페, “너는
-
[Opinion] 크리스마스는 어떻게 공휴일이 되었나 [문화 전반]
신생 국가의 정통성과 교회의 영향력이 교환되던 1950년대, 군대, 형무소, 그리고 달력이라는 국가의 '제도' 속으로 기독교 의례가 치밀하게 스며든 과정을 추적한다.
1965년 12월 22일 크리스마스 거리의 풍경, 정부기록사진집 날씨가 조금씩 추워지니, 자연스럽게 캐롤을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했다. 캐롤을 듣자니 문득 크리스마스가 떠오른다. 크리스마스 ···. 길거리를 채우는 캐롤, 백화점 앞을 장식한 거대한 트리, 케이크의 촛불을
-
[Opinion] 보는 이 없는 연극과 받는 이 없는 속죄 - 어톤먼트 [영화]
처음부터 정해진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한 편의 연극 <어톤먼트>는 '속죄'에 관한 여운 짙은 물음을 남긴다.
조 라이트 감독의 영화 <어톤먼트>가 개봉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무렵, 한 영화 논평 사이트에는 다음과 같은 감상평이 올라왔더랬다. “나는 한니발 렉터나 안톤 쉬거보다, 이 영화에 나오는 브라이오니가 더 두렵다.” 때로는 주인공보다도 더 강렬하게 주목받는 것이 악
-
[Opinion] 복숭아 소년이 전하는 매력적인 온기, '먹지마세요!' [만화]
전통과 현대의 미학, 따뜻함의 미학을 두루 갖춘 웹툰 <먹지마세요!>.
‘복숭아는 신들의 과일이다.’ 한국의 산천에 발을 딛고 자라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비유를 들어 보았을 것이다. 한국을 비롯한 동양 문화권의 토속 신앙에서 복숭아는 장수와 영험함의 상징이자 신들이 별도의 도원을 두어 기르게 하는 신성한 과일로 자주 묘사된
-
[Opinion] 모성의 스위치를 누를 준비 [문화 전반]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세상이 필요하다
내겐 아토피가 있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쭉 피부가 건조하니 가려움을 참지 못해서 계속 피부를 긁곤 한다. 시도 때도 없이 피부가 붉게 돋아오르고, 나도 모르는 새 긁다 손톱이 피범벅이 된 채로 잠에서 깨어 얼음찜질하며 잠 못 이루던 밤도 있다. 아토피는 원인이
-
[Opinion] A와 B의 교집합 [도서/문학]
「영화로 더 나은 세상을 꿈꾸다」를 나와 또 다른 누군가가 함께 읽는다면, 서로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얼마나 다를까. 그 밑줄들을 나란히 놓고 본다면, 결국 ‘나’와 ‘타인’을 이해하는 또 하나의 통로가 되지 않을까.
「영화로 더 나은 세상을 꿈꾸다」. 영화보다는, ‘더 나은 세상’이라는 키워드에만 집중한 채 이 책을 집어들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2년 전쯤, 불안이 저를 잠식하려 할 때 도서관에서 아침부터 밤까지 오랜 시간을 보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안하니, 죄책감이라도
-
[Opinion] 맥 밀러의 시침이 10시를 가리킬때 [음악]
<Faces>, <GO:OD AM>, 그리고 <The Devine Feminine>까지, 맥 밀러의 정서적 여정
맥 밀러의 2015년 발매작, [GO:OD AM]이 발매 10주년을 맞아 재발매되었다. 기존 앨범에 수록되지 않았던 “Royal Flush”, ‘Cable Box’, 그리고 ‘Carpe Diem’이 새롭게 추가되었다. 이번 재발매는 리스너로서 하여금 맥 밀러의 이야기
-
[Opinion] CJ의 투썸플레이스에서 케이크 맛집 투썸까지 [음식]
수많은 프랜차이즈 카페 중 변화하는 소비자의 디저트 속에서 단단히 달달한 '투썸'을 조명한다.
한국인들의 카페 사랑은 여전히 뜨겁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임을 가진 사람들도 있고, 독자적인 사람들이 일이나 공부를 하는 ‘카공족’ , ‘코피스족’ 등도 이곳에 모여 있다. 그중 프랜차이즈 카페를 이용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단순히 오늘의 카페인을 채
-
[Opinion] 청소년기의 끝나지 않은 질문들 - 미스터리 소녀클럽 [공연]
청소년기 한 번쯤 친구들 사이에서 무서워하며 들었을 미스터리들에 끌린 세 명의 청소년이 있다. 세 사람은 미스터리 소녀클럽이라는 동아리를 만들고, 미스터리를 찾아 나선다. 청소년과 미스터리, 이 두 가지 키워드에서 연극 <미스터리 소녀클럽>은 시작한다.
도저히 설명하거나 이해할 수 없는 이상야릇한 일이나 사건을 미스터리라고 한다. 보통 우리에게 미스터리라고 한다면 괴담이나 귀신 등을 떠올릴 것이다. 청소년기 한 번쯤 친구들 사이에서 무서워하며 들었을 미스터리들에 끌린 세 명의 청소년이 있다. 세 사람은 미스터리 소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