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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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기억 속에 남겨진 존재 - 뮤지컬 배니싱 [공연]
사라진다는 것은 끝이 아니라 오히려 어떤 것을 선명하게 드러나게 만든다. 함께할 때는 미처 알아채지 못했던 존재들이 사라진 후에야 우리 안에 남긴 자국을 드러낸다. 작품 속 인물들은 누군가 사라지면서 자신 안에 남은 감정과 기억을 마주하게 되고 그제야 자신이 무엇을
by 김서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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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홍광호의 전설을 아십니까,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공연]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위키드> 공연을 봤던 대학생 시절에도 소름이 돋지는 않았다. 배우가 연기를 못했다거나, 음악이 인상 깊지 않아서 등의 이유가 아니다. 말이 되나, 그 브로드웨이에서! 함께 여행을 떠났던 친구는 그 공연을 보며 울었다. 그러니 내가 감동을 받거나,
by 유다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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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뮤지컬 속 친구들 [공연]
"질문입니까, 명령입니까." "부탁이야, 친구."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앙리는 의사다. 그는 사체 재활용 이론을 주장해 생명과학계에 파문을 일으킨 문제아, 즉 순리를 거스르는 반골이다. 시신조차 새 생명의 뿌리가 될 수 있다는 도발적인 화두를 제시한 것이다. 앙리는
by 이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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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낭만 발레의 극치, 유니버설발레단 '지젤' 첫 공연의 막이 오르다 [공연]
유니버설발레단이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2025년 4월 18일부터 27일까지 발레 <지젤>을 올린다. 이성 대신 감성을, 초자연적인 것을 중시하는 낭만주의 사조의 영향을 받은 발레 <지젤>(Giselle)은 테오필 고티에가 독일의 유명 시인 하인리히 하이네의 「독일
by 이다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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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여백 없는 편지처럼 아름답길’ 영원한 낭만 - 연극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 [공연]
삶은 유한하기에 더 아름답고 애틋하다. 삶을 다루는 수많은 시와 노래들은 그 유한함을 두려워하면서도 찬미한다. 삶엔 반드시 끝이 있고, 그 끝은 언제 어떻게 다가올지 모르니 오늘을 후회 없이 뜨겁게 살아내라고 말한다. 불꽃처럼 뜨겁게 타오르며 번쩍이다 순식간에 까만
by 이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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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그럼에도 우린 춤을 추자 - 랑데부 [공연]
* 공연의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발단 나는 왜 연극을 좋아할까? 언젠가부터 매달 한 번씩은 연극을 보러 다니지만, 매번 그 애정을 새삼스레 실감하진 않는다.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5월 11일까지 공연 예정인 연극 <랑데부>를 보며 오랜만에 그것을 깊
by 김현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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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로봇의 시선에서 발견하는 사랑의 본질 [공연]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사랑. 어쩌면 그 어떤 것보다도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 복잡미묘한 감정, 관계, 행위. 여기, 사람보다도 더 사람같은 사랑을 배워가는 두 로봇이 있다.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버려진 헬퍼봇들이 모여 사는 헬퍼봇 아파트 주민으로 만난 로봇 올리버와 클레어의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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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세상에 던져진다는 건. - 아파트 모먼트 시즌2 [공연]
어쩌면 그들이 던지는 것은 두려움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내일에 대한 불안감과 두려움. 이것들은 청춘의 공통된 질문이면서도 어떤 청춘에게는 유독 더 무겁다.
“개연성 없는 지금 이 연극처럼 우리는 세상에 던져졌다.”라는 독백과 함께 연극 아파트 모먼트는 막을 연다. 서우, 중현, 승민, 인석, 지우는 이들은 혈연으로 연결된 것은 아니지만 함께 생활하고 서로를 위한다. 던지기라는 일로 생계를 이어 나가던 중 우연히 막내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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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스크린, 오페라의 새로운 지평을 열다 [공연]
오페라의 지루함은 이제 옛말! 현대 오페라는 영상 기술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예술에는 청각 예술(음악), 시각 예술(미술), 언어 예술(문학) 등 여러 형태가 있다. 이들은 각각 독립적으로 존재하기도, 두세 가지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공존하기도 한다. 여러 요소가 결합된 이른바 ‘종합 예술’의 극치로 ‘음악극’을 꼽을 수 있다. 흔히 아는 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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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혼자인 누구보다 함께인 우릴 믿어 [공연]
2년 만에 돌아온 하데스타운
영화와 드라마는 촬영 시 다양한 버전의 연기를 했다 하더라도, 관객이 보는 장면은 수많은 버전 중 감독이 선택한 오직 하나의 테이크이다. 물론 영화도 N차 관람을 통해 각기 다른 등장인물들의 시선을 쫓아감으로써 다양한 해석을 내놓을 수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내겐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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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무대(舞臺)의 무(無), 무(務)언의 소통 [공연]
공연이 예기치 못한 이유로 취소되는 경우, 주최 측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관객의 불만을 최소화하고 지속적인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의 한 장면 ©Komische Oper Berlin 지난 6월 27일 저녁, 독일 베를린의 3대 오페라 극장 중 하나인 코미쉐 오퍼(Komische Oper Berlin)의 뮤지컬 를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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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박력 있는 춘향, 귀여운 몽룡 – 국립창극단 '절창Ⅳ' [공연]
조유아와 김수인이 표현해 낸, 새로운 춘향과 몽룡
국립창극단은 2021년부터 <절창>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절창(絶唱)’은 아주 뛰어난 소리를 뜻하는 말로, 판소리의 동시대성을 참신한 구성으로 표현하는 프로젝트이다. 김준수와 유태평양이 절창Ⅰ(수궁가)을, 이소연과 민은경이 절창Ⅱ(적벽가, 춘향가)를, 이광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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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6명의 농인 배우와 4명의 소리꾼 - 맥베스 [연극]
셰익스피어 비극 '맥베스'의 모든 배역을 농인 배우들이 수어로 연기하는 연극이 국립극장 무대에 올랐다.
2023~2024년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 기획공연으로 국립극장 달오름에 <맥베스>가 올랐다. 셰익스피어의 비극 중 가장 강렬한 작품으로 평가받는 맥베스는 끝없는 욕망으로 파멸하는 인간의 처절한 비극을 담고 있다. 이번에 김미란 연출가의 연출로 각색된 <맥베스>는 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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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언어로 형용할 수 없는 임윤찬의 음악 - 임윤찬 피아노 리사이틀 [공연]
한순간에 해체되었다가 바로 합쳐지고, 다시 해체되기를 반복하는 임윤찬의 음악
이번 <임윤찬 피아노 리사이틀>은 전국 순회공연으로 진행되었으며, 나는 서울 마지막 공연(6월 22일)을 관람했다. 1막은 맨델스존의 무언가 마장조, Op.19-1, 무언가 라장조, Op.85-4와 차이코프스키 사계, Op.37b로 진행되었고, 2막은 무소르그스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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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관조의 예술, 예술은 다 그렇다 [공연]
차진엽 안무/연출 <몽유도원무>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서 공연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은 해오름극장 뒤편에 위치해있다. 작은 규모라고 하기엔 크고, 또 크다고 하기엔 작은 정도의 무대이다. 이번 국립극장 레퍼토리 공연인 <신선>과 <몽유도원무>는 2년 전 더블빌로 초연되었다. 이번 두 작품을 같은 시기에 올리며, 초연과 달라진 개선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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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한때 나를 살게 했던 파랑 [공연]
나의 파랑에는 어떤 향기가 날까
계절마다 갖고 있는 특유의 향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나는 계절 특유의 향 맡는 걸 좋아하는 편이다. 향을 맡으면 그 계절의 냄새를 온전히 만끽하던 순간이 생생하게 기억나기 때문이다. 이건 내가 좋아하는 공연도 마찬가지이다. (어쩌면 너무나 당연하게도) 공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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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알고 있다는 착각으로 지은 집 - 연극 '당신은 아들을 모른다' [공연]
모름을 인정할 때 이해가 찾아올 수 있다.
극장에 들어서면 무대 위에 세워진 하얗고 각진 한 가정집의 골조가 보인다. 골조 안의 테이블, 소파, 서랍 같은 가구 몇 개 만으로도 무대 위 공간이 누군가의 ‘집’이라는 것은 바로 알겠다. 하지만 벽지에는 무슨 무늬가 있었는지, 커튼은 무슨 색이었는지 묻는다면 관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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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엔터테인먼트를 넘어선 시대의 거울 [공연]
뮤지컬 <시카고>를 통해 본 극 작품의 사회적 가치
뮤지컬 <시카고>가 돌아왔다. 무려 17번째 시즌이다. 1975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꾸준히 전 세계 관객들에게 사랑받아 온 <시카고>는 화려한 재즈 음악과 퍼포먼스 속에서 언론의 부조리와 사회의 위선을 고발하는 블랙코미디 뮤지컬이다. 금주령이 내려진 1920년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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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나의 주체성을 찾아가는 여정 [공연]
사실 그냥 한정석 작가님을 향한 나의 공개적인 덕질
주체적으로 사는 삶이란 과연 무엇일까. 요즘 나의 가장 큰 관심사는 바로 ‘주체적으로 사는 삶’이다. 수업 시간에 인간은 주체적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교수님의 말씀을 들은 후부터 ‘주체적’이라는 말에 꽂혀버렸다. 내가 주체적으로 살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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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연극을 만들까?
브로드웨이 공연 후기: 모바일 게임 "Dungeons & Dragon : the twenty sided tavern" 인터랙티브 연극으로 재탄생하다.
공연장에 입장한 후 공연이 시작하기 전까지 시간이 뜬다. 앉아있는 이 시간마저도 아깝지 않게 만들어주는 공연이 있다. 배우가 직접 종이와 펜을 나눠주면서 “떠오르는 형용사 3개를 적어주세요.”요청하기 때문이다. 본능적으로 공연장의 분위기나 지금의 나의 기분과 관련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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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합리적 의심’이 쏘아 올린 작은 공_극단 산수유 <12인의 성난 사람들> [공연 리뷰]
인간에 의해, 인간을 위해 우리는 이 사회의 법을 만들고 규칙을 만든다. <12인의 성난 사람들>은 부친 살인 혐의로 기소된 한 소년의 재판에서, 8번 배심원의 합리적인 의심과 논리정연한 반론으로 나머지 11명의 배심원이 처음의 성급한 유죄판결로부터 점차 생각을 바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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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기계 안에 사람 있어요 - 연극 <be인간>
‘무엇을 드시겠습니까?’ ‘띠리리리리리리~’ 자판기 안에서 직접 커피를 만드는 유재석은 어설프게 기계의 목소리를 따라하며 주문을 받는다. 주문을 접수한 그는 곧바로 믹스 커피를 제조하고, 박명수는 손님이 기다리는 동안 따분해하지 않도록 트럭 후진 노래로 유명한 <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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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10번의 ‘3분’, 국악관현악의 미래를 점치는 시간 [공연]
2019년 국립국악관현악단(예술감독 김성진) 관현악시리즈의 하나로 공연된 《3분 관현악》이 3년 만에 돌아왔다. 2022년 9월 30일 ‘이음 음악제’의 폐막 공연으로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 《2022 3분 관현악》은, MZ세대 작곡가 10명의 ‘짧고 강렬한’ 국악관